2008년 12월 31일 수요일

2008년을 보내며

2008년이 아쉬움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금년 한 해 많은 일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지난 4월 오랫동안 품에 안고 있던 ‘번영의 조건’을 출간하였다. 서가의 반응은 무덤덤하지만 그래도 나의 온 힘을 쏟아 그려낸 책이라 다른 책들을 발간할 때에 비하여 감회가 뿌듯하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이겠지만 지난 10월 구글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게지의 문제발생 이후 세계는 거의 동시적으로 경기후퇴의 쓰나미를 맞게 되었다. 모두가 답답해하고 그 끝을 몰라 불안해하는 터라 우둔한 졸필이지만 그래도 생각과 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내 창(窓)을 만든 동기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3개월 사이 12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이야 그리 특출한 것은 없지만 내 딴에는 논리의 일관성과 명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어느덧 세상은 ‘R(recession)의 공포’에서 ‘D(deflation)의 공포’로 변화되더니 이제 ‘D의 트랩’을 두려워하고 있다.

새해에는 약 50편 정도의 글을 올리리라 다짐한다. 량보다 질이겠지만 나이 들면서 나태해지기 쉬운 자신을 다잡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리라. 그러는 사이 경제는 자생력으로 변화와 개선이 일어나겠지.....무엇보다 한국경제가 힘차게 일어서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응집된 힘 발휘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지난 발전과정에서 그 응집된 노력의 결실을 한국경제는 여러 번 경험하였다. 물론 이번에도 그리 되리라 믿고 있다. 그러나 과거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경제의 위상과 그에 수반하는 남들의 견제는 지금 사뭇 다른 양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예전에 비하여 엄청난 노력을 요구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 사회 등의 분야에서는 이러한 경제를 뒷밭침할 능력도 자세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번 위기의 수습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비전문성, 비 경제분야의 제 몫 찾기 경쟁 등을 걱정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계경제, 한국경제에 대하여 희망과 확신을 나는 가지고 있다. 1928년 미국의 대공황을 맞아 그것에 대한 대응으로 뉴딜정책 등이 나오기 까지 5년 여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이번의 위기 발생에는 거의 시차가 없이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 위기의 파급이 거의 실시간으로 모든 지국촌으로 번졌지만 그에 대한 대응책 또한 거의 동시적으로 나오고 있다. 물론 그것으로 충분하냐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이지만 그래도 지구촌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1985년 미국 플라자 미팅 이후 새로 나타난 국제적인 정책공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 21세기는 소위 ‘속도(speed)의 시대’라고 한다. 기술의 발달로 모든 정책의 시행과 효과도 신속성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위기회복의 기간도 과거보다는 훨씬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새해 2분기 말 쯤 되면 위기 정돈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희망 섞인 전망을 한다.

승리한 전쟁도 그 흉터는 남듯이 이번 위기극복을 위한 각국정부의 대응정책은 많은 문제를 잉태하리라고 본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어디까지가 정부의 기능이고, 시장의 영역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더 나아가 무소불위의 정부대책은 새로운 국가주의를 잉태하는 것 아닌가 우려한다. 아마 앞으로 경제운영에서 많은 나쁜 선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구 쏘련의 패망 이후 미국 일변도의 팬 아메리카니즘이 오늘의 위기 쓰나미를 만들었는데 그 수습과정에서 세계경제는 오히려 더 미국 의존적으로 변하고 있다. 제로금리를 선언한 미국의 달러는 강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자본은 거꾸로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경제력의 다극화(multi-polar system)가 추진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골이 깊으면 반드시 상승이 있는 법, 세계경제는 다시 업 턴을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경제는 더 힘차고 남보다 앞서 가야한다. 그래서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개방된 경제가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잘만 대응하면 더 힘을 발휘한다는 확실한 사례를 지구촌에 내어 노아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느냐 못 하느냐는 오늘을 사는 한국인 모두의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2009년 소띠 새해에는 모든 분야에서 소처럼 힘센(bullish)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2008년 12월 30일 화요일

느낌으로 본 2009년 경제전망

1. 디플레이션 함정

2008년 한 해가 저무는 언덕에서 멀리 여명이 일기 시작하는 2009년의 출발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해마다 늘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유달리 2008년은 지구인 모두에게 특별한 모습으로 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난 지 63년 긴 세월이 지난 후 전쟁만큼이나 온 세상사람 들에게 어려움을 준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새해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암울과 비관의 일색이다.

소득이 줄고 자산가치가 하락되고 있다. 고용은 늘지 않고 미국의 월 스트리트에 넘쳐나는 실업(失業)은 세계시장으로 번져가고 있다. 그러니 소비와 투자가 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축소되고 다시 생산은 늘지 못한다. 수요가 없으니 물가는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것이 하나의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 가히 디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일률적인 경제구제조치의 함정

미국의 주택채권기관에서 시작된 2008년 하반기의 경기후퇴 쓰나미는 그 파장과 끝이 어디인지를 몰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정부는 자기나라 경제를 구한다는 이름으로 상상을 초월한 구제조치를 취하고 있다. 처음 금융구제에서 시작하여 실물경제의 침몰을 선제적으로 막아보겠다는 의지로 전방위적 구제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미국정부에서 시작된 이와 같은 구제조치는 EU, 일본 그리고 한국 중국 등 신흥국가들 모두가 총체적으로 들고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에서부터 시작하여 재정지출확대 세율인하 등 비슷한 내용의 정책들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취해지고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중앙은행의 자금지원, 부실채권의 인수 그리고 금융기관의 국유화가 일어나고 있다. 실물경제의 침몰을 막는다는 구실로 미국의 자동차회사에 대한 구제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6.500억 달러에서 시작된 미국의 구제조치는 몇 달이 지나지 않아 7.500억 달러로 그리고 머지않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지원은 영국 불란서 등에서도 유사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당황한 미국정부는 제로금리를 선언하고 나섰다.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과 한국 중국 등 신흥국 들 모두 금리를 대폭 내리기 시작하였고 많은 나라가 21세기 신판 뉴딜 정책을 편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시장경제운영이라는 말이 이미 어색한 시대에 우리는 살게 되었다. 신판 관 주도(官 主導) 시대가 거의 선진국 신흥국들에서 모두 전개되고 있다. 시장의 영역인지 정부의 영역인지 따지질 않고 있다. 지원의 범위 또한 가릴 필요가 없다. 그야말로 나쁜 말로 표현하여 마구잡이 식이다. 경제구제조치도 하나의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몰염치의 전문가 그룹

몇 달 전 한국의 모 일간지가 이렇게 당황스런 시기에 ‘그 잘난 척 잘하는 경제학자들은 다 어디에 가 있느냐 ?’ 하는 항변성 기사를 실은 바 있다. 그에 대한 대답을 필자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이 했으리라고 믿고 있지만 오늘 거꾸로 같은 비난성 질문을 세계 전문가 그룹에게 던지고 싶다.

미국이 리만 브라더스 부도를 계기로 갑자기 부실금융기관을 지원하여 부도를 막아주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미국의 자동차 3사가 구제지원을 요청하게 되었고 미국의 민주당 중심 의회를 비롯하여 오바마 대통령당선인도 자동차회사 지원에 나섰다. 결국 부시 정부도 이 지원을 받아드려 지원조치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브라운총리를 비롯하여 EU 국가들은 은행의 국유화를 전제로 지원조치가 시작되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한국 등 모든 나라가 일률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있는 것은 일찍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각국 그것도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정부들이 자국경제의 퇴락을 막는다는 구실로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구제조치를 마구잡이로 취해가고 있다. 시장경제운영은 한가한 소리이고 이제 정부주도 좀 심하게 이야기 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마르크스 계획경제의 중간 쯤 되는 색깔의 경제운영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운영방식의 변화에 대하여 세계의 전문가 그룹들은 침묵하거나 한수 더 떠서 칭찬하고 나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IMF가 선진국들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지지하고 나선 것을 들 수 있다. 상황의 심대함에 비추어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돈을 풀어 부실기업을 지원하여 주고 금융기관을 국유화하는 정책에 대하여는 침묵하고 있다. 시장경제운영의 기본에 반한다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대기성차관협의에서 그렇게 강경하던 IMF 전문가들은 어디 갔는가? 비근하게 한국의 1997년 대기성차관 때 한국의 자본시장을 한목에 모두 개방하고 재정의 건실화를 그렇게 강력하게 몰아붙이던 그들이 미국이 하고 있는 이 황당한 처사에 옳은 일이라고 손뼉치고 나서는 것은 힘에 대한 굴종인가? 전문가의 비굴인가?

그 유명하다는 경제학자들 특히 노벨상을 받고 의기양양한 폴 크루그만은 미국의 자동차사 들이 종국적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은근히 미국정부의 자동차 지원을 반대하는 듯한 말을 하다가 며칠 지나지 않아 자기 말을 뒤 없는 모습을 언론에서 보았다. 그 진의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IMF 당시 한국의 정실주의, 정부주도의 경제운영 등을 그렇게 비판하던 그였다. 어느 경제학자를 막론하고 현재 선진국들의 경제구제조치에 대하여 내용 중 잘못된 점을 시장경제운영의 측면에서 비판하고 나오는 것을 필자는 보지 못하였다.

신용평가사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S&P나 무디스 모두 미국 정부의 처사에 대하여 일언반구 토 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더구나 부도직전에 정부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등급 인하조치를 안하거나 아주 늦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외국의 한국의 외환위험 노출 등 악의에 찬 평가에 대하여 정당한 신용평가를 제때에 해주지 않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를 비롯한 언론의 평가는 물론 이들을 전문가 그룹으로 생각할 수는 없지만 악의에 찬 또는 상업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들은 선진국들의 정부주도적 경제조치에 대하여 비난성 기사를 게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4. 2009 세계경제 전망

아무튼 이런 시끌벅적한 가운데도 시간은 멈추는 법이 없다. 이제 내일 모레면 다가올 새해 2009년 세계경제가 지금 지구인들이 모두 보고 있는 이 암담과 비관을 그대로 연출할 것인지 아니면 달리 변해 갈 것인지 모를 일이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1~2% 성장을 이야기 하던 경제성장률이 어느덧 제로 그로쓰로 나가더니 급기야 마이나스 성장을 IMF는 예측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도 세계경제가 이대로 가면 마이나스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된다면 그 많은 지원은 다 어디로 간 것인가? 지원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지원이 엉뚱한 곳으로 잘 못 된 것인가? 경제학자들이 흔히 하는 방식으로 그나마 그런 지원이 있었기에 이 정도에 머문 것인가?

문제는 이런 디플레이션이 지속되었을 때 나타날 부작용이다. 우선 각국정부가 자국경제를 회생시킨다고 얼마나 많은 보호정책을 써가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면서 선진국 논리로 자기네는 그렇게 해도 되고 힘이 없는 나라들은 같이 하면 되지 않는 괴변이 얼마나 판을 칠까 걱정이다. 세계무역은 움츠러들고 고용은 나빠질 것이다. 그러면 내수시장이 비좁은 한국 같은 개방국가들이 살기가 점점 더 팍팍해 질 것이다. 원유 등 자원가격은 하락하겠지만 이들 자원으로 먹고 살던 자원부유국 들의 경제는 위축될 것이다. 해외건설시장이 어려워 질 것이다. 최빈국경제가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아프리카, 남 아시아국가 주민들의 건강, 생활의 질이 낮아질 것이다. 그럴수록 선진국 의존형 그것도 위기의 원인제공자인 미국경제에 대한 여타국의 의존이 계속되거나 오히려 확대될 것이다. 이것이 경제다원화체제(multi-polar system)로 변화발전 되면 모를까 만일 경제의 미국의존성이 확대되는 쪽으로 발전될 경우 세계는 보다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5. 한국경제전망

이런 암울한 세계경제전망 하에서 한국경제도 암울한 전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경제가 1% 포인트 하락할 때 한국경제의 성장은 1.5%포인트, 수출은 4.3% 포인트 하락한다는 과거자료에 의한 단순회기분석이 있다. 새해 세계경제 특히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이 IMF의 전망치처럼 급격한 위축되거나 마이나스가 된다면 한국경제의 성장률이나 수출전망은 매우 어둡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출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이 부가가치기준으로 35~40% 수준에 이른다고 볼 때 만일 현재의 전망대로 수출이 증가하지 않을 경우 2009년 경제성장률은 여타부문에서 괄목할 변화가 없는 한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지식경제부에서 내년 상품수출을 4.500억 달러로 200억달러 늘려 잡은 것이 가능할지, 그것이 부가가치에는 어떻게 작용할지, 교역조건은 어떻게 변화될지 현재로서는 어둡게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위축에 따라 상품수입도 늘기 어려울 것이므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호전될 잔망이다. 한국은행은 내년의 경상수지를 100억 달러 흑자로 전망하고 있다. 1998년 한국의 경상수지가 400억불 흑자이었던 점과 흡사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소비와 투자는 모두 저조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소득의 감소 그리고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의 평가감소로 고소득자 던 저소득자 던 소비를 늘릴 가능성은 적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투자의 증가도 상황의 변화가 없는 한 기대하기 힘들게 되어있다. 가계에 비하여 아픔이 덜하다고 할 수 있는 기업들도 투자기회를 찾아 새 투자가 실현되기에는 시간과 환경이 여유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은 과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진작 특히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미 4대강 환경개선사업을 시작하였다. 그것이 대운하와 연관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정치적 입씨름이 계속되겠지만 그것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운하사업을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될 일인데 그것을 하지 않아 시끄럽다. 아무튼 그러나 이 4대강 환경개선사업이 내수 진작에 단기적으로 얼마나 도움을 줄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투자를 생각한다면 토목공사위주의 사회간접자본투자 보다는 보다 투자승수가 단기적으로 크고 미래지향적인 투자 즉 교육시설, 기술개발지원, 벤쳐사업지원 그리고 건설경기지원 등이 내수 진작에 일차적인 대상이 되면 좋겠다고 평가한다. 아무튼 이러한 재정지출의 확대가 단기적인 수출 감소를 얼마나 상쇄시킬지는 미지수이다.

이러한 전제를 놓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면 잘해야 2~3%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고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가격 하락과 전반적인 물가하락, 주식시장과 환율의 안정 등으로 생활의 질은 2008년보다는 다소 나아지지 않을까 전망된다. 경기순환적으로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개선되는 못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경기의 선행지표인 주식시장 등이 삼사월 경부터 힘을 받지 않을까 점쳐본다.

그러나 이런 암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새해 한국경제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자 한다. 무엇보다 과거 이와같은 암울한 경험을 한국경제가 잘 견뎌낸 경험이 있고 그때마다 특유의 응집력을 발휘하였다는 점이다. 가깝게는 지난 IMF 때가 그랬고 1970년대 말 박정희 전대통령의 시해 후 1980년대의 안정화시책과정에서도 그랬다. 1970년대 1차 석유파동 때도 그랬고 1980년대 초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이런 한국인의 위기 시 뭉치는 힘을 이번 기회에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이것을 제대로 구현시킬 것인가는 정부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위기해결과정에서 꼭 이루어져야 할 것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과제인 구조조정을 실현하는 일이다. 지난 IMF 과정에서는 ‘4대개혁과제’를 들고 나와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하였지만 양두구육 식으로 딴 짓을 했기 때문에 지금 한국경제가 더 어려움을 당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구조조정을 정부가 크게 외치고 있지는 않지만 조용한 가운데 정부주도로 반드시 구조조정이 경제 각 부문에서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금융개혁 노동개혁이 일어나고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혁되어야 한다. 만일 이번 기회에 한국경제에 가장 어려운 과제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세계적 디플레이션 하에서 발전하는 개방경제의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필자는 믿는다. 정부의 리더십 발휘를 기대한다.

2008년 12월 26일 금요일

디플레이션 함정에서 벗어나는 정책

2008년 연말 온통 세계경제는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소위 선진국 경제는 말할 것 없고 신흥국 심지어 절대빈곤 선상에 있는 최빈국조차 디플레이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에서 시작한 가격하락은 수요 감퇴에서 비롯된 일반 상품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와 관련하여 제품에 투입되는 원유등 원자재가격 하락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러한 가격하락은 비단 상품가격 뿐만 아니라 실물자산 금융상품 등 전 자산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니 제품의 판매부진이 불가피하고, 이것은 다시 물가의 하락으로 이어져 그야말로 하나의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함정을 만들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먼저 이야기 하면 그것은 지금까지 일반에게 익숙한 소위 총수요관리정책의 반대방향으로 정책을 급선회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소위 개발도상국의 경제정책에서 가장 긴급하였던 것이 빈곤하니까 수요가 없고 그러니 국내시장이 손바닥만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소비 투자 수출 등 수요의 촉진을 정책 우선순위에 놓게 되었다. 그것이 한국을 비롯한 소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과 고용 그리고 생활수준 향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런 수요의 촉진 정책은 전반적인 물가의 상승을 가져와 소위 인플레이션이라는 파도를 맛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등장한 것이 소비와 투자를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소위 총수요관리정책이었다.

전후의 죤 메이나드 케인즈 중심의 케인즈학파의 정책보다는 프레드리히 폰 하이에크를 중심으로 시장중심학파가 1970년대 후반 관심을 끌게 되고 시장에서 총수요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등장하게 되는 통화주의자들의 견해가 밀튼 프리드만 등 시카고학파를 통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시장에서 통화관리를 중심으로 한 총수요관리정책이 경제정책의 정설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가 힘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장지상주의가 엉뚱하게 금융감독기능 부실을 틈타 파생상품 중심으로 세계금융질서를 파괴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 그리고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다시 정부 중심의 케인지안 경제운영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경제정책의 큰 흐름 속에서 현재의 세계를 뒤덮은 디플레이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 영국 불란서 일본 그리고 한국 중국 등 신흥시장까지 정부가 나서서 시장에 대한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추고 세율을 인하하고 있다. 그 지원 수준 그리고 방식 등이 과히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이다. 마구잡이 방식이다. 그러나 마음만 급하지 실제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시차가 있게 되고 그 수준도 그리 흡족한 수준이 되지 못함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시장은 거꾸로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의 디플레이션 현상은 자산과 부채로 연결되어 더욱 심화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가히 디플레이션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총수요를 촉발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하여 소득세와 법인세들의 세율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 부동산 소유세를 조절하는 방안으로 2중과세성격의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어렵다면 거래세를 대폭 낮추는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출을 촉진하기 위하여 환율을 안정시키고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 행정상의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환율의 안정은 잠정적으로 정부가 환율을 규제하는 제도를 마련하던가(예를 들면 달러에 대한 페그시스템 등), 아예 일정시한동안 고정환율제를 시행하던가 등의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제기된다. 물론 엄청난 일이 되겠지만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출에서 번 이익에 대한 세제혜택을 1970년대 초기 해외건설지원에 버금가도록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특별지원정책은 일정기간이고 한시적으로 하고 다시 연장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정책들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므로 현재의 정치권의 한심한 행태로 볼 때 단기간에 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그래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재정을 통한 인프라투자의 확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일부는 추경 등 국회와 관련된 것이 있겠지만 이것을 제켜놓고라도 정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그리고 하루 빨리 처리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 우선 정부가 4대강 대운하의 함정에서 벗어야 한다. 정부가 최소한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천명할 필요가 있다. 안하면 될 일을 왜 목숨 걸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여기에 무슨 음모가 있느니 없느니 탓을 듣게 된다. 대신 경제의 하부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투자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의 주 대상을 열거하면 우선 기술개발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세액공제 등 지원이 많이 있지만 소득이 생길 때 두었다가 공제하여 주는 이연제도를 더욱 확대하고 그 대상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술은 속도이다. 현대 경제운영에서 속도가 경쟁력이고 이 경쟁력은 기술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기술의 하부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쳐산업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정보 통신 지식 등 무슨 이름이 되었던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쳐투자의 경우 위험을 안고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우선 교육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하여 교육시설, 교육담당자의 자질 확보 등의 투자를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전교조가 문제라면 이들을 정규교육시스템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그래도 그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교사와 학부모가 있으면 그들만을 위한 영역을 따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일부 때문에 다수가 희생되는, 그것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2세 교육을 납득되지 않는 일부에게 강제로 맡겨지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넷째 주택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기존의 투기억제정책 중 소유세나 거래세 중 하나를 택하여 다른 하나를 없애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므로 하루 빨리 정부가 대 결단을 하여 국민과 합의하도록 해야 한다. 주택투자가 이렇게 2~3년 지나면 공급부족에서 오는 부동산 투기가 원하지 않아도 오게 되어있다. 이런 제도 전환과 함께 장기저리의 주택금융을 소득분배정책의 수준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프리드만은 정부정책의 축소를 주장하면서 그 논거로 시장에서 외부(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여 그것을 정부가 감지하는데 시간이 걸려 그에 대한 정부지원을 할 때는 이미 시장은 자생적으로 이런 외부지원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되게 되고 그 시간지난 지원으로 시장은 다른 문제만 만들게 된다고 하였다. 2008년 11월 12월 미국을 비롯한 온 세계는 정부지원으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것이 정부의 일이냐 시장의 영역이냐 하는 논의는 처음부터 없다. 그렇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자랑이었던 경제정책의 시장경제 논리는 이제 한가한 논란의 대상도 되지 못하고 있다. 이체면 저 체면 없다. 양반이 제일 먼저 개헤엄을 치고 나가고 있다. 아마 훗날 많은 부작용을 오늘 잉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왕 할 바에는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이런 때 국회는 뒷전에 물러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유람선 타고 놀러나 보내라. 그것이 그들이 남아서 국가경제를 나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일 것이다.

지원의 타이밍과 함께 지원의 수준이다. 결론은 선택과 집중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 등 제조업에 지원을 무턱대고 확대하는 것은 그것을 살 소비자는 생각하지 않는 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건만 만들면 무엇 하나? 살 사람이 없는데. 더구나 원가를 낮추어 값을 낮추어야 하는데 임금은 그대로 두고 불법스트라이크는 그대로 두고 국민세금 지원으로 생산 확대를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온 세상이 다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어떻게 일부 정치권의 폭력투쟁, 불법투쟁위주의 대형노조활동, 지금도 북한정권에 지원해주지 못해 안달하는 일부 정치권 사회단체들 그리고 자기들 멋대로만 교육을 시키겠다고 주장하는 전교조 등의 행태를 언제까지 다수 국민은 보고 가야만 한단 말인가?

세계가 경험하여 보지 못한 디플레이션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비장한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뭉쳐야 한다. 사실 한국경제는 지난 발전과정에서 국가부도의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그러나 그것을 슬기롭게 헤쳐 나와 오늘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발전의 역사를 이루었다. 그 어려운 때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위정자의 지도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뭉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말 IMF 때는 경제상황은 지금보다 덜 나빴지만 국가경영능력이 모자랐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경제상황은 당시보다 더 나쁘지만 아직 지도자의 경영능력은 미지수이다. 다만 열심히 하려는 자세는 우리가 평가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세계가 이렇게 일률적으로 경제를 되살리려고 함께 노력한 때가 없었다. 이러한 동시적이고 일률적인 각국정부의 노력은 오히려 현재의 비관보다는 훨씬 빨리 세계경제를 회복시킬지도 모른다. 문제는 빠르던 느리던 이제부터는 대세가 경제는 픽업만 있게 되어 있는데 그 회복에 어느 나라 어느 경제가 앞장서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경제가 뒤쳐진다면 그것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 역사 앞에 책임이 될 것이다.

2008년 12월 5일 금요일

국회기능에 대한 회의

1. 경제정책의 국제공조시대

1985년 소위 미국 뉴욕의 플라자 미팅 이후 세계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일본의 엔을 급격히 절상하게 하는 합의가 선진국간에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당시 일본의 엔은 230엔대 1달러하던 교환비율이 하루아침에 130대 1로 절상되었다. 물론 당시 수출시장에서 일본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달러를 비롯한 선진국간의 통화 균형을 잡아가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2차대전 이후 승전국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합의를 도출하여 출발시킨 IBRD, IMF 그리고 GATT와 같은 국제기구가 생겨났지만 종합적인 경제정책 공조를 합의하여 이행한 것은 플라자합의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이후 세계는 구소련의 몰락과 새로운 러시아의 출현으로 군사력 면에서는 미국의 단극체제(one polar system)가 예상되었지만 경제는 최소한 미국 일본 독일 등 다극체제로 전환될 것이 전망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경제의 경쟁력 앞에 여타 경제들이 맥을 못 추게 되고 소위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여타국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으며 경제조차 미국의 단극체제로 지배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세계경제가 2000년대에 들어와 장기간의 호황과 버블의 부침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넘쳐나는 유동성과 저금리 속에 엄청난 자본버블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런 버블은 신자유주의 때문에 생긴 것이라기보다는 경제운영자가 경제를 잘못 운영한 결과이지만 더 이상 실물경제의 결재수단으로 기능을 하지 않게 된 자본의 흐름은 자본 자체의 이익을 위하여 기하급수적인 이익 추구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부동산 버블은 실은 이런 자본기능의 변화에서 오는 새끼가 새끼를 낳는 신종자본상품 즉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 때문에 확대되어가게 되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한(후일 미국정부가 정부기구화한) 주택금융기구(프레디맥, 퍼니메이)의 채권 등 각종 금융상품들은 여러 형태의 파생상품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이런 상품들이 원천지 미국으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자 온 세계로 일시에 전염되었고 세계경제는 온통 걷잡을 수 없게 혼란에 빠졌고 급기야 실물경제의 침체로 번지던 세계경제는 다시 디플에이션의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세계 중심국가 들은 해법 찾기에 여념이 없게 되었다. 급기야 미국 워싱턴에서 G-20 국가정상들의 모임이 있었고 이 모임에서 세계적인 경제정책 공조를 다시 다짐하게 되었다.

2. 범세계적 번영의 리더십 소멸

공교롭게 문제의 진원지인 미국은 부시정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오바마정부가 들어서고 있는 찰나에 있다. 따라서 고만두는 부시대통령의 리더십이 잘 발휘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 재무성 과 연방은행에서 공동으로 만들어 낸 여러 경기수습정책들도 현재는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어 부시정부와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거기다가 실물경제가 다시 침몰하는 위험에 처해 있다. 미국의 자동차 3사를 비롯한 부실기업의 구제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기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최소 앞으로 삼사개월의 시간이 요구 된다. 정책과 집행에 괴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은행의 국유화를 무슨 큰 대책인양 들고 나온 영국의 브라운총리나 이를 EU 전체의 정책으로 채택하도록 앞장선 불란서의 시르코지대통령도 말만 떠들고 다니지 무슨 현실적인 정책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은 아직 잘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12월 4일자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기존금리를 3%에서 2%로 급격한 인하를 단행하였다. 이에 상응하여 스웨덴 등 유럽국가 들의 금리인하가 이어지고 있고 불란서에서는 상당액의 기업지원액을 설정하였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있다. 경제지원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이 와중에 메르켈 독일수상은 이런 일들에 너무 수수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국내에서 비판 만 받고 있는 모양이다. 한편 사실상 제로금리체제인 일본은 대외적으로는 정책공조를 한다고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아직 발표되는 것이 없다.

3. 이분화 되어가는 세계

이차대전이후 세계는 경제적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뉘어졌었다. 이중 후진국은 다시 개발도상국이라는 이름의 나라들을 만들었고 상대적으로 여기에 끼지 못하는 후진국을 최빈국으로 규정하였다. 개발도상국들 중 싱가포르 한국 대만 홍콩 등을 다시 신흥국으로 분류하게 되었고 1990년대 아시아의 금융위기 이후 중국과 인도 등이 이 신흥국에 가입되어 불리게 되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알빈 토플러는 세계를 더 이상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다만 발전의 속도가 빠른 나라(고속발전국)와 속도가 느린 나라(저속발전국)로 구분 될 수 있다고 하였다. 2008년 하반기 세계는 그야말로 선진국 후진국 구분이 없어졌다. G-7이던 OECD던 하던 선진국 브라켓은 더 이상 특권 또는 선진(advanced)의 의미가 없다. 거기에 사는 주민들이야 다른 나라에 비하여 좀 잘 살겠지만 국가운영 면에서는 거기가 거기라는 이야기 이다. 그 콧대 높던 미국을 보자. 어찌 보면 세계경제를 단기적으로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사과한마디 없이 옛날에 한국 등 개발도상국들에게 그렇게 나무라던 시장경제에 반하는 정책의 짓거리들을 서슴없이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EU 일본 그리고 한국 등 신흥국들 모두가 다 똑 같은 어려움 속에서 같은 정책대안을 내어놓고 고민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니 유사한 정책추진의 결과는 그나마 시의에 맞게 충분한 지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 전제되는 것이 이를 받아드리는 피지원자 즉 기업이나 가계가 지원을 받아 피나는 노력을 여기 함께 투입하느냐에 또한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전체가 어려움을 이겨 내기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분위가 얼마나 있느냐 다시 말해서 아더 루이스가 말하는 ‘경제하려는 의지’를 얼마나 사회공동체가 만들어내느냐에 성패의 한축이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다시 세계를 분류한다면 위기극복을 정부와 기업 가계 그리고 사회공동체가 함께 잘 이루어 빠른 회복과 발전을 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4. 이해의 첨예화

세계적인 경제정책 공조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경제질서가 정연한 상황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미국의 단극화시대가 어느 정도 흐무러지면서 세계경제는 나라들 사이에 다극화되어 갈 것이다. 정책의 전세계적 공조와 함께 몇몇 지역 또는 나라들끼리 공조나 협력이 일어나며 달러중심의 기축통화제도도 변화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그럴수록 세계는 지역간에 국가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화되고 여기에 나라사이의 외교의 가장 큰 아젠다가 바로 경제이해조정이 될 것이다.

5. 국회기능의 변화모색

이처럼 세계는 속도전에서 뒤쳐지는 국가와 앞서가는 나라들 사이에서 많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양상을 전망할 수 있다. 이러한 때 제목소리를 내고 자기 이익을 찾아먹을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나라들 보다 한발 앞서가는 수밖에 없다. 큰 등치의 미국을 보자. 그렇게 이해가 복잡한 미국의회도 경제위기를 위한 대책에서는 보다 신속한 처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장의 미 의회와 정부와의 티껵태껵은 새 정부와 구정부와의 권력인계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이지 이것이 경제정책의 느슨한 처리와는 다른 차원이라고 판단한다. 영국 불란서 독일 일본 모두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처한 정책수립에서는 국내정파간에 큰 의견의 대립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유독 한국만 그것도 한국국회만 비능률의 극한을 연출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데 여야가 정파를 초월하여 국회에서 정부정책을 지원해도 부족한데 한가롭게 내년예산도 법정기일을 넘기고 앉아 있고 정부에서 경제대책이라고 만들어 놓은 대책들은 제대로 심의도 하지 않고 야당은 상임위 심의를 전부 보이코트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인간은 북한지원에 노다지 타령이나하고 있고 야당들의 정부독재반대 연대를 충동질하고 있다. 사회는 사회주의세력과 그 반대 보수세력으로 반목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한국이 고속발전국으로 비상할 수 있단 말인가?

최소한 이런 위기국면을 맞아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을 때 입법권이 보장 되도록 하는 장치를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현 헌법상의 대통령의 긴급조치 같은 것은 이제 한국 같은 발전된 상황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국회가 그것도 소수정당의 횡포로 입법권이 회손 되고 있는데 정치적 절충이나 합의를 이끌어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전연 맞는 않는 방법이다. 이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양원제도 좋고 필리버스터 제동 제도도 좋고 이런 제도의 모색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전근대적으로 의정을 물리적으로 저항하려는 의식과 행동이 없어져야 한다. 다수결이 준수되고 의정의 절대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국회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분명히 하고 예산심의 법정시한 등 자기들이 만든 법을 스스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지키지 못하면 일반인이 법을 지키지 못할 때처럼 벌과금이던 무슨 페날티를 부과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국회기능에 대한 제도적 보완노력이 차제에 공론화되었으면 좋겠다.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무슨 경제국치일?

지난 9월 말 현재 한국의 대외채권이 대외채무보다 작게 되어 순채무국이 되었다. 전체 대외채무가 251억달러가 많다는 잠정통계가 나왔다. 이런 대외채무의 증가는 물론 최근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2000년 이후 8년만의 일로 이를 충격으로 받아드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상세히 보면 그리 비관스런 것만 아니다. 물론 대외채무가 느는 큰 요인은 원유 등 외상매입에 따른 단기부채의 증가와 함께 그동안 과도하리라 할 만큼 그 비중이 컸던 한국증시 내의 외국인들이 세계적 경기한파와 함께 원화의 절하를 보면서 한국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 단기적인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일들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원유가격의 하락은 이미 시작되어 30불대가 점쳐질 정도다. 외국투자가의 한국증시 이탈도 기왕 이렇게 된 마당에 차제에 한국증시의 외국인 투자비중을 좀더 낮추어 대외시장의 불안정성에 좀 덜 흔들리도록 하여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풀이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주재 외국금융기관들이 그들의 영업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들여온 자금 등 비교적 상환부담이 적은 외채가 매우 많아 그들을 제외하면 800억불이 넘는 대외순채권국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외환시장의 취약성(vulnerability)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처럼 개방경제운영을 하고, 경제규모가 선진 대국에 비하면 만만하고 그리고 지난 IMF를 치르면서 국내시장의 안전장치보다는 국제기준(global standard)에 맞추는 일에 보다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경제상황이 어렵게 되자 한국시장이 좋은 의미이던(구조조정), 나쁜 의미이던(M&A)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환율은 치솟고 한국경제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외국시장으로부터 먼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할 일이 있다. 지금 세계경제는 금융위기에서 실물경제의 디플레이션으로 발전되고 있다. 선진국이던 신흥국이던 모두가 자신 없어 한다. 소위 business confidence가 상실되어 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들의 불안은 한국 자동차회사의 불안으로 번져가고 있다. 일반가계는 돈이 말라가고 있다.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어디서 투자와 소비가 늘어날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니 마이나스 성장이 점쳐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때 생각되는 것이 죤 메이나드 케인즈가 이야기한 야수적 충동(animal spirit)이다. 모든 국민이 이렇게 어려울수록 용기를 가지고 힘을 내야 한다. 보도에 의하면 이명박대통령도 그의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것을 주문하였다고 한다.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판에 어느 언론에서는 한국경제가 순채무국이 된 것을 1997년 12월 3일 IMF와 대기성차관을 한 날을 경제국치일이라고 한 것처럼 무슨 경제국치일로 치부하고 있다. 경제국치일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을 김대중정부에서 정치화한 것이다. 그리고 2년도 되지 않아 순채권국으로 변화되었는데 이것이 2년도 안되는 동안 경제를 잘 운영해서 그리된 것이 아니고 다만 세계경기 호전의 반사이익을 받은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이 그 뒤 노무현정부의 실적이 증명하고 있다. 경제에 국치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부침이 있는 것이고 더구나 대외순채권국이 되느냐 채무국이 되느냐하는 것은 당시의 경제상황 등의 변화가 더 큰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론적인 말은 안 그래도 모두 용기를 잃고 무기력 증에 빠지기 쉬운 지금 우리 모두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 별 것도 아닌 것을 과대하여 국민을 의기소침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우리 모두 가지고 힘을 모아가야 한다.

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과잉처방트랩에서 벗어나자

지금 세상에 온통 혼란과 조급함이 극에 달한 것 같다. 국외 국내를 막론하고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내일 앞에 모두 두렵고 불안해한다. 일분도 허비할 수 없다고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당선자는 차기 정부의 경제운영 수장인 재무와 국가경제위원장을 제일 먼저 발표하면서 이들이 당장 시장에 뛰어들어 위기를 수습하라고 주문하였다. 그리고 못미더운지 며칠이 지나자 다시 금융위기극복위원회라는 기구를 새로 만들어 그 수장에 FRB의장이던 폰 볼커를 임명하였다. 현 부시정부의 7천억 불대 경제회복대책이 아직 제대로 사용도 되지 않고 있는데,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의회에서는 8천억불대의 추가 지원대책을 강구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위기대책과 기구의 홍수 속에 ‘과잉처방 트랩’에 빠진 모습이다. 비슷한 상황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들 사이에서도 쉽게 발견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한국의 이명박대통령은 해외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네 시간여의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안이한 참모진을 질책하였다고 한다. 금융당국이 정책금리를 내려도 시중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있고 유동성지원에도 불구하고 돈은 돌지 않고 있다. 그렇게 떠들썩하던 종부세의 위헌논란에도 불구하고 2008년도 중부세는 그것이 다음에 일부 환급하여 준다고는 하지만 현행세율 그대로 집집마다 고지되고 있고 소득세 법인세 증여세 등 경기관련세제는 변화방향만 논의도고 있지 실제 변화는 아직 오지 않고 있다. 내년 예산은 아직 심의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임금이 조정되거나 강력노조의 행태에서 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소득보장을 요구하는 농민은 그대로 데모하고, 정부가 신고하면 지원하겠다고 해도 건설업체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변하는 것은 취업자수의 감소 폭 증대와 구직포기자수의 증가 들이다. 그러니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답답해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랬다고 지금 모두가 너무 허둥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경제문제만 가지고 보면 이미 위기가 온 것은 분명하지만 이렇게 온 세상이 위기대책이라고 들먹이고 있으니 위기가 극복되기보다는 문제만 천연시키고 그 어려움의 깊이만 더 깊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위기의 원인을 따져 그에 대한 올바른 처방으로 임상효과를 거두도록 해야지 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돕는다고 하고 있는데 실제 그 도움이 필요한 곳 적절한 타이밍에 지원되기 보다는 그저 온 세상이 다 그렇게 된 것처럼 보도만 되는 면이 큰 것 같다. 과잉처방트랩이다. 그러니 지원을 받아야할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지원이 실제 오지 않고 그렇다고 지원한다는데 포기할 수도 없고 그러니 시간만 지연시키면서 어려움만 키우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지난 IMF 때는 개별기업보다는 국가 전체의 외환관리가 더 큰 문제였지만 지금은 반대로 외환관리는 그럭저럭 갈 것 같은데 개별 기업과 가계가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되어 있다. 실직으로, 증권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사실 지난 IMF 때를 지금과 비교하면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쉬웠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엄청나게 어렵게 되어 있고 앞으로 이 어려움이 얼마나 길게 그리고 깊게 지나갈지 갈피를 잡기 힘들게 되어 있다.

그런데 정책을 마지막 설거지 해 주어야 할 국회는 전연 위기의식이 없고 정파싸움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여야가 따로 없이 힘을 합쳐도 시간이 촉박한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거기가 거기인 사람들이 모인 집단같이 행동하고 있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전직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북한을 노다지로 표현하면서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이 경제위기에 무슨 노다지가 북한에 있단 말인가? 다른 전직대통령 말대로 정신 나간 소리 같다. 그러니 사회원로라는 사람이 이지경인데 시민단체들이야 이야기 꺼리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것 무슨 대통령 긴급조치라도 해서 국면을 전환시켜야 하지 않느냐한다. 그러나 그것은 현 시대에 맞지 않는 지나간 시대의 발상이라 할 것이다. 또 어떤 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 특단의 대책이 무엇이고 그것이 현재의 국면을 뒤엎을 정도의 큰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런 발상자체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만일 지난 IMF 때 금 모으기와 같은 사회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 바람직스럽지만 지난 김대중대통령이 그 훌륭한 호기를 자기 정치정략으로 이용하여 한국경제의 병을 겉으로 땜질하였기 때문에 노무현정부를 거쳐 한국경제의 구조는 오히려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니 지금 누가 금을 들고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서겠는가? 그래도 세계는 알지도 못하면서 김대중대통령을 한국경제를 어려움에서 구출한 사람으로 평가를 하고 있으니 소가 웃을 일이다.

이제 정신 좀 차리고 다시 생각해보자. 이명박대통령은 취임 초 이런저런 일로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고 신뢰를 잃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경제위기가 닥쳐왔다. 스스로를 경제를 아는 대통령이라고 선전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경제운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면서 스스로 경제를 알고 그러니 내가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자신 없어하는 것 보다는 낮지 않겠나 싶다. 문제는 대책의 내용이다.

우선 시장이 원리대로 작동되도록 잘 못된 부문은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외과적 수술을 하지 않고 막연하게 총량적 정책을 앞세우면 위기 앞에 어려움이 깊어만 가게 된다. 기업이던 금융기관이던 가계 던 회생이 안 되는 또는 도덕적 해이가 있는 부문은 용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중소기업지원 같은 립 서비스는 이제 하지 말아야 한다. 크던 작던 은행의 판단으로 지원이 되도록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에 유동성(liquidity)을 공급하면 된다.

그리고 다음 외국자본이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오히려 역이용하여 한국자본시장의 대외의존(dependency)을 적정수준으로 주리고, 여러 복잡한 파생상품에 대한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하여 한국시장이 그들의 입맛에 맞는 떡이 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 부문에 대한 금융감독기능의 질적 향상을 꾀해야 한다.

가계부채도 금융기관이 책임지는 체제로 정리해야 한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게이지 문제가 한국에도 마찬가지다. 금융기관에 일차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금융기관을 도와주는 방법이 주택금융을 사용한 가계에 일부 돌아가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여 가계도 살고 주택경기도 살아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저런 일을 서둘러 정리하고 그리고서 경기부양을 위한 내수 및 수출 진작책을 사용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어떤 경우이던 경제운영이 안정의 괴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순리로 정신 차리면서 경제를 운영해야 이명박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게 되고, 다른 나라에 대하여 한국경제가 그리 만만한 대상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오바마 경제팀 인선을 보는 한 한국인의 마음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당선자는 2008년 11월 24일 과거의 관례를 깨고 차기 외교안보팀의 발표에 앞서 경제팀을 먼저 발표하였다. 경제팀이래야 우선 재무장관을 티머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총재를 지명한 것이지만 경제의 어려움 앞에 대통령의 관심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가 대통령직속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임명하여 앞으로 경제운영을 이들 두 사람이 투톱체제로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모두 언론에 오르내린 사람들로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이 뉴스를 듣는 순간 한국 사람으로서 어쩐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느낌을 갖는 것은 필자의 지나친 소심함일지 모르겠다. 사람을 이야기할 때 과거 그 사람이 나와 어떤 관계를 가졌었나 하는 것이 누구나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됨은 당연한 이치이다.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 두 사람 모두 한국경제와는 1990년대 말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이다.

흔히 말하는 대로 서머스나 가이스너 모두 클린턴 대통령 당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밑에서 차관과 차관보로서 함께 일한 루빈사단의 일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를 당하자 당시 한국정부는 IMF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등 인근 선린의 협조를 얻어 위기를 넘기고자 하였다. 당연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정부가 한 것은 아니지만 1998년 말 일본은 기한이 도래한 거액의 단기차입금을 한국으로부터 일거에 회수하여 갔다. 그래서 100억불이 넘던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단숨에 30억불대로 급전직하로 떨어졌고 이에 당황한 한국정부는 당시 재경원 차관을 일본정부에 급파하여 좀 외환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였다. 물론 이것이 성사되지 못하여 한국은 IMF의 대기성차관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당시 미국정부 즉 루빈 서머스 재무팀은 자기들이 한국을 직접 도와주는 것은 고사하고 일본에 한국을 개별적으로 돕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그리고 다자간 협력기구인 IMF로 한국경제를 끌고 가 미국정부의 영향권 하에 두도록 하였다. IMF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경제에 대하여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하고 있는 적자재정지원, 개별기업의 회생지원, 도덕적 해이 등등 소위 국제기준(global standard)에 맞지 않는 행동에 대하여 엄청난 질책(bashing)을 해댄 장본인들이다. 물론 지금 그러니 그 비난을 되갚아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신흥국 특히 한국과 같은 아시아국가 들에 대한 폄회 감정이 있는 인사들이 아닐까 해서 마음이 찜찜하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처럼 우리가 그리 되지 않아야 하는데 지금 한국정황은 한심한데가 너무나 많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얼마나 절박하면 그들의 교과서에 그리도 싫어하던 일들을 앞뒤 안 가리고 선진국들이 해대고 있는 이 판국에 지금 한국정부나 국회 그리고 사회 모두가 위기대처라는 인식은 가지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그런 분위기이다. 경제가 마이나스 성장을 한다고 걱정하고, 일자리는 줄고 환율은 1500이 넘고 주식은 1000선이 무너졌다. 선진국들이 10을 하면 한국은 20을 해도 위험한 판국에 지금 한국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재정지원이 제대로 되나, 종부세 하나 제대로 없애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권이다. 한심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한국경제가 IMF를 맞을 무렵 인도네시아가 한국처럼 대기성차관을 IMF와 맺었다. 필자가 우연이 그때 자카르타에서 그 조인식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다른 점은 당시 스하르토 대통령이 조인식에 앞서 국민에게 과정을 발표하면서 그래도 그들에게는 있는 힘을 다해 돕겠다는 친구나라인 싱가포르와 독일이 있다고 하는 말을 하였다. 그것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는 그 뒤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당시 한국정부와 큰 대조가 된다고 생각했다. 당시 한국정부가 어려움을 당하였을 때 한국을 돕겠다고 나선 우방이 있었나? 물론 한국은 6.25를 겪으며 많은 자유진영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그 후 50년이 지나 한국이 누란의 위기에 처하였을 때 누가 한국을 돕겠다고 나섰나? 일본인가, 미국인가? 모두 자업자득인 것을....

낙엽이 늦가을 바람에 스산하게 이리저리 흩어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어쩐지 스산함을 느끼게 하는 이 아침 미국 오바마 새 정부의 경제각료 구성이 나를 더욱 쓸쓸하게 한다.

2008년 11월 19일 수요일

선제적 금융감독 기능을 마련하여야 한다.

1.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을 앞두고 금융당국에서는 고위험금융상품의 사전 주의(warning)를 위한 경고문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시장에서 복잡한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들이 유통될 때 그 상품의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미리 감독당국에서 정하여 상품에 붙여놓자는 취지일 것이다. 적색 또는 황색으로 표시된 경고문을 보고 투자자는 거기에 걸 맞는 주의를 하게 하고자하는 것이다. 약품설명서에 부작용 가능성을 표시하게 하고 담뱃갑에 건강주의 표시를 하는 것과 유사한 발상이고, 아니한 것 보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할까 하는 면에서 좀더 종합적인 금융상품 감독기능을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것도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사전적으로 선제적으로 상품의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방법을 찾아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모든 금융상품에 대하여 완벽한 안전성을 사전적을 확보하는 방법은 없다. 어느 경우든 행위에 따른 위험은 전연 없을 수 없고 그것을 미리 예단하여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는 판단을 할 수가 없다. 또 그러한 접근을 할 경우 시장은 자유로운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금융감독기능은 전근대적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당국이 상품의 위험에 대한 사전경고를 하고자하는 것은 이번의 키코사태나 각종 펀드 가입자들이 당하고 있는 딱한 현실을 보면서 이것 무엇을 마련해야 할 것 아닌가 하는 현실 문제에서 시작 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그러나 이 정도 가지고는 너무 부족하다는 판단이 선다. 한발 더 나아가 사전적이고 좀 안전한 상품 만 유통되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이다. 물론 완벽하게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것을 너무 추구하다가는 시장은 마비될 것이다. 마치 부동산 투기가 난다고 모든 아파트나 택지 건설을 사전에 허가 받도록 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5. 그러나 금융의 공공성을 감안하여 금융거래에 대하여는 사전에 여러 제약과 사후감독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금융, 증권, 보험업 등에서 상품에 대하여 감독당국은 직접 그리고 간접적으로 감독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시장이 발전됨에 따라 모든 상품에 대하여 일일이 감독하기 힘들어 일정범위를 정하여 감독기능을 발휘하게 되고, 관련업체에서는 이 포괄감독범위 내에서 상품들을 만들어 시장에 출시하게 된다. 여기에 안전성이라는 개념에서 금융상품의 포용범위가 애매하여 지고 시장이 발전 될수록 그 모호성과 기술적 복잡성으로 점차 일반의 이해의 한계가 생겨나게 된다. 비근하게 어느 지역 펀드나 어느 지수연관 상품들이 그 위험도를 가입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취급하기엔 지식과 시간의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그런 일에 참여한 가입자는 가입한 날로부터 불안을 안고 출발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동안 다행히 돈을 벌어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요즘처럼 세계가 일률적으로 경제가 어려워 질 때는 이에 대한 위험노출은 뻔하게 나타난다. 이 경우 그 상품을 가입한 사람을 말할 필요가 없고 이를 매개한 기관들도 모두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하면서 이것이 네 탓이요 아니요 하고 다툼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언제나 가장 안타까운 대상은 적은 자본으로 정기예금보다는 좀 이익이 좋은 상품을 찾아 시장에 기웃대다 걸려든 개미군단들이고, 다툼의 종착역은 당국의 정책 오류나 기민성 부족으로 수렴된다.

6. 요즘처럼 신자유주의에 대한 질타와 정부기능 확대 선호의 분위기 하에서 금융감독기능 확대는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의 경우는 자본시장통합법이 곧 발효되어 시장간의 업무영역 구분이 축소되고 보다 시장이 통합기능을 하면서 이익창출을 추구하는 계기를 맞게된다. 이 경우 시장에서의 위험노출에 대한 관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여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다고 할 것이다. 위험하다고 자본시장통합제도의 시행을 뒤로 미루거나 시장을 일일이 감독하는 전근대적 감독방법을 선택할 수도 없다. 결국 도달할 결론은 감독기능을 사후보다는 사전적으로 그리고 시장의 효율을 덜 떨어트리면서 일반 가입자의 위험노출을 감독당국에서 대행해주는 그런 선제적 감독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7. 이의 대안으로 위험도부착제도는 그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것이 모든 상품에 위험도표시를 부착하기 위해서는 모든 상품을 일일이 금융감독당국에서 사전에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때 일일이 상품마다 이를 따져가면서 위험도의 등급을 매기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인력투입 그리고 상품의 사전 검토에 따른 상품비밀노출로 경쟁을 어렵게 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대충대충 보고 유사한 상품에 유사한 등급을 기계적으로 부여한다면 이 제도는 하나마나하게 될 것이다.

8. 다음으로 금융감독 당국에서 사전적으로 각 영역별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범위(range)를 마련하여 주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여 본다. 일종의 금융상품 마련 가이드라인 비슷한 것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최선의 방안이라 할 수는 없지만 한국경제처럼 시장의 발전이 채 되지 않은 가운데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시장을 열어놓았다. 그러니 시장의 자율기능이 생기기 전에 시장은 열어놓고 경쟁을 하다보니 다른 시장에 비하여 한국금융시장은 취약성이 크고 그만큼 위험노출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열린 문을 닫을 수는 없다. 그러니 거꾸로 라도 위험노출을 최소화하는 금융당국의 사전감독기능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하여 선진국이나 IMF 등에서 토를 달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동서남북도 모르고 정부기능을 확대하고 있는 현재의 세계경제흐름보다는 훨씬 중립적(moderate)이고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

9. 마지막으로 지금 금융당국에서는 전후좌우를 가릴 것 없이 경기침체 방지를 위한 모든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좀 진중하고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어차피 침체는 불가피하다면 차제에 이런 저런 제도보완에 힘을 써야 할 때라고 판단한다. 한국경제는 IMF를 맞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당시 위험노출에 대한 시장관리를 좀더 전문적으로 접근하였으면 오늘 이보다 훨씬 여유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좀 자신 있게 시장을 살려나가되 위험노출에 대한 관리에 전력을 쏟아야 할 때라고 본다.

2008년 11월 15일 토요일

종부세 당장 폐지시켜야 한다.

1. 2008년 11월 13일 헌법재판소의 판결

헌법재판소는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한 여러 헌법소원에 대한 판결을 한바 있다. 우선 부부 합산 과세에 관하여 위헌판결을 하였고, 1가구 1주택 소유자의 장기소유와 세금납세가 어려운 계층에 대한 일률적인 종부세 부과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판결을 한바 있다. 반면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가 이중과세라는 소원과 미실현 소득에 대한 조세부과라는 소원에 대하여는 합헌판결을 하였다.

일반인이 느끼기에 부부합산 과세가 위헌판결이 된 것은 이미 부부간의 재산 합산에 대하여 위헌 판결을 하였던 2004년 판례를 유지한 것이지만 다시 한번 가정의 행복 보장권이 부동산 투기방지를 위한 가치 보다 상위에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마련에 있어서 분명한 지침이 주어졌다 할 수 있다. 또한 투기목적이 없는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의 경우 징벌성 종부세 부과를 일률적으로 하는 것도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판결을 하였다.

그러나 2중과세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그 부과기관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라는 두 기관에서 과세목적이 다른 각도에서 부과된 것이므로 그리고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라는 논란에 대하여도 부동산 투기억제의 목적에서 종부세는 합헌 판결을 하였다.

판결의 결과 우선 부부합산 위헌판결에 따라 재산을 부부공동명의로 하는 경우 현행 6억원의 두 배인 12억원까지는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 될 수 있고 또 이미 한나라당에서 제기한 9억원의 종부세 하한선을 유지할 경우 18억원까지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됨으로 사실상 종부세가 유명무실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1가구1주택자가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제한을 받게 될 경우 종부세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합헌 판결을 받은 2중과세 문제도 법리상으로는 헌재의 판결이 맞는 것이겠지만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돈 내는 곳이 두 곳이지 같은 물건에 대하여 조세를 두 번 내는 결과가 됨으로 위헌여부와 관련 없이 정책적으로 이는 잘 못된 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차제에 우물쭈물할 것이 아니라 당장 종부세 제도를 폐지하도록 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평가한다. 이것을 국회에서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조세수입 문제도 정부의 세입 때문에 종부세를 당분간 존치한다는 명분은 있을 수가 없다. 논쟁에 따른 국력의 낭비를 끝내야 한다.

2. 위헌판결 된 정책 결정에 대한 정부의 책임과 배상의무

그동안 부부합산에 의해 부과된 종부세 납세자에 대하여 정부는 오늘(11월 14일) 그 처리절차를 발표한다고 한다. 아무튼 조세의 과오납에 대하여 정부가 이를 반제하여주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그 과오납 된 세금납세와 관련하여 그것이 제도의 잘못에서 유래된 것이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할 것이다. 단순한 납세 원리금만 돌려주는 것이 아니고 상응하는 배상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결국 잘못된 정책을 마련한 정부의 과오에 대하여 정부와 관련 공직자에 대하여 정치적인 그리고 실제적인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책마련을 무슨 한풀이 하듯 다시는 되돌릴 수 없도록 대못을 쳐야 한다고 큰소리치던 노무현 정부의 정책수행자는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생각되는 것이 영국의 존 로크가 주장한 왕의 지나친 조세부과는 재산권에 대한 근본적인 제한으로 이는 ‘자연법’의 논리로 누구도 이것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한 이론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3. 부동산 투기의 해결

부동산 투기는 경제운영 과정에서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어려운 정책과제가 되고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어느 시대 어느 정부에서 던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규제를 마련하여 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경우에도 1970년대 말, 1980년대 말 올림픽 이후 그리고 2000년대 초반 등 여러 번의 부동산 투기가 나타났고 그 때마다 여러 형태의 투기대책이라는 것을 마련하여 시행하였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노무현 정부의 종부세 제도의 시행을 제외하고는 어느 경우 던 부동산 투기억제대책에 따라 투기가 잠재워진 적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종합적인 총수요관리정책을 통하여 또는 시장상황의 변화 등으로 투기가 잠재워졌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종합부동산세는 그것이 합헌 위헌을 떠나 자본주의의 근간인 사유재산권의 지나친 제한에서 온 즉 록크의 자연법을 위배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투기의 억제정책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기본을 뒤엎는 정책의 발상이라고 평가해야 한다.

4. 현재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해결을 위한 정부지원의 한계와 지원정책의 버블

2008년 11월 현재 미국에서 시발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 속에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을 연상케 하는 침체의 공포 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소위 R의 공포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 등 아시아신흥국가 모두가 어떻게 하면 시장을 지원할까하고 정책을 전후 분별없이 쏟아내고 있다. 과거 한국경제를 비롯한 신흥국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취한 정부지원정책을 놓고 그렇게 학교선생님이 학생 훈계하듯 힐난하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과 국제금융기관들이 이체면 저체면 가릴 것 없이 정부의 시장간여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이를 옳은 정책으로 전문가 학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폴 쿠르그만 같은 학자는 어느 신문기고에서 현재의 미국정부의 지원수준을 보다 충분(sufficiently bold)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바로 그가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시 한국을 비롯한 나라들의 정부규제를 그렇게 혹독하게 비판한 미국학자 중 한사람이다. 금융시장의 원조격인 영국의 금융위기를 맞아 브라운 총리는 은행의 국유화를 들고 나왔고 이것이 위기의 큰 구세주인양 세계는 브라운의 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금 세계가 역대 찾아볼 수 없는 ‘묻지 마’ 지원을 앞다투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선진국의 경기회생 소식은 까마득해 보인다. 아무리 이제 와서 케인즈의 정부지원정책을 유식한 것처럼 들고 나와도 시장은 하이에크의 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1세기는 기술과 속도의 시대이다. 여기에 정부가 이것저것 가리면서 시장을 휘졌고 다녀봐야 장기적으로는 비능률만 만들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침몰하는 경기를 붙잡는 노력을 정부가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시장의 질서가 보장되고 즉 퇴출될 것은 퇴출되고 잘못은 책임을 지는 기본이 지켜지고, 정부는 그 역할을 불가피한 최소수준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특히 한국정부는 노무현정부의 종부세 시행과 같은 오류와 연관하여 명심해야 한다.

2008년 11월 6일 목요일

오바마를 통한 변화를 선택한 미국과 향후 세계정세

한국시간으로 2008년 11월 5일 미국 국민은 버락 오바마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하였다. ‘변화(change)를 정치슬로건으로 내걸은 오바마 정부는 미국을 그리고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키려 할 것이다. 일견 믿음직한 이름들이 차기 정부의 수뇌로 거명되고 있지만 아직 새 정부의 정책칼러를 예단할 계제는 아니다. 그러나 선거캠페인 등을 통하여 제기된 이슈를 분석해 큰 틀에서 새 정부의 정책노선과 이와 연관된 세계정세의 흐름을 점쳐보자.

우선 오바마정부는 현재의 경제난국을 헤쳐나아가기 위하여 경기부양정책에 초점을 맞추어 갈 것이다. 오바마 당선 다음 날 미국과 세계증시는 축하 랠리가 아닌 폭락으로 시작하였다. 그만큼 지금의 금융과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재무장관에 섬머스가 되든 누가 되든 FRB의 버냉키와 함께 충격에 가까운 경기부양정책을 쓸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하겠다. 동시에 민주당정부의 색깔이기도 한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정책이 경기부양과 함께 확대되어 시행되고 앞으로 더욱 그 구조를 개선하는 일련의 정책들이 개발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가 제대로 살아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재정구조악화(적자화대)가 무서울 정도로 커질 것이다. 금리는 더 이상 정책변수로서의 기능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게 되고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를 통한 경기부양도 민주당정부의 성격상 파격이 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수단은 정부의 차입밖에 없으니 재정적자는 스노우볼이 될게 뻔하다. 그렇다고 미국경제가 파탄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고 이와 연관하여 세계경제(rest of America)에 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오바마 정부에 대한 단기적 전망을 전제로 앞으로 4년 동안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세계경제정세는 어떠한 변화의 흐름을 탈 것인지 몇 가지 이슈중심으로 예상하여 보자.

첫째 구 쏘련의 소멸 이후 형성된 미국중심의 단극화(single polar system)가 더 이상 지속될 것인지 다극화(multi-polar system)로 변화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미국경제의 세계경제에 대한 패권적 힘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종식될 것인지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경제가 파탄이 나고 이것이 세계경제에 쓰나미로 닥아 왔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이제 더 이상 미국경제의 세계경제에 패권적 힘은 지속될 수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파도가 오히려 지금까지 그런대로 유지되어 온 많은 신흥국들의 경제에는 엄청난 타격이 되어 동구라파 많은 국가를 비롯한 신흥국가들이 IMF 지원을 받게 되었고 최근 한국을 비롯한 5개 국가들이 미국과 시혜성 통화스왑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인 미국이 오히려 그 문제로 비틀거리는 이웃에게 도움을 주게 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IMF를 통하여 그리고 미국정부가 찍어내는 달러를 가지고 미국정부는 신흥국가들을 비롯한 세계 많은 국가들에 대하여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터무니없는 미국의 음모론이 유포될 정도의 현실 앞에 과연 세계경제의 다극화가 가능할 것인지 회의가 들게 된다.

1990년 쏘련의 종식 이후 세계는 무력이 아닌 경제에 있어서는 다극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미국의 패권화에 이끌리고 아무도 거기에 토를 달수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제 헤지펀드가 국부펀드로까지 발전되어 판치는 금융시장 속에서 경제구조의 취약성을 가진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경제들은 과연 미국이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니까 네가 해결하라고 큰 소리 칠 수 있을까? 오히려 미국정부는 국유화된 투자은행들을 통하여 그리고 미국정부의 장악 하에 있는 IMF나 IBRD를 통하여 다른 나라의 경제에 더 큰 영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민주당정부의 자국보호주의까지 합쳐질 때 세계경제는 다극체제로 전이될 수 있을 것인지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미국의 패권적 힘이 더 확대될지 모른다.

둘째 같은 연장선상에서 미국의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북유럽 중심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사태가 크게는 미국의 신자유주의의 경제운영에서 온 것인 만큼 이제 신자유주의의 시대는 갔다는 평가를 내어놓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와 관련하여 브라운 영국총리가 은행의 국유화로 세계지도자로 부상하고 있고, 경제운영에서 정부의 입김이 강한 불란서의 샤르코지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도 이에 질세라 시장에 대한 FRB의 직접지원 정책이 채택되고 정부는 부실은행의 후순위채권까지 매입하여 주겠다고 나섰다. 천문학적인 자금은 물론 정부의 몫이다. 이런 판국에 신자유주의는 얼어붙을 신자유주의냐고 퇴박을 준다. 사실 그렇다. ‘네가 하면 치정이고 내가하면 로맨스라’고 한국 같은 신흥국가들의 시장간여 지원정책을 그렇게 비판하던 국제기구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들이 제가 문제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시장을 짓이기고 다니고 있고 국제기구들도 그것이 옳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세계는 케인즈 신봉자가 큰 소리를 치고 새로운 뉴딜정책을 요청하고 있다. 불가피한 면도 있다. 민주당정부의 저소득 지원정책이 재정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니 신자유주의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이런 처사들이 옳고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다시 경제가 정상화 될 때 자본주의의 기본인 시장경제운영은 이미 사회주의 경제운영에 우월하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평가가 났다. 시장경제운영에서 정부의 시장간여는 적으면 적을수록 능률이 향상된다는 것도 실제 경제운영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재정을 건실하게 운용하고 시장은 시장의 힘에 의하여 운영되는 신자유주의의 경제운영은 여전히 우위를 갖게된다고 평가한다.

다만 두가지 전제가 따른다. 21세기는 자본과 실물이 서로 분리되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이는 시대이다. 따라서 자본의 이동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여러 복잡한 형태로 움직이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 일정한 자본이동에 대한 규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의 거래(transaction)에 실물거래에서 독과점규제나 무역에 대한 규제가 일부 존재하듯이 어떤 규칙이 하루 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경쟁에서 실패하거나 경쟁에서 열외 된 계층(사회보호계층)에 대한 정부지원은 신자유주의 하에서도 확충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런 전제를 제외하고 정부가 시장을 마구 짓밟는 경제운영은 그것이 케인즈의 유수정책(pump-priming policy)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제한적이고 최소화하는 것이 지금 경제운영의 기본이다. 하이에크가 지하에서 웃는다.

셋째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체제를 계속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한 시비이다. 최근 러이사와 중국의 총리들이 달러기축통화체제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와 중국통화의 사용 확대를 합의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금의 금융위기상황에서 사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이 큰소리칠 수 있는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국통화의 국제화를 원하지 않는 나라는 없겠지만 그 전제가 되는 세계의 자국경제운영의 평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바이레터럴하게 두 나라끼리 자국통화로 결제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도 상대방 통화에 대한 평가기준을 어떻게 놓고 정해가지 않을 수 없는데 그 때 달러가 되었던 옌이 되었던 국제통화를 활용하여 기준을 만들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의 달러가 다소 사용량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몇몇나라 들이 자기들끼리 결제수단으로서 자국통화를 이용한다고 해서 달러의 기축통화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넷째 새로운 국제기구의 창설이나 운영체제의 변화에 대한 모색이다. 이명박 한국대통령은 얼마전 신흥국가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하였다. 이미 세계경제위기에 처하여 G7국가들은 신흥국을 포한한 20개국 정상회의를 11월 개최할 것을 결정한바 있다. 따라서 연장선상에서 한국정부의 생각은 차제에 한국 등 신흥국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세계경제문제를 논의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 논리성도 있고 시의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려면 자연 IMF 등 국제기구의 기능이 제한되거나 제3의 국제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지금 한국정부가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 당장 한국의 이익에 이로우냐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나 국제기구들의 입장에서 보면 신흥국들이 함께 놀자는 것인데 이것은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경우가 될 것이다. 지금 한국정부가 통화스왑 하나하는 데도 미국이 봐준 것으로 평가하는 판에 너무 나대는 것 아닌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이론이 아니고 현실 외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의 힘 때문에 국제기구들의 창설에 변화를 가져온 사례를 많이 경험하였다. 왜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이 어려운가 생각해볼 일이다.

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좀 신중하게 정책을 세우자

10월 28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전격인하하고 필요한 은행채를 한국은행이 인수하여 금융기관의 자금유통을 돕겠다고 발표하였다. 금리를 18일 만에 다시 인하하여 지난번 것과 합하여 1% 포인트가 세계적인 금융패닉 앞에 한국은행이 취한 2008년 10월 중 대책이다.

정부는 물론 한국은행보다 앞서 환율을 위한 시장간여, 중소기업대책, 부동산대책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책을 불쑥 불쑥 발표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한다더니 오늘 조간에는 양도소득세를 없앤다는 기사가 일면기사로 실렸다. 어디까지가 맞는 이야기인지 잘 분간하기도 힘들 정도로 정책은 쏟아지고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기업을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 선제적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런 정부지원의 홍수 속에서도 시장은 냉담하기만 한 것 같다. 연일 주가는 하락하여 코스피가 900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언제 무너지느냐 하는 분위기이고 환율은 1500선이 코앞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하여 EU 국가들 모두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형국이다.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일본의 옌 강세에 국제적 협력정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와 마치 1985년 플라자미팅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거의 모든 발전된 나라들의 형편이 대동소이하게 경기하강의 미끄럼을 타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한국도 마냥 나쁘다고 만 할 수 없다.

다만 한국경제의 경우 우리는 안에서 외국의 악의적인 언론이나 헤지편드 들의 장난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어떻던 한국경제의 부도 가능성이 기분 나쁘게 신경자극을 하고 있다. 어저께만 하더라도 한국의 CDS(credit default swap)가 6% 포인트까지 치솟았다니 한국의 위험도가 말레지아보다 더 높다는 이야기가 되어 찜찜하고 무어 우리가 잘 못보고 있는 것이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자꾸 일어난다. 아무튼 그만큼 한국경제의 취약성(fragility)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자 여기서 우리가 좀 냉정하게 정돈하고 넘어갈 일이 있다. 대통령이 한국경제가 제2의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반복하여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해외 발 위기우려에 대하여 숫자적으로 논리성 있게 분석하여 시장에 내어 놓을 필요가 있다. 무조건 외환보유만 거론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외환의 수입(incoming)과 지출(outgoing)을 연말까지 그리고 앞으로 1년까지 그림을 그려 내어 놓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목을 죄는 일이 없다는 확신이 선다면 이제 R(recession)의 공포에서 벗어나 차분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국내경기가 나빠지고 고용이 악화되는 것을 받아드리고 오히려 차분하게 지난 정부에서 잘못하여 구조적으로 망가져 있는 것들을 정리하자.

현재의 세계적 금융 회오리는 사실 한국에 직접 불어 닥친 것이 아니었는데 미국이 무너지니 자연 한국도 영향권 속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돈을 돌 수 있도록 자금지원을 하되 금융기관의 경영부실을 정돈하는 기회를 함께 해야 한다. 아닌 말로 은행이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방만한 금융기관의 경영책임과 도덕적 해이를 엄정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경기하강을 막는다고 돈만 푼다고 중소기업이 살아나고 수출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자금지원은 오히려 체질만 망가트릴 뿐이다.

부동산 세제도 무엇이 잘 못된 것인지를 분명히 하여 자본주의의 기본질서와 이중과세라는 세제원리 위반이라는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부동산 보유세를 폐지하던지 해야 한다. 마치 교과서 개편이 무엇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니 이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해야지 무슨 좌편향 되었으니 바로잡는다고 하면 다음에 우편향 되었으니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논리로 부동산 보유세는 부동산 경기부양이나 현 정부의 친 기업정책과 관련하여 폐지되어야 한다고 하면 다음에는 부동산 버블을 잡기위하여 다시 보유세를 만들어야 한다는 엉성한 논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된다.

경제가 이지경인데 아직도 투쟁적노사문화는 그대로 살아있다. 세계적 금융회오리 앞에 모든 나라가 살아 남기위한 처절한 움직임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지금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비판을 받지만 그래서 새로운 뉴딜이 나온다고 해도 세계의 경쟁은 더 커지는 것이지 있는 사람 것 뺏어 내 부족을 메우는 식의 사고에 발생된 사회주의 경제는 더 움츠러들 것이라는 것이 나의 전망이다. 다만 구성원 간의 신뢰가 보다 중요시 되는 사회로 전이되고 있다. 그런 상황인식이 맞는다면 과연 한국의 현 투쟁적 노사문화는 계속 존재되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

재정지출이나 기업의 부담경감을 위한 일련의 세율조정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재정구조도 건실성을 마구 망가트려서는 안 된다. 지금은 새로운 정책의 발굴이나 제시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경제상황을 하나하나 정돈하고 잡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008년 10월 25일 토요일

한국정부는 경제위기 처리에 좀더 진중하게 언동 해야 한다

2008년 10월 마지막 한 주를 남겨놓은 25일 현재 세계경제는 극심한 혼미를 거듭하고 있고, 그 와중에서 피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도 패닉에 가까운 급격한 하강으로 치닫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938까지 내려 1.000 선이 무너져 졌고 환율은 1.424원까지 올랐다.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 앞에 모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외국 언론에서는 IMF가 보다 신속한 구제시스템을 마련하여 한국을 비롯한 외환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국가들을 돕고자 준비 중에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불름버그, 화이낸셜 타임스 등 외국언론들이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양하면서 다시 1998년 같은 위기를 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무디스나 S&P등 미국신용평가회사에서도 한국경제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미 한국 시중은행들의 등급을 하향 조치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한국정부는 2.300억불의 외환보유를 내세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어놓고 있다.

아무리 한국경제가 1년 내에 갚아야하는 단기부채가 1.800억 달러가 있다하더라도 이를 제외하고도 500억 달러의 외환보유 여유가 있는 것이고 한국 기업의 재무구조가 과거 1990년대 말에 비하여 세배 이상 개선되었기 때문에 비록 수출이 어렵고 소비가 얼어붙어 경기가 하강하더라도 이를 흡수할 능력을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자체평가인 것 같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은 충격에 노출된 분야가 거의 전 국민에 해당하는 소비계층과 일반가계에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기업부채가 1차적인 문제였는데 반하여 지금은 700조가 넘는 가계부채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증권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일반투자자들이 증시의 몰락과 함께 위험과 혼란에 크게 노출되었다는 점이다. 일본이나 정상적인 국가와 달리 한국의 외환시장은 왜 이 모양으로 급속한 절하를 하고 있느냐하는 의문을 많은 사람이 하고 있다. 언필칭 환투기세력을 질타하지만 그 내면에 그려지는 대형 수출업체들은 환율상승으로 수출증가율이 축소되고 있고, 이번 위기 이전인 한두달 전에 수출대전을 선물시장에서 거래를 마친 것들이 기한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돌아오지 못하게 할 방도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외국투자가들은 한국증시에서 10월 중에만도 4조5천억, 금년 들어 34조원을 팔아 송금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외환부족은 악순환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 원화는 절하될 수밖에 도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단기적인 위기의 악순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대응하는 한국정부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정책당국자들만 탓하고 있을 수 없다. 그들의 예측이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탓할 수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 보면 금년 10월의 세계적 금융위기는 단순한 미국의 주택금융부실에 초점을 맞추었거나 좀더 크게 보아 이 부실채권을 이용한 파생상품(derivatives)의 일차적 영향정도로 보아온 것이 세계적 흐름이었지 이렇게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나라가 그랬으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환율정책이나 운용은 잘 못하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서툰 시장개입과 말 바꾸기, 그리고 투기세력이나 악의적인 외부언론에 탓을 돌리는 듯한 자세 등 이런 것 들은 별로 잘하는 짓이라고 평가받기 어렵게 되었다. 좀더 사려 깊지 못하고 신중하지 못한 정책대응과 언동이 정부가 지금 지탄받고 신뢰를 얻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예를 몇 개 들어보자.

첫째 대통령이 최근 국제사회에 두 가지 제안한 것과 관련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한중일 3국이 투자하여 800억 달러 외화스왑 자금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였다. 물론 이것도 하는 것이 안하는 것 보다는 낳을 것이지만 언론에 제기된 것처럼 이런 일들이 언제나 누가 이니시어티브를 잡느냐 하는데 시간을 다 보낸다. 물론 이런 제안이 당장의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방안이 되겠지만 지금 한국정부가 조정자의 입장을 갖겠다고 자임하고 나서는 것이 어쩐지 지난 노무현정부에서 제한했던 미중일 조정자가 될 것을 자임하고 나섰던 때가 연상된다. 현재 한국경제의 위치로 보아 상책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한다.

다음 이번 북경 아셈회의에서 한국대통령이 제안한 국제금융기구 기능 조정과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의 참여를 요청한 제안도 별로 시의에 맞지 않는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안 그래도 한국경제에 대하여 질시하는 분위기가 있고, 무언가 한국경제가 망할 때 먹이를 찾을 수 있다는 하이에나 식 투자펀드 들에 대하여 관심을 부르는 대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또 선진국들의 입장이나 국제기구들의 입장에서도 그들의 특권적 자존심을 긁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론적인 말은 지금은 인워드 루킹할 타이밍이지 남을 탓하거나 비판할 시점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둘째 정책당국자들은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자기들의 이해나 무식에서 주장하는 것들 앞에 너무 자신 없어 하니까 더욱 매일 갈아 치우라는 이야기 만 나오고, 자신이 없으니 정책이 조변석개하듯 바뀌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니 정책당국자의 말이 신뢰가 없게 되고 그러니 경제는 더욱 안개속 에 묻히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위기 시에는 위기에 맞도록 정책운영을 하고 대응을 해야 한다. 시의성, 긴급성 등이 생명이다. 정치권의 동의가 필요하면 설득하고, 설득이 되지 않을 때 용감하게 그들과 싸워야 한다. 어차피 비전문가는 비전문가이고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 위기 시에는 한 발짝 물러서야 한다.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만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밤을 새워서라도 정부가 갈 길을 정치파트너와 협의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넷째 정치권은 위기극복과 관련하여서는 여야를 떠나 초당적인 협조를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물론 정치권의 위기극복 기여를 폄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는 그야말로 위험한 상황이고, 이것을 잘하면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을 수습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당시 정권을 맡은 정부다. 그에 대한 공과는 다음에 오는 것이다. 우선 위기극복은 정부에 일임하고, 정부가 위기처리 하는 일에 정치권 사회단체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협조해야 한다. 이것이 선진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현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신중하고 자신 있게 임해야 한다. 남에게 탓을 넘기는 언동이나 남을 부추겨 일을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내부의 문제를 외과의가 수술하듯 샅샅이 뒤쳐 완급을 가려 조용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 제발 밖으로 떠벌이지 말고, 체면생각하지 말고 한국경제가 회생하는 단기적인 해법을 찾아내고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체질을 고치는 구조개선책을 찾아 말보다 행동으로 추진하기를 바란다.

2008년 10월 10일 금요일

2류 경제학자의 현 경제상황 타개 방안

1. 또 다른 경제위기

그 많던 경제학자는 왜 현 경제상황에 대한 대응책에 대하여 침묵하고 있는가라는 논제의 글이 10월 초 어느 주요 일간신문에 제기되었다. 이렇게 경제상황이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엄중하여 일반인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잘난 척 잘 하던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왜 길잡이를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가하고 질타하고 있다.

시장의 물가는 치솟고 국제수지 적자는 엄청나게 커지고 있고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다. 정책운영에서 금리는 올릴 것인지 내릴 것인지 아니면 그냥 갈 것인지, 환율은 금융당국에서 시장개입을 할 것인지 하면 안정되는 것인지 외환보유액이 고갈되는 것은 아닌지, 집값은 계속 내려갈 것인지 내려가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등의 현실 경제문제가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지 가늠이 안선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당장 내 주식은 팔아야 하나 편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집은 사야하나 팔아야하나 등등 당장 자신에게 밀어닥친 자산운용에 대하여 명쾌한 답이 없어 갑갑하기 그지없다고 일반인들은 불평이다.

최근 한국경제의 어려움이 1998년 IMF 때와 다른 점은 당시는 외환의 미스매치에서 오는 국가부도의 위기이었기 때문에 일반인의 경제활동에 직접 관련이 적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국가위기 보다는 개인 경제운영의 위기라는 점에서 일반 가계나 개인 중소기업이 당하고 있는 절박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1998년과 다른 점은 당시 한국을 비롯한 일부 신흥국가들이 겪었던 외환의 어려움은 세계경기가 양호한 상태 하에서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들의 기능이 건실한 상태이었었는데 비하여 지금의 위기는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번져나갈 성질이고 그 끝이 어디일지를 잘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한국경제가 IMF 충격을 거치면서 많이 단련된 면도 있고 또 많은 발전을 하여 어느 정도 위기관리에 익숙하여진 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요즘 미국 발 세계금융시장의 혼돈상황은 또 다른 종류의 위기전개이고 이의 대응 또한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나는 전통적인 경제학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부에서 거시경제운영에 30여년 종사하였고, 정부를 나와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으니 2류경제학자는 된다고 생각되어 현 상황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침묵을 깨게 하기위한 종을 쳐보고자 한다.

2. 위기의 성격

2차대전 이후 경제학의 큰 흐름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이론에 입각하여 실물경제의 흐름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대응책을 강구하는데 중점을 두어왔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본 부문은 다분히 실물경제의 결제수단으로 종속되어 변화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20세기 말부터 자본이 자본 자체의 이익에 따라 독립변수로 역할을 하여 오게 되었고, 21세기 들어 자본시장은 더 큰 크기와 비중으로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본시장의 활동은 실물시장에 비하여 보다 추상적이고 복잡하고 수리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게 되어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게 되었다. 돈이 원래 색깔이나 냄새가 있는 물체가 아니기 때문에 수용액처럼 용도에 따라 여러 형태로 변형되고 감추어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에서 문제가 시작된 주택금융시장의 채권이 여러 형태의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으로 변화되어 시장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금융당국 조차도 이 흐름을 상세하게 따라가기 힘이 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 금융상품을 매개한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될 것인지를 잘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사전적 또는 사후적으로 이의 대응책을 강구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 미국에 설정 된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도 그것으로 충분한 것인지 부족한 것인지 일부 전문가의 말대로 쓸데없이 시간만 천연시키는 구제책에 불과할 것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는 것이다. 2008년 10월 8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들은 담합적으로 금리를 0.25~0.50% 인하한다고 발표하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썰렁하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다고 해서 제기된 문제를 시장에 맡기고 정부나 금융당국이 내 몰라라할 성질의 일이 아님은 모두 동의할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것으로 부족하여 정부의 지원이 더 추가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납세자의 억울함이나 금융기관을 비롯한 관계회사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응징은 불가피할 것이지만 이 구제책의 발전을 예측하기란 그냥 점치는 수준이라고 이해해야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에 회자되는 것처럼 월스트리트가 무너졌다든가, 투자은행의 시대는 끝이 나고 일반 소비금융 중심의 상업은행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나친 예상일 것이다. 왜냐하면 어차피 자본시장이 이제 다시 과거의 실물경제의 종속변수로 전락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은 자본 자체의 이익을 찾아 여러 복잡한 기술을 토대로 한 상품으로 포장되어 시장에서 움직이게 마련일 것이다. 다만 좀더 명료성과 책임성을 금융당국으로부터 요구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현재의 충격이 어느 정도 시장에서 흡수되면 자본시장의 투자활동은 계속 활성화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미국경제의 위기 탈출은 언제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경제전반의 문제이겠지만 현재의 금융소용돌이와 관련하여 보면 미국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이에 영향을 받은 선진국들의 정부지원 명분으로 지원협력이 확대될 것이다. 시장도 이러한 각국정부의 지원과 지난 일에 대한 망각성향으로 지금 걱정하는 것보다는 빠른 복원력을 가지고 회복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관적인 전망이다.

그렇다면 그 복원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3개월, 6개월, 1년 아니면 2년, 장기라면 5년 이상, 이러한 점치기는 사실 너무 불확실성이 많다고 할 수 있고 어느 안을 이야기 하더라도 거기에 제기되는 의문은 처음부터 가지고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미국의 1930년대 불황처럼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리라는 비관은 경제 발전수준과 현대의 속도(speed)중심의 기술성을 놓고 본다면 현실성이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야말로 경기순환처럼 현 경제위기가 빨리 나이스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일 것이다. 이러한 비관과 낙관의 중간영역 어디엔가 답이 있을 것이다. 결국 복원에 2년 정도를 보고, 다만 앞으로 5개월 뒤인 내년 3월 정도면 시장의 복원움직임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좋아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필자의 전망이다. 물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특히 요즈음(2008년 10월 7일)처럼 세계증시의 동시 폭락과 한국의 외환시장이 급등하는 패닉 현상을 보면서 이런 낙관에 토를 달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필자 자신도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비록 미국경제의 패권적 힘은 변화를 보이겠지만 세계경제나 금융시장은 나름대로의 복원력을 가지고 빨리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육감이다.

3. 한국경제 흐름

그렇다면 이런 흐름 속에 한국경제는, 한국시장은 어떻게 될까? 사실 한국경제는 미국의 금융위기 이전부터 지난 정부의 경제운영 실패와 원유 등 자원가격의 폭등으로 인플레이션과 경쟁력 하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자 국내에 들어와 있던 해외투자가들이 점차 한국시장으로부터 탈출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위한 달러수요의 증대로 원화의 대미환율이 절하되기 시작하였다. 그 시점에 이명박정부가 시작되었고, 새로 출범한 정부의 인사, 미국쇠고기수입 등 악재의 노출과 섣부른 외한시장개입정책으로 새 정부에 대한 신뢰상실이 일어났다. 이 와중에 미국의 주택금융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주택채권을 매개한 금융기관들 특히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불량채권을 감당할 능력을 상실할 정도로 그 규모는 천문학적이었고 급기야 월가를 패닉으로 몰고 갔다. 이런 상황 하에서 신자유주의의 메카처럼 된 월가는 이체면 저체면 따질 겨를이 없이 미국정부와 세계시장에 구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달러는 약세로 급반전되었고 이틈을 타 원유시장의 투기꾼들은 기름 값을 바렐당 147불까지 끌어올려놓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원화는 달러의 약세에 따라 반등하여야 자연스러운 것인데 실제는 반대로 달러가치의 하락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여 900원대에 있던 원화의 달러 환율은 1300원(10월 8일 현재 1397원)을 넘어 서고 있다.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우려에 따라 원유 값은 80불대로 하락하였고 어느 전문기관은 앞으로 50불대의 원유가격을 전망하기도 한다. 그래도 안전성 면에서 달러선호가 계속되어 달러가치가 상승하고 있으니 달러대 원화 환율은 더욱 치솟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한국경제의 환율은 이래도 뺨 맞고 저래도 뺨 맞는 꼴이 되어버렸다. 결과론이지만 공연이 한동안 환율 안정시킨다고 시장개입을 하여 날려버린 220억불에 달하는 보유외환이 아까운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 환율이 올랐으나 세계경기의 하락으로 수출은 되지 않고 수입 원가만 올라가 바야흐로 한국경제는 큰 어려움에 쌓여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이명박정부는 경제정책에 관한 한국 국민들로부터 아직 총체적으로 신뢰를 회복하였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이 정부뿐만 아니라 지난 정부의 정책실패(left over)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후진성이 빚어낸 공동작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정당한 평가일 것이다. 아무튼 2008년 10월 현재 한국경제는 대외 대내의 큰 충격으로 아주 어려운 지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다른 나라 경제를 생각할 겨를이 없이 당장 닥쳐온 한국경제의 위기관리를 어떻게 해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4. 한국경제의 위기 내용

2008년 4분기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내용을 피상적으로 열거하여보면 다음과 같다고 할 것이다.
가. 환율은 얼마나 오를(절하)까?
나. 주식 값은 얼마나 더 떨어질까?
다. 외환보유액은 부족하지 않은가?
라. 경제성장은 몇 퍼센트나 될까?
마. 기름값은 얼마나 될까?
바. 집값은 얼마나 더 떨어질까?
사. 인플레이션은 얼마나 될까?
아. 고용은 얼마나 될까?
서로 맞물려지는 이러한 위기의 내용은 생각하면 한이 없는 것 같이 많다. 그러니 그에 대한 처방도 수없이 많이 제시된다.

5. 대처방안

한국경제의 위기가 성장 고용 물가 대외불균형 등 복합적으로 일어나고 부동산 외환 등 투기가 일어나고 있고 정부 전체에 대한 신뢰호복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대처방안 역시 다각적으로 제시될 수밖에 없다. 당장의 외환관리에서부터 시작하여 모든 경제정책이 위기관리와 연관되어 검토되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여기에 더하여 지난 정부에서 잘못 추진된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체제의 정비, 성장력의 촉진 그리고 남북관계의 정돈 등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정책들이 위기관리와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다. 여기에 한수 더 떠서 언제나 한국경제와 같은 신흥경제가 선진경제권으로부터 받게 되는 퇴박의 대상인 시장에 대한 정부간여가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선진권경제의 위기처방으로 등장하자 이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소위 세계적 기준(global standard)의 상실이 일어났다. 그래서 정부의 시장간여를 합리화하고 더 나아가 복지중심의 사회주의경제정책이 다시 힘을 받는 듯한 분위기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지금 진행되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나 경기침체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잘만 하면 지난번의 IMF 때와 반대되는 입장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하기에 따라서는 한국경제는 보다 신속하게 세계적인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와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외환보유와 그동안 경기가 저점에 와 있었기 때문에 경제구조가 허물어지지 않는 한 경기는 상향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비록 현재 신뢰를 잃고 있기는 하지만 이명박정부가 새로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무언가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므로 잘만하면 다시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경제는 어려움을 잘 헤쳐 나온 많은 경험을 가진 경제라는 점이 강점일 수도 있다. 지난 IMF를 비롯하여 50여년의 압축된 발전과정에서 한국경제는 숫한 어려움에 직면하였었고 이를 한국경제는 잘 극복하여 왔다.

따라서 지금 한국경제는 너무 현 상황에 두려움을 갖거나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자신감 있게 나아가 오히려 그동안 한국경제의 선생님 노릇을 하던 선진권 경제에 조언할 수 있는 여유와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한국경제 내부의 문제들을 하루 빨리 추스르는 기민성과 능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토대로 이명박정부가 현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당장 추진해야 할 방안을 정돈하여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가.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좀더 보수적으로 신중하게 하고, 좀더 은밀하게 하는 것이 좋다. 금융기관의 외환확보는 상시 점검체제를 당분간 유지하여 책임감을 함께 부여해야 한다. 다만 위기가 가장 나쁜 형태로 다가올 때를 대비한 예비계획(contingency plan)을 세밀하게 작성하여 미리 대비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이 극단적으로 요동칠 때라도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준비는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필요한 범위 내에서 국민과 시장에게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나. 현재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관련 세제개편은 지난 정부의 잘못된 조세체계를 정비한다는 차원에서 방향이 옳게 되었다고 판단한다. 조세를 통한 부자에 대한 응징이나 빈곤계층의 구제는 한계가 있고 시대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따라서 이중과세적 종합부동산세제는 폐지되는 것이 옳고, 거래세와 보유세 중 어느 것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를 정책적으로 선택하여 부동산 보유에 조세치중을 하려면 거래세는 대폭 낮추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부동산투기는 세제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경제전반의 안정정책을 통하여 수습되었음을 과거의 경험으로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어느 경우이던 통화가치의 안정, 법질서의 안정, 사회체제의 안정을 통하여 부동산 버블은 치유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법인세 소득세 등의 세율을 인하하려는 정부의 방침은 옳은 것이고 오히려 좀더 적극적으로 그 폭과 시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라. 이명박 정부의 태생적 취향이라고 할 수 있는 토건업 중심의 경기부양은 지금 시점에서는 맞지 않는다고 본다. 이런 인식위에서 수도권규제의 지속이나 지방거점도시의 개발 등 전 정부로부터 이월된 정책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이명박정부가 추진할 100대 과제 같은 것은 그 내용의 타당성을 차치하고 시의성으로 보아 맞지 않는다. 천금같은 임기 초 1년을 버린 시점에서 이명박정부가 새삼스럽게 무엇을 하겠다는 정치슬로건을 내거는 것은 진부한 발상이다. 또 지금 같은 글로벌 위기에 오히려 위기관리를 정부 뿐만 아니라 정치권, 비정부기구, 사회단체들이 함께 힘을 합치게 하는 계획과 방안을 마련하여 의견수렴을 해가는 것이 급하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평가한다.

마. IMF 직후 김대중정부에서 천명하고 실제는 양두구육이 된 개혁과제 즉 정부개혁, 금융개혁, 기업개혁 그리고 노동개혁들을 이명박정부는 지금 시점에서 다시 취사선택하여 한국경제의 개혁을 추진해야 옳다고 본다. 정부개혁이 기구의 축소나 인원의 감축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정부 기능의 효율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경제부총리제의 폐지나 금융정책의 사령탑 불확실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들을 고려하여 위기관리에 우선을 둔 정부개편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투자은행 중심의 금융개혁이 글로벌금융위기에 적합한지 검토해야 한다. 기업개혁은 그 동안 재무구조 개선은 많이 이루러 졌지만 지난 삼성그룹사건에서 보았듯이 기업의 지배구조(governance)개선은 아직 미흡하다. 노동개혁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평가된다. 시대착오적인 투쟁일변도의 노동활동은 세계적경제위기에 전연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상 단편적인 예시에서 보듯 한국경제의 선진구조를 갖추기 위한 발전은 아직 한참 멀었다고 하는데 동의한다면 이러한 격동기에 경기부양보다는 구조개혁을 통하여 장기적인 발전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단기적인 인기보다는 이러한 일을 인기가 없는 가운데 추진하는 것이 선진된 사회의 긍정적인 리더십이 될 것이다.

바.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보다는 오히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보다 확고히 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지금까지의 정책방향을 견지하는 경제철학의 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경쟁실패자나 열외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보다 실질적으로 확대되어 이들에 대하여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을 천명함으로써 시장경제가 가지는 취약성을 보완하고 선진된 국가의 경제운영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사. 이상에서 예시된 위기관리정책들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알량한 저소득층지원이나 복지중심적 논리에서 정부가 하는 일에 토를 달아야 유식한 것처럼 행동하는 자세를 지양하고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승적이고 위기관리 차원의 신속한 토론과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정부 또한 이미 정부정책이 결정되었거나 새로운 정책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좀더 자신 있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위기관리 내각 같은 자세를 보여 시간과 능력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절대다수 여당을 가진 이명박정부가 이렇게 안팎으로 몰리면서 정책추진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정부의 무능을 노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confidence)을 심어 주어야한다. 민주주의 자체가 시끄러움을 수반하는 제도이다. 좋게 보면 각계의 의견이 동시다발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이해관계인의 목소리인지, 비정부기구의 순수한 목소리인지, 시대에 뒤떨어진 언론기관 또는 정치권의 목소리인지 잘 구분하여 여론을 정돈하고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이를 통해서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요즘처럼 전 세계적인 격변기에 국민의식을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 잘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면 한국경제는 더 나아가 한국의 미래는 한 단계 더 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6. 결론

자본주의의 승리를 의미하는 ‘역사의 종언’을 쓴 미국의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현 미국 금융위기와 관련하여 고 감세와 국가기능 최소화로 대표되는 레이건어믹스는 공공기능의 확대를 요구받고 있다고 하고 이것이 미국 신자유주의의 종언(The fall of America)이라고 하고 있다. 영국 독일 등 구라파 국가들 사이에서도 미운 오리새끼인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미국식 경제운영을 한다고(실제는 그렇지도 못하면서) 못마땅해 하던 부류의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최근 세계금융시장의 패닉을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라고 강조하고 나서고 있다.

경제운영의 기본철학이 어디에 두던 그 지향점이 국리민복에 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이다. 다만 시대와 국가에 따라 여러 형태의 경제운영체제가 등장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경우 그 동안의 발전과정에서 정부 주도적 개발연대를 거쳐 1980년대 초반 안정과 개방을 통한 시장경제운영체제로 발전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직도 정부는 시장의 보다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1990년대 말 IMF를 거치면서 보다 시장 중심적으로 변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 발전된 시장의 시각으로 보면 한국경제의 운영에는 정부가 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어느 미국학자는 경제민족주의라고 명명하고 그것이 한국경제가 IMF 극복을 보다 잘 하게 하였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았다. 이름이 무엇이던 한국경제운영에서 정부의 기능이 순기능이던 부작용이던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이 정부규제 최소화의 정책슬로건을 만들게 하였고 그것이 지금도 한국경제 운영에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지만 현재 미국이나 구라파 선진국에서 지향하는 정부기능 확대가 바로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경제운영이 지향해야 할 점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추구하였던 시장기능 확대에 미흡한 부분을 마무리하여 정부규제 최소화를 추진하고 여기에 정부기능도 보다 효율화하여 시장을 뒤 밭침 하는 방향으로 보완해가야 한다는 자연스런 결론에 도달할 수가 있다고 본다. 이런 일을 이명박 정부가 잘 추진하면 한국경제는 현 세계적 경제위기를 보다 가볍게 지나면서 보다 효율성있는 시장과 정부를 동시에 만들 수 있고 시장의 위기도 빨리 수습될 수 있다고 필자는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