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동유연성 확보
이명박대통령은 최근 과천에서 행한 비상경제회의에서 ‘노동유연성 연말까지 최우선 해결’을 천명하였다고 한다. 세계적 경제위기를 맞아 당장 급한 것은 경제가 허물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경기 지원정책이 불가피하지만, 이제 위기 출발 후 7개월이 지난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위기 이후의 대응전략이라 할 수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위기 이후 경제구조를 어떻게 다듬어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하느냐 라는 말과 같은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대통령의 정책 선언은 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과제인 노동부문의 개혁과제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책선언이라고 할 것이다.
2. 노동개혁
노동부문의 개혁은 이미 IMF 때 김대중 정부가 소위 4대 개혁과제의 하나로 천명한 바 있다. 그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김대중정부는 정부 내에 노. 사. 정이 함께하는 노사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거기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대표를 사용자. 정부대표와 함께 참여시켰다. 그러나 당시 노사정위원회는 실망스러운 활동 만 되풀이 하였고 생산적인 결실을 만들어내지 못하였다. 거기에는 처음부터 정부 즉 김대중정부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할 수 있다. 노동개혁에 대한 정책 전략이 부재한 가운데 이해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으니 싸움만 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김대중정부나 노무현정부 모두 노조와 정치적으로 동지적 연대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노조대표 특히 민노총 대표는 회의보다는 자기네 정치적 위세를 과시하는 장으로 노사정위원회를 전락시켰다. 두 정부 10년 동안 노사정위원회는 회의경비만 낭비하였지 무엇 하나 해내지 못한 실망스런 결과를 국민에게 내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명박대통령이 무엇으로 경제대통령 노릇을 할 것인지 채 설명도 하지 못한 가운데 인사시비, 쇠고기시비 등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출범 8개월 만에 미국 발 경제위기 앞에 허둥지둥 정부지원 동원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니 새정부 출범 이후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엇이 이명박정부의 ‘경제대통령 정책’인지 제대로 내어놓지도 못하고 일반 회사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비상경제대책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대통령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회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지하벙커에도 갔다가, 과천 경제부처 청사에도 갔다가, 지방에도 갔다가 하는 모습은 문제의 심각성에 비하여 좀 ‘행사성’회의로 비쳐지기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명박대통령이 노동유연성 확보 정책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고, 차제에 노동부문 전반의 개혁에 좀더 종합적인 접근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 노동개혁과 관련된 과제
가. 노동활동의 불법. 폭력성
노동 유연성확보에 앞서 노동활동에 있어서 불법성 폭력성을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내 주장만 옳고 남의 주장은 전연 귀 기울이지 않는, 남의 재산이고 무엇이고 뚜드려 부수고 보는, 법을 지키려하는 마음보다는 떼를 쓰는 이러한 문화를 없애야 건전한 노조활동이 가능하여 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노조 활동의 불법성과 폭력성 문화는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붉은 띠’로 상징되는 한국노동활동의 폭력성을 제거하는 일을 정부와 사용자단체 그리고 사회단체가 나서서 노조와 함께 해 내야 한다. 이것이 없이는 백약이 무효이다.
나. 노동유연성확보를 위한 제도구축
노동의 유연성은 제도화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해가 충돌하고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한계점에서 당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데 이런 구조조정 등의 문제가 미국 등 서구국가들처럼 하나의 사회적 관습으로 큰 혼란 없이 처리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필요불가피한 조건 하에 구조조정이 일어날 경우 해고가 이루어지고 또 새로운 고용의 기회가 다시 일어나는 유연성이 제도(制度)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 경우 그것을 노조나 당사자들은 받아드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 구축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떼를 쓰는 관행이 없어져야 노동유연성이 확보된다고 할 수 있다. 쌍용 자동차의 경우 회사는 어려워져 법정관리를 하는데 그 회사의 구조조정을 위한 해고를 전연 받아드릴 수 없다고 노조가 떼를 쓰면 그것은 너 죽고 나죽자는 논리로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다. 상급노동단체의 변화
다음은 차제에 상급노동단체에 대한 변화도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은 재임중 복수노조제도를 실현하였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대통령후보시절 갑자기 복수노조설립을 들고 나왔을 때 당시 정부에서는 그 불합리성을 강력하게 들고 반대하였다. 그러나 노조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그의 정치적 노력은 결실을 맺어 한국은 복수노조가 제도화 되었고, 개별노조의 상급단체도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까지 합법화되었다. 이 양 기관은 처음 서로 선명성 경쟁을 하다가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자 이제 투쟁성 경쟁을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한국노동활동의 폭력성과 불법성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권력 뒤에는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는 부패문제, 심지어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현재의 한국 상급 노동단체의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차제에 개별노조 중심으로 갈 것인지, 독일처럼 아예 산업별노조형태로 가든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급노동단체를 그대로 갈 요량이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공공기관 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제3, 제4의 상급노동단체를 만들어 갈 것인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때 개별노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라. 노동조합 구조의 개혁
이제 사용자와 근로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대량생산체제는 현대 경제활동에서 빛바랜 체제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이고 근로자가 경영을 해야 하는 경제구조로 변천되어 가고 있다. 대량보다는 고부가가치, 다수보다는 정예화 된 소수가 만들어내는 기업구조가 되어 간다면 더더군다나 상급노동단체는 그 설자리를 점차 잃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점점 상급단체들은 정치활동이나 자기존재를 과시하기위한 과격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차제에 한국노동조합 구조의 개혁을 연구하고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살려가는 길이 될 것이다.
4. 법치확립
법의 엄정한 집행은 그 말 자체가 이제 식상한 테마이다. 노동개혁과 관련하여 불법성을 근절하고자 하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는 법은 안 지켜도 된다는 의식을 어떻게든 없애야 한다. 최근 촛불시위 1주년을 기념한다는 사람들이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하이서울’ 기념식장을 쳐들어가 난장판을 만들었다. 내주장만 내세우고 남이야 죽던 말 던 내 알바 아니라는 행동의 표본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서울시에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하였다. 이 일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져야 할 것이다.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관을 두드려 패고, 집단시위에 항의하는 도로변 음식점에 대하여 갖은 욕설과 인터넷음해를 해대는 것이 불법 한국사회상의 한 단면이다. 노동조합의 불법성이 이러한 사례에 직접해당 되지는 않겠지만 법을 지키지 않는 사회풍조와 연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최근 민노총은 폭력시위를 하지 않겠다고 경찰과 약정을 맺었다고 했는데 그 다음 날 민노총은 다시 폭력시위를 하였다고 한다. 법을 지키고 그것을 지키지 않을 경우 거기에 상당한 책임을 묻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사법부의 엄정성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재판권은 최대한 강조되어야 하겠지만 최근 사회혼란과 관련된 재판에서 법치와 관련하여 이해하기 힘든 판결을 보면서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회적 좌경화의 흐름 속에서 무엇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인지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있음을 보는 것은 필자의 보수성 때문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노동부문의 폭력성은 붉은 머리띠와 함께 영원이 한국사회에서 사라지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노동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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