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30일 토요일

수심 가득한 계절의 여왕을 보내며

2009년 5월 계절의 여왕은 수심 가득한 모습이다. 하나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살에 따른 여러 파장을 안고 국민장으로 보내는 마음이 어둡다. 그가 청와대를 떠난 지 1년 반이 채 안되었는데, 세상은 오월 잔디에 잡초 솟아나듯 여러 갈등이 피어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계절의 여왕 마음을 무겁게 한다. 둘은 남한의 국민장 중에도 참지 못하고 북한정권은 핵실험을 하고 로켓을 쏘아대고 있다. 그들이 좋아했던, 아니 그들을 좋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는데 북한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계절의 여왕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인가 아침 모든 뉴스미디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전하기 시작하여 어저께 27일 밤 12시 국민장기간이 끝날 때 까지 온통 이 소식으로 도배를 하다시피 하였다. 이 소식을 인터넷으로 보는 순간 나의 머리를 제일 먼저 스치는 것이 어떻게 대통령 지낸 사람이 자살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상상하기 힘든 현실 앞에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하였을 것이다.

대통령의 자살. 과문한 나는 이런 사례가 다른 나라에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다른 외국의 사례는 몇 건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처음 있는 이 비극을 앞에 놓고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한국 하늘을 뒤 덮었다. 그리고 국민장을 치르면서 몇 가지 생각이 가닥을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첫째는 한국 사람은 정이 많은 국민이구나 하는 생각이다. 언론에 나온 것을 보면 5백만이 넘는 조문객이 한반도와 그리고 외국공관 등을 찾았다고 한다. 또 장례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뜨겁게 망인 노무현을 애달파 했다. 그의 장례기간 동안 온 언론은 앞 다투어 망인의 훌륭한 생애를 찬미하듯 기사화하였다. 그러니 그의 잘못된 정책이나 자살의 직접적인 동인이었던 부정과 연관된 문제 등은 여느 결에 사라져 버렸다. 서양에서는 사건관련 자살이 범죄인정으로 받아드려진다지만, 한국에서는 죽음 앞에 모든 것은 없었던 일이 된다. 따라서 검찰에서도 ‘기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자살 직후 결론 내었다. 한 발작 더 나아가 장례과정에서 오히려 현 이명박대통령에게 사과하라고 엉뚱한 요구를 하는 해프닝까지 생겼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소박한 정이 넘치는 것이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읽었다.

둘째는 한국사회의 다양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이렇게 많은 애도의 물결에 유가족도 놀라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국민과의 소통을 망인은 잘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면에서는 현 이명박 정부의 리더십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들의 실망감을 노무현 전대통령 조문으로 표시한 것 아닌가 하는 언론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한국사회는 현재 여러 가지 형태의 갈등구조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 먹은 사람들의 식사장소에서 우스개 소리로 나온 말이 우리 주변에서는 조문 간 사람을 찾을 수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많은 사람이 조문할 수 있느냐 한다. 전연 다른 위성(planet)이 한국사회에 많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사회가 발전할수록 다양성이 확대되지만 그 다양성은 같은 위성에서 존재하는 견해의 차이이지 이것은 전연 다른 지구인들이 함께 사는 모양새와 보다 가까운지 모르겠다.

셋째 이번 장례과정에서 이명박정부의 의연함이 부족한 면을 보면서 실망스러운 점을 지적하고 싶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노 전대통령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이명박 대통령은 당일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였다고 한다. 물론 전임대통령의 서거 그것도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 앞에 현직 대통령의 마음을 읽을 수는 있지만 촌각도 그냥 갈 수 없는 대통령의 집무를 어떻게 중단할 수 있단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국민장을 수용하게 유족에게 권유하는 과정도 일반인이 보기에 적절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서거 당일 정부를 대표하여 조문 간 국무총리를 조문도 못하게 쫓아내고, 무슨 정부가 죄지은 것처럼 국민장을 수용해 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의연함이 부족하고 오히려 과례인 것처럼 보인다.

넷째 김정일 정권의 무례함에 새삼 분노와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여 왔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북한은 핵실험을 단행하였다. 연이어 미사일을 쏘아대는 실험을 오늘까지도 계속하고 있다. 북한정권에 대하여 예의를 논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핵실험 이후 한국정부가 취한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전면가입 조치를 놓고 선전포고니 무어니 하면서 지금 한반도에는 최근 가장 높은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불법침공이 예상시나리오에 오를 정도로 한국군은 비상체제에 있다. 언론보도만 보면 금세라도 전투가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한국 사람은 오금이 저려오고 있다. 오늘 이런 상황이 있게 만든 데는 북한 정권 다음으로 지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무턱 댄 북한지원이 큰 몫을 하였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 일을 시작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장례과정에서 마치 한국 민주주의를 만든 장본인처럼 행세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와 허탈을 감출 수 없다.

아무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는 많은 영욕을 뒤로 한 채 한줌의 재로 변하여 한국사람 들의 곁을 떠났다. 그 것도 이 찬란한 계절 5월에..... 많은 어려운 사람의 아픔을 함께한 채 그리고 모든 한국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긴장을 놓아둔 채 그는 갔다. 그를 보내는 계절의 여왕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또한 계절의 여왕을 보내는 한국사람들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이다.

2009년 5월 19일 화요일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제 신설을 반대한다.

보도에 의하면 정부와 한나라당은 내년부터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를 신설하기로 합의하였다 한다. 우선 세 부담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 경제위기에 무슨 뚱딴지같은 새로운 세목의 신설인가 의아할 수 있지만 일부는 전에 국세의 부가세 형태로 이미 징수하던 것을 아예 지방세로 독립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부담 증가는 없는 것이고, 일부는 새로 만드는 것인 모양인데 이것도 이미 징수한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이전하는 것이므로 이것도 일단 추가 부담은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 정책의 배경에는 지난 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할 때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대가 심하게 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약삭빠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을 실현하는 것이라 한다.

그 내용은 우선 국세인 소득세와 법인세의 10%를 부가세형태로 부과하던 주민세를 지방소득세로 변경 신설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징수하도록 한 것이고, 지방소비세는 부가가치세의 10%에 해당하는 세액을 지방자치단체의 몫으로 돌리는 것으로 이전의 형식에 따라 교부금이 될지 가산세의 형태가 될지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아무튼 일견 국민의 추가 세 부담은 없고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이 보다 안정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이 정책의 추진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도의 도입은 조세이론상으로 보나 현실 행정관행으로 볼 때 다음과 같은 불합리한 면이 있어 그 도입을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지방자치제의 세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달해야 하는 일반원칙에 반하는 제도이다. 그동안 주민세를 소득세나 법인세의 부가세의 형태로 징수하던 편법을 이번에 지방소득세로 독립시키는 것은 이런 취지에서는 합당한 처사이다. 그런데 여기에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을 지방에 이전하는 지방소비세는 또 하나의 나쁜 제도를 전과 같이 다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대책 없이 부가가치세의 10%를 지방에 이전하면 중앙정부의 세입에 그만큼 차질이 오는데 이것은 누가 부담하는가? 국민인가 정부인가. 물론 정부가 아닌 국민의 추가 부담이 어떤 형태로던 돌아올 것이 뻔하다.

둘째 지방소득세의 신설이 지방자치단체 간의 재정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은 자명하다고 할 것이다. 지방소도시 자치단체의 소득세 징수가 과연 얼마나 되며 그곳의 재정궁핍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결국 중앙정부에 추가적 의존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보도에 의하면 지방소득세에 탄력세율과 감면 공제제도를 지자체가 자율 운영하도록 제도화한다는데 그렇게 될 경우 재정이 넉넉한 수도권이나 대도시 자치단체들의 경우 선심성 세율 낮추기와 감면확대가 올 것이다. 이때 타 지역과의 역차별이 발생하고 어려운 지자체의 세수확대 노력에 따른 주민부담 추가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 때 대도시와 농촌, 부자 지자체와 가난한 지자체 간의 불균형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넷째 국가의 조세징수권이 옛날 국왕의 특권으로 취급받던 개념에서 현대 행정에서는 정부의 행정서비스에 수반하는 불가피한 비용의 징수개념으로 전환되어가는 현대 조세개념에 입각해 본다면, 조세징수권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이 무슨 혜택이나 이익을 주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이런 인식위에 이번 국세의 지방세 이양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재고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다섯째 행정비용의 증가가 불가피하며 또 공과금의 통합징수 추세에 반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주민세는 그동안 국세 부가세 형태로 징수하였는데 이것을 지자체가 직접 징수하기 위해서는 전담기구가 있어야 하고 상당한 추가 인력과 비용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 추가부담은 주민의 몫으로 돌아갈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래서 최근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료등 공적기관의 요금 징수를 통합하는 추세에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의 각종 세금이나 요금의 징수를 통합 징수하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규모가 영세한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는 세금징수의 한계비용은 증가하기 마련일 것이고 이 경우 일정액의 수수료를 납부하고 국세징수기관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입각하여 보면 지자체의 선심성 조세신설보다는 종래의 부가세 개념이 더 합리성을 가졌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 납세자의 입장에서도 지방세의 독립신설이 소득신고 등 국세의 경우와 별개로 도일한 행동을 다시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부가세제도를 없앨 요량도 아니고 새로 부가가치세에 부가세를 만들 요량이면 이번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 신설은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

2009년 5월 12일 화요일

서비스산업활성화 종합계획 만들자.

차 례

1. 수출 중심에서 서비산업 중심으로
2. 한국서비스업의 낙후성
3. 정부의 무능한 서비스산업 발전전략
4. 계획의 기본틀은 KDI가, 추진은 재경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여 재경부가.
5. 지금 주저하면 한국경제는 바람 앞에 등불신세를 면할 수 없다.


1. 수출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한국경제는 억울할 만큼 많이 흔들렸다. 지난 10여 년 간 경제의 발전은 부진하였지만 위기관리 면에서는 나름대로 개선되었다고 생각한 한국경제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어 상장기업 평균 400% 대의 부채비율이 100% 대로 개선되었다. IMF 이후 속절없이 빗장이 풀린 한국경제는 수많은 기업이 없어졌거나 그 주인을 바꿨다. 그러면서 적자생존의 경쟁 속에서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저력은 한국 기업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나라살림살이에서도 재정은 구조면에서 많이 망가졌지만 외환보유액은 2000억불 이상 쌓았다. 1998년 당시 200억불의 외환보유가 하루아침 30억불로 줄어들어 한국경제는 IMF로 갔다. 그렇게 빡빡하던 외환보유도 여유가 있다고 정부는 자랑하곤 하였다.

그런 한국경제가 2008년 2분기 이후 위험신호가 켜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허구한 날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리고 몇 달 있다가 9월 말 미국의 불량주택채권 문제가 드디어 수면위로 떠올랐고, 이어 리먼 사태가 나자 세계는 하루아침에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도 순진한 한국 사람들은 2000억불이라는 외환보유가 있는데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 그러나 사태는 환율에서 터지기 시작하였고 1000원대의 대미환율이 1500원이 넘어가고 국제원유가격이 1500달러가 넘어가자 한국에 와 있던 외국투자가들은 한국시장을 버리기 시작하였다. 한편 세계적인 패닉 앞에 수출시장은 마비되어 수출 길은 막혀 버렸다. 그러니 2008년 4분기 한국의 GDP는 연율로 20%가 넘게 마이나스 성장을 하고, 그 부(負)의 성장은 금년 1분기에도 계속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경제가 마치 금세 부도가 날 것처럼 비관론이 나오고 여기에 더하여 호시탐탐 한국시장을 넘보고 있는 국제자본들은 의도적으로 한국시장의 취약성을 부각시켰다. 지난 3월까지 특히 HSBC 등 금융기관과 영국의 피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언론기관은 내어놓고 한국경제를 폄하하였다. 속이야 쓰리지만 이런 악랄하기 까지 한 국제금융시장의 흐름 속에서 한국경제는 더 이상 수출에 의존된 경제를 운영해서는 안 되겠다는 문제점이 부각되었다.

한국경제의 무역의존도는 해마다 증가되어 2007년에 GDP의 75.1%까지 되었다. 이는 지난 1996년 50.4%에서 10년 사이 25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물론 부가가치 증가를 단순 무역규모에 비교하는 이론적 문제가 있지만 아무튼 대부분 이미 발전된 경제의 경우 한국경제보다는 이 비율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22%, 일본 30%, 영국 38%, 프랑스 45%, 중국 67%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독일 72%, 대만 121% 그리고 네델란드 벨지움 룩셈브르크 등 GDP의 두 배가 넘는 나라도 많다. IBRD의 무역의존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이 83%인데 일본 28%, 중국 69%이다. 따라서 그 비율 수치 자체가 반드시 문제인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내수(內需)가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는 외풍에 훨씬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겠다. 거기다가 경쟁력을 나타내는 수출단가를 비교한 UN 통계에 의하면 2000년을 100으로 하였을 때 일본 등 선진국 평균 수출단가는 130, 중국 103인데 비하여 한국은 92로, 그만큼 한국상품의 가격이 낮게 팔려나갔다고 나와 있다. 이는 수출산업의 채산성에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거기다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몇 개 상품의 비중이 한국이 유독 크게 나타나 한국경제의 기반이 몇몇 기업이나 상품에 더 의존되어 있다고 분석된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오자 한국경제가 유난히 더 추위를 타게 되는 연유가 여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경제의 수출발전전략은 1960년대 초 제1차경제개발계획으로 올라간다. 당시 내수시장이 손바닥만한데 어떻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으로 세계시장을 상대로 한 수출 진흥만이 한국경제가 살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대외지향적 개발전략의 선택은 한국경제를 한 세대 안에 전통농업구조에서 공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로 발전시켰고, 이것이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지식 정보 통신 산업으로 그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발전과정에서 한국의 무역의존 문제는 많이 다룬 사회이슈 중의 하나가 되었다. 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많은 자본이 필요한데 국내저축이 부족하여 외국자본을 도입하자 일각에서 외채망국론을 들고 나왔다. 수출전략이 가져온 부수정책이 수입자유화 개방정책인데 이 과정에서 국내산업의 보호문제가 사회문제로 제기 되었다. 쌀 시장의 개방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남아 있는 부문이다. 1981년부터 시작된 4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서를 쓰면서 당시의 경제기획원 기획팀들 사이에서는 세계시장의 변화에 어떻게 수출을 지속시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전략논의를 무수히 계속하였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한국의 수출시장이 변화하더라도 세계 모든 시장이 그렇게 동시적(synchronization)으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한쪽 시장이 저조하면 다른 활발한 시장을 찾으면 되고 그래서 수출다변화가 이루어지면 이 문제는 자연 해결될 수 있다고 당시 4차계획서는 밝히고 있다.

생각하면 한국경제가 지금처럼 완전 개방되고 경제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올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연구가 당시로서는 부족하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30년 전에 오늘의 한국경제와 세계경제를 상정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얻게 된 결론이 이제는 시장다변화에 의한 수출전략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그 출발점은 내수시장을 발전시키는 전략이 될 것이다.

내수시장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주택과 지방도시 건설 그리고 도로 철도 항만 항공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등 건설업이 떠오른다. 이명박정부의 4대강 운하계획이나 4대강유역개발계획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부문의 개발은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서 그 지속성이 어렵고 고용흡수나 부가가치 증식에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부문을 도외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위기극복을 위한 재정지출의 대상 중 큰 부문은 자연 사회간접자본이 될 수밖에 없다. 치산치수(治山治水)로 대표되는 이 부문은 보다 자본집약적이고 덜 부가가치와 정규고용 집약적이라는 취약점이 있다. 그래서 자본축적이 적고 빠른 발전이 요구되는 한국경제의 위기극복전략으로서는 자연 한계가 있게 된다. 경제의 하부구조를 튼튼하게 하여야 장기적인 발전의 기틀이 잡힌다는 사회간접자본의 중요성은 언제나 진리일 것이다.

그러나 대량생산과 연관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보다 필요로 하는 도로 철도 항만 등의 하드웨어적 사회간접자본은 이제 산업구조가 금융 지식 정보 통신 등 서비스업으로 이동되면서 경제의 하부구조도 변화를 요구받는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적 사회간접자본과 함께 보다 소프트웨어적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서비스산업의 진흥발전을 위한 하부구조개발은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부문 개발을 위한 건설업보다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이 보장되고 부가가치와 고용흡수가 큰 분야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2. 한국서비스산업의 낙후성

한국사회는 전통적인 농업 중시에서 수출진흥을 위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의 축이 이동되었다. 고용은 흡수력이 큰 농업부문이 대종을 이루어 왔는데 대량생산체제에서 산업현장 인력이 고용을 또한 흡수하였다. 다른 발전도상국가 들에 비하여 한국경제는 이런 독특한 산업발전과정 속에서 고용이 훨씬 덜 사회문제가 되었고 그런 현상은 최근까지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농업이라고 하는 고용의 큰 버퍼 죤이 있었기에 경기가 하향할 때도 한국경제는 고용에 관한한 문제가 덜 심각하였었다. 그러나 이제 농업이 고용흡수기능을 상실한 마당에 세계적 경제위기 앞에 한국의 고용시장은 기댈 데가 없다. 현재 한국사회의 고용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유교적 전통관념 속에서 한국사회는 서비스업의 부정적 개념이 정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비스업을 향락산업으로 착각하고 윤리도덕 면에서 이 부문을 경시하고자 하였다. 마치 ‘수출은 좋은 것 수입은 나쁜 것’으로 이분법적 교육을 받은 한국의 개발세대들은 ‘제조업은 좋은 것 서비스업은 나쁜 것’으로 착각하게 되었다. 학문적으로 생각하면 눈에 보이는 재화는 높이 평가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용역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사회관념과 함께 대량생산을 통한 상품수출을 개발전략으로 한 한국경제는 자연스럽게 제조업의 비중이 확대되었다. 1960년대 한국경제의 광공업이 전체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하던 것이 이제 40%대 까지 확대되었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서비산업부문은 50%대에서 정체되어 있다. 이런 산업구조는 OECD 국가들 중 서비스업의 평균비중 72% 와 비교하면 한국의 서비스부문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론 산업구조는 그 나라 그 사회의 전통과 발전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많고 적다는 것만이 발전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독일은 선진국들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아직도 60%대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선진국들의 서비스업은 70%대를 나타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국경제에서 서비스산업의 제한된 발전은 세계적인 경제위기에서 수출이 침체될 때 상대적으로 내수 그것도 서비스업에 기댈 여지가 적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은행의 분석대로 10억원의 최종수요 발생에서 유발되는 취업자수가 서비스업이 18.4명이고 제조업이 10.1명, 건설업이 16.6명이다. 고용문제가 전보다 더 심각한 과제로 제기된 한국경제로서는 고용흡수가 큰 서비스부문의 발전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고 아직 선진국 형 산업구조로 가기위해서도 서비스업은 보다 빨리 발전되어야 할 부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교육부문은 서비스산업의 간판이고 국가의 장기발전을 위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교육을 미국의 오바마는 칭찬하고 부러워하고 있지만 한국교육제도의 실상과 교육일선의 한심한 모습을 그가 볼가 무섭다. 한국정부에서 가장 규제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 교육부문이다. 폐쇄성이 가장 큰 부문도 교육부문이다. 내 아이를 맞기기 무섭기까지 한 것이 전교조단체다. 이런 교육부문을 하루빨리 환골 탈퇴시키는 것이 서비스산업 발전의 제일 큰 축이 되어야 한다.

서비스업에서 금융업의 중요성은 현대경제에서 아무리 확대해도 부족하다 할 것이다. 알빈 토플러의 말대로 21세기는 자본이 더 이상 실물경제의 종속변수가 아니고 자본이 자본자체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이는 독립변수가 되어있다. 상품성격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파생금융상품이 미국의 주택채권과 함께 세계경제를 휘저어 놓은 것이 현재의 세계적 위기 아닌가? 한국경제는 독특하게 개발연대에 금융을 실물경제의 시녀로 전락시켜 왔다. 이러한 관념은 금융과 재정을 혼란시켜 지금도 금융을 독립된 산업으로 보기보다는 정부의 시녀로 착각하고 있는 경향이 남아있다. 그러니 금융이 발전되지 않고 그럴수록 금융의 독자적인 책임성도 부족한 후진성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비산업 부문의 미래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컨텐츠산업도 겉으로는 한국이 많은 발전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전문가의 강의를 들은바 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산업에서 한국의 영역은 그저 남이 만든 생산물의 뒤처리에 치중된 수준이라 한다. 정보 통신부문도 한국이 세계를 이끄는 부문도 있지만 고부가가치부문은 아직 미국에 비하여 크게 뒤지고 있다.

이제 서비스산업의 발전전략은 미룰 수 없고 당장 손대어야 할 일로 인식해야 한다. 그것도 적당하게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 아니고 한국정부가 육십년대 칠십년대 했던 것처럼 전 정부적으로 모든 역량를 집합하여 끌고 나아가야 할 개혁과제라고 평가한다.

3. 정부의 무능한 서비스업 발전전략

이명박정부는 지난 5월 8일 한국의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내어놓았다. 유감스럽게도 정부는 지난 해 세 차례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발표하였고 이번이 네 번째다. 그리고 앞으로 금년 내에 두 차례 방안을 더 내어놓을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이렇게 여러 번 서비스산업계획이 발표되었었는지 몰랐다. 무슨 계획을 서너 달마다 행사 성으로 내어놓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계획을 여러 번 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으니 여러 번 할 수도 있겠지만, 언론의 비판대로 비슷한 내용을 재탕 삼탕 하면서 지난 번 발표된 내용의 추진상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다. 그러니 이번 발표된 내용에 대한 신뢰도 부족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무릇 경제계획이라고 하면 내용의 합리성과 추진성을 전제로 한다. 계획 내용이 얼마나 합리성을 가졌는가? 이를 위해서 정보, 지식 그리고 기술 등이 가장 합리적으로 동원되어 최적의 조합을 이룰 때 계획은 비로소 합리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다음 계획 내용이 아무리 훌륭한 합리성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그 내용의 추진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그것은 한낱 전망이나 논문에 불과하고 이것을 계획이라 할 수 없다. 비록 현실이 계획 내용대로 추진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계획자체에는 그 추진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명박정부가 1년 3개월 사이 서비스산업육성계획을 네 번이나 마련하였다는 것은 그것이 경제계획으로서 틀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정부의 무능으로 그 추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일 것이다. 어떤 경우이건 그렇다고 해서 한국경제의 서비스산업발전계획을 포기하거나 뒤로 미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만큼 긴급하고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교육부문이 가장 규제가 많이 남아있고 그래서 그 규제의 보호 속에 새로운 시장진입은 철저하게 제한된다. 거기에 대외개방과 경쟁을 하자는 내용을 받아드리기 어렵게 되어있다. 의료, 제약 산업 또한 공익성의 구실 밑에 경쟁을 기피하게 된다. 컨텐츠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준법정신이다. 불법복제가 판을 치는 상황 하에서 콘텐츠산업의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계획의 합리성은 현실 애로를 구실로 퇴색되고 추진력을 상실하게 된다. 당사자간의 이해조정으로 시간만 천연되고 합리성은 퇴색된다. 그러니 자꾸 계획만 남발하게 되고 일은 추진되지 못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4. 계획의 기본 틀은 KDI가, 추진은 재경장관을 부총리로 격상 재경부가 맡도록

서비스산업 발전계획을 종합적인 경제계획의 성격으로 격상하여 추진할 것인가하는 문제를 집고 넘어가야 하겠다. 물론 다른 개별산업의 육성방안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문이 기득권자와 신규참입자간의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가 많은 부문이다. 교육 방송 의료 제약 등 성격상 공익성이 강조되는 부문이기 때문에 공익성을 내세워 기득권을 보호하고자 한다. 준법정신이 보다 강조되는 다분히 사회정책적 측면이 강한 면이 있는 부문이 컨텐츠산업이다. 따라서 기존질서의 이해와 협력이 없이 이 부문의 새로운 발전 모멘텀을 잡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서비스산업을 개별 산업별로 발전 전략을 수립 추진하기보다는 차제에 서비스산업 전체의 개발계획을 종합적으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한국경제의 발전정도로 볼 때 아직도 종합계획을 논의하자는 것은 이미 때늦은 접근이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수긍이 간다. 오랜 기간 한국의 발전전략의 축을 이루었던 경제개발계획도 김영삼정부가 들어서 대통령의 임기와 계획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7차 5개년계획을 포기하였다. 그리고 어설픈 정권차원의 ‘신경제5개년계획’이라는 이름의 계획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종합계획으로서의 내용과 추진계획이 결여된 어설픈 계획의 시늉을 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IMF를 맞고 자연스럽게 한국경제에서 종합개발계획이라는 것이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 새삼스럽게 서비스부문 종합발전계획을 만들자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산업의 성격이나 비중으로 볼 때 지금 때를 놓치면 이미 너무 늦게 된다는 시급성이 있다고 평가하여 전 정부적인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그 이유는 첫째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장기적인 발전구도를 가다듬는 일이다. 교육이 ‘백년대계’라고 하듯 장기과제이지만 개방시대에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부문이다. 의료 제약 정보 통신 등도 마찬가지다. 컨텐츠산업 등 새로 등장하는 신흥산업 들의 개발을 뒤로 미적대다가는 설 땅을 찾지 못하게 되는 긴급한 분야이기도 하다. 둘째 이해상충이 큰 분야이기 때문에 치밀한 계획의 준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추진도 전 정부적으로 이해조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서비스산업은 GDP의 3분의 2를 점하게 된 비중이 큰 분야이고 앞으로도 외부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한국경제운영에서 이제 수출 우선의 발전전략에 대한 대안을 내어놓아야 한다. 수출전략을 지속하면서 외부충격을 흡수하고 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유일한 부문이 서비스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경제가 50년 전 경제개발전략을 가다듬던 초심으로 돌아가 이제 선진경제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내수를 개발하는 전략을 가다듬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가 내세울 국가운영전략으로서 서비스산업 종합계획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종합계획작업에 동의한다면 그 계획의 종합구도는 한국개발원(KDI)이 맡아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KDI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장기발전계획을 만든 경험이 있다. 멀게는 1960년대 중반 1980년대를 내다본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한 바 있고, 1970년대 초 한국의 국민연금제도를 비롯한 사회발전계획을 마련한바 있다.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장기전망 작업을 해 낸 국내 유일한 연구 산실이다. 따라서 이번의 서비스산업발전계획도 의당 KDI가 재경부등 관계부처 그리고 이해관계단체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계획작업과정에서 이해관계기관이나 단체와의 이해구축(consensus build up) 작업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서비스산업의 발전계획은 그 집행이 무엇보다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담보하는 대안으로 재경부장관을 이해조정자의 사령탑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재경장관을 부총리고 격상하여 좀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도록 그에게 많은 조정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대책에 대하여 너무 과거로 회귀하는 전근대적 접근이라고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전통농업국가에서 수출중심의 산업국가로 발돋움하게 만든 것이 50년전의 수출전략이었다면 이제 선진국의 길목에서 새로운 발전전략으로서 서비스산업발전계획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있고 이것은 정부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5. 지금 주저하면 한국경제는 바람 앞에 등불 신세를 면할 수 없다.

IMF를 지나면서 스스로 자초한 일이긴 하지만 한국경제는 속절없이 대문 빗장을 활짝 열었다. 준비할 겨를이나 통사정할 형편이 되지 못하였다. 물론 이 길이 한국경제가 가야하는 길이지만 그 준비가 너무 부족하였다. 2008년 9월 세계적 경제위기 앞에 한국경제는 가차 없이 외풍에 시달렸다. 억울하다고 푸념해야 ‘억울하면 출세하라’가 그 답으로 돌아온다. 국민총생산의 70%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고쳐야 한다. 이 비율을 50%, 30%로 낮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에 대한 대답이 서비스산업발전이다. 이 길이 농업경제에서 중화학공업개발한 것보다 더 어려운 길이라도 필자는 평가한다. 이해관계자들이 죽기로 대들 것이다. 지금 옛날 같은 강력한 정부의 지도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길을 가야 하는데 밤낮 앉아 토론만하고 과제를 뒤로 미루기만 한다면 한국경제의 갈 길은 요원하기만 하게 된다. 발람 앞의 등불은 언제 꺼질지 모른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모멘텀을 서비산업에서 찾아보자.

2009년 5월 7일 목요일

노동개혁과 법치(法治)의 확립

1. 노동유연성 확보

이명박대통령은 최근 과천에서 행한 비상경제회의에서 ‘노동유연성 연말까지 최우선 해결’을 천명하였다고 한다. 세계적 경제위기를 맞아 당장 급한 것은 경제가 허물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경기 지원정책이 불가피하지만, 이제 위기 출발 후 7개월이 지난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위기 이후의 대응전략이라 할 수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위기 이후 경제구조를 어떻게 다듬어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하느냐 라는 말과 같은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대통령의 정책 선언은 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과제인 노동부문의 개혁과제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책선언이라고 할 것이다.

2. 노동개혁

노동부문의 개혁은 이미 IMF 때 김대중 정부가 소위 4대 개혁과제의 하나로 천명한 바 있다. 그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김대중정부는 정부 내에 노. 사. 정이 함께하는 노사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거기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대표를 사용자. 정부대표와 함께 참여시켰다. 그러나 당시 노사정위원회는 실망스러운 활동 만 되풀이 하였고 생산적인 결실을 만들어내지 못하였다. 거기에는 처음부터 정부 즉 김대중정부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할 수 있다. 노동개혁에 대한 정책 전략이 부재한 가운데 이해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으니 싸움만 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김대중정부나 노무현정부 모두 노조와 정치적으로 동지적 연대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노조대표 특히 민노총 대표는 회의보다는 자기네 정치적 위세를 과시하는 장으로 노사정위원회를 전락시켰다. 두 정부 10년 동안 노사정위원회는 회의경비만 낭비하였지 무엇 하나 해내지 못한 실망스런 결과를 국민에게 내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명박대통령이 무엇으로 경제대통령 노릇을 할 것인지 채 설명도 하지 못한 가운데 인사시비, 쇠고기시비 등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출범 8개월 만에 미국 발 경제위기 앞에 허둥지둥 정부지원 동원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니 새정부 출범 이후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엇이 이명박정부의 ‘경제대통령 정책’인지 제대로 내어놓지도 못하고 일반 회사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비상경제대책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대통령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회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지하벙커에도 갔다가, 과천 경제부처 청사에도 갔다가, 지방에도 갔다가 하는 모습은 문제의 심각성에 비하여 좀 ‘행사성’회의로 비쳐지기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명박대통령이 노동유연성 확보 정책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고, 차제에 노동부문 전반의 개혁에 좀더 종합적인 접근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 노동개혁과 관련된 과제

가. 노동활동의 불법. 폭력성

노동 유연성확보에 앞서 노동활동에 있어서 불법성 폭력성을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내 주장만 옳고 남의 주장은 전연 귀 기울이지 않는, 남의 재산이고 무엇이고 뚜드려 부수고 보는, 법을 지키려하는 마음보다는 떼를 쓰는 이러한 문화를 없애야 건전한 노조활동이 가능하여 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노조 활동의 불법성과 폭력성 문화는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붉은 띠’로 상징되는 한국노동활동의 폭력성을 제거하는 일을 정부와 사용자단체 그리고 사회단체가 나서서 노조와 함께 해 내야 한다. 이것이 없이는 백약이 무효이다.

나. 노동유연성확보를 위한 제도구축

노동의 유연성은 제도화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해가 충돌하고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한계점에서 당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데 이런 구조조정 등의 문제가 미국 등 서구국가들처럼 하나의 사회적 관습으로 큰 혼란 없이 처리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필요불가피한 조건 하에 구조조정이 일어날 경우 해고가 이루어지고 또 새로운 고용의 기회가 다시 일어나는 유연성이 제도(制度)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 경우 그것을 노조나 당사자들은 받아드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 구축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떼를 쓰는 관행이 없어져야 노동유연성이 확보된다고 할 수 있다. 쌍용 자동차의 경우 회사는 어려워져 법정관리를 하는데 그 회사의 구조조정을 위한 해고를 전연 받아드릴 수 없다고 노조가 떼를 쓰면 그것은 너 죽고 나죽자는 논리로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다. 상급노동단체의 변화

다음은 차제에 상급노동단체에 대한 변화도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은 재임중 복수노조제도를 실현하였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대통령후보시절 갑자기 복수노조설립을 들고 나왔을 때 당시 정부에서는 그 불합리성을 강력하게 들고 반대하였다. 그러나 노조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그의 정치적 노력은 결실을 맺어 한국은 복수노조가 제도화 되었고, 개별노조의 상급단체도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까지 합법화되었다. 이 양 기관은 처음 서로 선명성 경쟁을 하다가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자 이제 투쟁성 경쟁을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한국노동활동의 폭력성과 불법성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권력 뒤에는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는 부패문제, 심지어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현재의 한국 상급 노동단체의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차제에 개별노조 중심으로 갈 것인지, 독일처럼 아예 산업별노조형태로 가든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급노동단체를 그대로 갈 요량이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공공기관 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제3, 제4의 상급노동단체를 만들어 갈 것인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때 개별노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라. 노동조합 구조의 개혁

이제 사용자와 근로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대량생산체제는 현대 경제활동에서 빛바랜 체제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이고 근로자가 경영을 해야 하는 경제구조로 변천되어 가고 있다. 대량보다는 고부가가치, 다수보다는 정예화 된 소수가 만들어내는 기업구조가 되어 간다면 더더군다나 상급노동단체는 그 설자리를 점차 잃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점점 상급단체들은 정치활동이나 자기존재를 과시하기위한 과격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차제에 한국노동조합 구조의 개혁을 연구하고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살려가는 길이 될 것이다.

4. 법치확립

법의 엄정한 집행은 그 말 자체가 이제 식상한 테마이다. 노동개혁과 관련하여 불법성을 근절하고자 하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는 법은 안 지켜도 된다는 의식을 어떻게든 없애야 한다. 최근 촛불시위 1주년을 기념한다는 사람들이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하이서울’ 기념식장을 쳐들어가 난장판을 만들었다. 내주장만 내세우고 남이야 죽던 말 던 내 알바 아니라는 행동의 표본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서울시에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하였다. 이 일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져야 할 것이다.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관을 두드려 패고, 집단시위에 항의하는 도로변 음식점에 대하여 갖은 욕설과 인터넷음해를 해대는 것이 불법 한국사회상의 한 단면이다. 노동조합의 불법성이 이러한 사례에 직접해당 되지는 않겠지만 법을 지키지 않는 사회풍조와 연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최근 민노총은 폭력시위를 하지 않겠다고 경찰과 약정을 맺었다고 했는데 그 다음 날 민노총은 다시 폭력시위를 하였다고 한다. 법을 지키고 그것을 지키지 않을 경우 거기에 상당한 책임을 묻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사법부의 엄정성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재판권은 최대한 강조되어야 하겠지만 최근 사회혼란과 관련된 재판에서 법치와 관련하여 이해하기 힘든 판결을 보면서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회적 좌경화의 흐름 속에서 무엇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인지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있음을 보는 것은 필자의 보수성 때문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노동부문의 폭력성은 붉은 머리띠와 함께 영원이 한국사회에서 사라지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노동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09년 5월 4일 월요일

5월에 경제는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나?

1. 누들볼효과(spaghetti bowl effect) 사라지나?

작년 10월 이후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세계경제는 지구인 모두를 무기력한 바보로 만들어가고 있다. 하루 가슴 철렁한 소식을 접하고 모든 사람들이 불안하고 초조해지다가 밤이 지나면 다시 실낱같은 소식이 진원지도 불분명한 지구 저쪽에서 번져 나오고 그것에 목매 증권시세는 오르고 시차에 따라 세계증시는 활기를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미국의 금융회사의 영업실적이 어쩌고저쩌고 하면 다시 주가는 내려앉고 원유가격은 하락한다. 이러한 비관과 낙관의 불씨를 앉고 지구촌은 7개월을 보내었다.

그동안 미국의 FRB는 일본과 함께 제로금리시대를 열었고 천문학적인 재정지출을 하였다. 미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 한국 등 많은 나라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경기부양을 위하여 시장을 휘젓고 다녔다. 무엇이 시장경제고 무엇이 자본주의 기본질서인지는 지금 따질 경황이 없다. 한쪽에서는 한국경제가 가장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다가, 다른 쪽(IMF)에서는 한국경제가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동안 G-20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워싱턴과 런던에서 두 차례 세계정상들이 함께 고민하는 회의도 하였지만 공연이 여비만 날렸지 무엇 하나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오히려 차제에 미국의 일방주의에 발을 걸자고 불란서와 독일은 신자본주의(new capitalism)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당면한 위기해소와는 별무상관이다.

이제 라일락이 피는 5월이 왔다. 계절이 빨라 이미 라일락꽃은 지고 있건만 지구촌의 경제위기 해결실마리는 오리무중이다. 얽히고설킨 국수 가닥은 찬물에 담갔다가 꺼내면 가지런히 정돈된다고 하는데 지구촌 경제의 얽히고설킨 가닥은 언제 어떻게 가지런히 정돈될지 점칠 수가 없다.

2. 자본시장은 가닥이 잡히나?

지난 3월 이후 미국의 다우는 그동안의 금융기관 지원과 자금 확대에 힘입어 8천선을 넘나들며 어느 정도 정돈이 잡혀가는 인상이다. 세계증시의 커플링 화에 따라 유럽 아시아 그리고 미주지역의 증시가 비슷하게 부침하면서 그래도 점차 가닥이 잡혀가는 인상이다. 또 국제금융시장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불안에서 벗어나면서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고 최근 어려움에 처했던 동구라파 국가들도 외화채권발행에 성공하였거나 준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증시는 코스피가 벤치막크인 1300을 넘고 코스닥이 500을 넘어 안정되면서 상향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시장을 불안하게 하였던 외국자본의 탈(脫) 한국 걱정이 사라지고 오히려 외국인들이 사자는 장세를 이끌고 있다. 물론 아직도 한국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이 남아 있고 특히 증시의 불안정은 계속되지만 그 불안의 정도는 많이 누그러졌다는 것이 최근의 한국증시에서의 외국인 동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들을 포함하여 EU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3. 실물경제와 연관된 희망의 신호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미국과 중국에서 실물경제의 선행지수인 ‘4월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함께 상승하였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몇 달 후 기업의 주문이 늘어 생산이 확대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또 미국의 주택가격지수의 하락폭도 줄어들고 있고, 다른 분석에 의하면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면서 많은 분석가들이 중국의 경제전망을 상향조정하고 중국정부가 내놓은 올해 성장률 목표치 8%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국제원유가격이 점진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는 점도 실물경제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희미한 희망의 등불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미풍에도 흔들리거나 꺼질지 모른다. 그러나 경제는 흐름과 분위기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비관 일색에서 좀 희망의 조짐을 보는 것은 마냥 퇴박 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오바마 미국대통령 정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그의 출현이 세계 여러 인종 간에 얽혀있던 국수 가닥 정돈에 한줄기 새로운 희망의 분위기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또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영국 한국 모든 지도자들이 경제위기 처리에 최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 지구인들에게 그래도 어느 정도 신뢰를 갖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5월은 만물을 소생시키고 힘을 주는 달이다.

아직도 세계경제에 누들볼효과는 남아 있다. 미국의 FRB의 성명대로 미국경제가 ‘소득감소와 실업, 신용경색 등으로 아직은 위축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다른 세계경제들도 비슷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흐름 속에서도 5월은 우리에게 그래도 가슴 설레는 희망을 주는 계절이다. 죽은 듯했던 나뭇가지가 파란 옷을 입고 우리에게 희망을 이야기 한다. 거기서 우리네 인간들은 힘을 받게 되듯 세계경제도 다시 꿈틀대기를 고대한다.

특히 한국경제는 보다 탄력을 받고 회생될 것이라는 희망을 5월의 햇볕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왜냐하면 한국경제는 다른 경제에 비하여 탄력성이 있는 경제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경제가 아닌가? 한 세대 안에 전통 농업경제에서 최첨단 지식 정보 경제구조로 발전한 경제다. 그 역동성과 탄력성은 세계경제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런 한국경제가 지금 우선 자본시장이 어느 정도 정돈 되어 가고 있고,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의 수출기업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업의 재무구조는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개선되어 있고 기업의 지배구조도 점차 개선되어 가고 있다. 한편 아직도 파괴적이고 경직된 노동활동을 정돈하여 가는 과정에 있다. 나의 권리만 중요하고 남의 권리나 재산은 중요하게 생각 안하는 비민주성도 점차 개선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남은 과제들을 한국경제가 해결하고 현재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역동성을 한국경제는 곧 보여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