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8일 수요일

경제운영을 정상화하라

한국은행은 4월 27일 201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하였다. 전 분기 대비 1.8% 그리고 전년 동기대비 7.8% 성장하였다고 한다. 한국경제가 7% 대 성장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오랜만이다. 2002년 4분기 성장률이 8.1%를 이룬 이후 처음이란다. 그것도 연간이 아니고 분기 실적이니 그리 좋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생산 소비 투자 수출 수입 공공지출 등 모든 부문에서 골고루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도 많은 부문이 두 자리 수자의 증가를 보이는 10여년만의 성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연간 성장률이 얼마나 될까를 지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나의 직감으로는 6% 내외를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연초 정부나 한국은행이 4%대의 성장전망을 내어놓을 때 나는 5~6% 대를 이야기 하였다. 그런 전망이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기지개를 킬만큼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경제운영을 정상화할 때라고 평가한다. 출구전략이라는 말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언제 우리가 나락으로 떨어졌었나? 재작년 리먼사태가 났을 때도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너무 흐들갑을 떤 느낌을 지을 수 없다. 물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까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이참에 한국 같은 말랑말랑한 경제를 꿀꺽 삼켜보고자 한 못된 국제자본의 장난도 겁이 났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무슨 전쟁 난 것처럼 비상복 입고 지하 벙커로 들어갈 일도 아니었다. 거기다가 비상경제대책회의니 뭐니 하는 이름도 사실 촌스러운 것이다.

세계적 경기침체를 맞아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아니라도 정부지출을 확대하고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2% 대까지 내렸고, 정부부채를 GDP의 36%대까지 정부지출을 확대하였다. 잘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별경제대책을 강구할 때 2%대까지 금리를 내리는 것이 좋은가 3% 아니 4%까지 내리는 것이 좋은가를 점검하고 결정하는 것은 정부를 포함한 통화당국의 몫이다. 돌이켜보고 당시 2%가 아니고 3%가 더 합리적이었다고 분석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그 정책을 책임지는 당국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그것 중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이었는지를 사후에 따지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 다만 당시 5%대의 금리수준에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지원효과를 고려하여 3% 포인트까지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정부지출도 마찬가지다. 재정구조가 어느 정도 여력이 있으니 공공지출확대를 통하여 수요를 촉발하는 정책을 쓸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재정구조가 일본이나 영국 불란서 미국 등 선진국들보다 건실하였기 때문에 정부는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해야 한다. 이것은 이명박정부가 아니라도 또 비상복을 입고 지하에서 비상경제대책회를 하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정부라면 이렇게 하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명박정부의 재정확장정책을 폄훼해선 안 된다. 때맞추어 그런 수준의 정책결정을 한 것은 이 정부가 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정도의 확장정책을 쓸 수 있는 재정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경제를 다행으로 생각하고 고맙게 여겨야 한다. 1970년대 말 한국의 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른 것을 안정화시책의 이름으로 구조조정한 것이 한국의 재정구조건실화의 역사다. 농민들의 쌀값을 동결하고, 공무원의 월급을 올리지 않고, 임금을 동결한 것이 재정건실화의 첫걸음이었다. 그런 노력이 아직 남아 있어 한국재정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건실한 편에 속한다. 그 덕을 이번 정부의 재정확장정책이 본 것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아직도 고용시장이 위축되어 있고 저소득층 가계의 생활이 팍팍하다. 가계부채도 많다. 이런 문제들이 다 해결되는 순간은 현실에서는 없다.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이 너무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중국의 통화절상이 될 때 또 중국의 경기과열 규제가 일어날 경우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 등도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거시적으로는 이제 한국경제가 소비 투자 무역 등 많은 부문에서 회복의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 경제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첫째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점진적이던 무엇이던 그것은 한국은행이 정할 일이다. 그러나 시장에 금리인상과 유동성의 정상화에 대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문제의 접근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기 싸움 같은 신경전을 접어야 한다. 전근대적이다. 정부가 손을 놓아야 한국은행의 책임성이 살아난다. 정부의 두려움을 이해하지만 용감하게 한국은행에 권한을 위양해야 이 문제가 풀어지고 한국은행이 현대화한다. 이것이 경제운영의 정상화이다.

둘째 재정지출을 긴축해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국고를 풀어놓고 장기발전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재정을 건실화 해야 앞으로 확대 되어야할 많은 재정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재정적자의 중기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맞게 재정운영을 보다 긴축적으로 해야 한다. 재정의 경기대책기능이 확대 될수록 경제운영에서 재정비축이 필요하다.

셋째 G20정상회의나 앞으로 있을 세계핵안보회의같은 국제 행사에 지나치게 목을 매어서는 곤란하다. 한국정부의 입장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이고 이런 일을 해낸 것도 이명박정부이다. 그 업적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그렇다고 온 정부의 역량을 이곳에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이 업적을 회손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유념하기 바란다. 오히려 이런 것이 정상적인 경제운영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바란다.

넷째 이번 천안함사건 처리에서 정부가 보여준 여러 가지 절차적인 문제들은 비교적 잘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이 각계와 이해를 함께하려는 노력은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음 이런 분위기가 일반시민으로 전파되고 국민의 결연한 의지의 집약으로 형성 되어가는 모습이 약한 것 같다. 경제운영에서도 경제발전의지의 집약이 구심점이 없어지면서 응집력이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정부의 의지가 시장으로 전달되거나 그것을 토대로 발전의 구심점이 되는 것을 요즘은 발견하기가 어렵다. 시장이 발달하고 민주화가 될 수록 정부나 기업이나 소비자나 모두가 자기 이해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전체적인 발전의지의 집약이 되기 어렵게 된다. 이를 만들어가고 굳혀 가는 리더십 그것은 아직 한국에서는 대통령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은 정상적인 경제운영에서 출발될 것이다.

2010년 4월 22일 목요일

벚 꽃

화사하다는 말이 오히려 부끄러운
여의도 강변 벚꽃
찬란함에 눈부시던 꽃잎들도
하루하루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그래서 서로 부둥켜안고 안간힘을 다 하건만
이제는 서로 이별해야 할 때라고
손을 놓아야 할 때라고
바람에 몸을 맡긴다.

너울대는 꽃잎은 행여 추해보일세라
웃음을 머금고
비단옷 그대로하고
바람에도 차분차분 춤을 춘다.

그리고 먼저 땅에 간 꽃잎이 행여 추울세라
벌거벗은 모습이 그냥 보일세라
그 위에 조용히 이불이 된다.
아니 아직도 아름다운 비단 옷이 된다.

한 겹 한 겹
싸이는 꽃잎은
다시 땅위에서 그 화사함을 뽐내고
그리고 살포시 생을 정리한다.

이미 땅위에 나뒹굴어진
칠십 인생의 모습
행여 추해보일세라
감추고 싶지만
나를 덮어줄 꽃잎은 없네.
이불은 없네.

2010년 4월 14일 수요일

한국경제가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을 닮아간다고?

최근 노무라증권이 한국경제가 1980년대 후반 일본의 버블을 가져온 상황과 같은 모양으로 변해간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고 국내 매일경제가 보도한바 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경제는 급격한 환율절상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금리인하를 통하여 보완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5%의 기준금리를 2.5%로 단번에 인하하고 이 상태를 1989년까지 유지하였다. 물론 환율정상에 대응하는 조치가 금리 뿐만 아니였지만 어떻던 대표적 대응정책이었다. 이를 통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1988년1분기 일본경제는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하여 9.8% 성장하였단다.

같은 분석 선상에서 노무라는 한국경제가 리먼사태 후 2008년 10월 5.25%의 기준금리를 2%로 인하하고 2010년 4월 현재 그대로 동결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공교롭게 금년 1분기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작년 동기에 비하여 7.5% 높은 성장을 할것이라 한다.

그래서 일본과 한국의 위기극복 상황이 유사하고 그 결과가 경제성장에 나타난 모습도 공교롭게 같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 일본경제 버블의 단초가 된 상황이 잘못하면 한국경제에도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것이 노무라 분석의 초점인 것 같다. 그럴듯하고 앞으로 그리되지 말라는 법도 없겠다.

최근 한국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주택가격의 급락모습이나 가계부채의 급증 문제들을 보면서 또 재정구조가 악화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경제가 일본의 닮은 꼴이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역동성(vitality)은 일본과 많이 다른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비록 정부정책의 시행착오가 있을 수는 있지만 시장의 힘과 빠른 적응력은 결고 한국경제가 일본처럼 저렇게 축 처지지는 않을 것으로 나는 믿고 싶다. 거기에 더하여 정부는 재정구조의 건전화를, 한은은 통화가치의 건실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믿고 자신있게 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도록 노력하자.

2010년 4월 10일 토요일

한국형경제개발경험 전수모델 만들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의 경제발전경험을 경제협력 전략국가들과 공유하고자 이른바 지식공유사업(knowledge sharing program)으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20여개국가에서 100개가 넘는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것은 경제협력국가의 경제개발정책과 관련된 정책연구, 정책자문 그리고 정책실무자들의 교육 및 연수에 바탕을 두어 일괄 서비스하는 한국형 통합경제개발 컨설팅사업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공유사업은 외무부 산하 한국국제협력재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와 함께 한국의 실질적 대외협력사업으로 외교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는 1962년 이후 1991년까지 30년 동안 6차에 걸친 종합경제개발계획을 수립 추진한 바 있다. 이 기간동안 연평균 9%에 달하는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경제발전의 발판을 다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는 전통적인 최빈국 농업사회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사회를 거쳐 IT, 지식경제시대를 지나 최근에는 소위 컨텐츠산업, 융합(convergence)산업의 시대를 마지하고 있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빠른 경제발전과 사회의 변화를 한국은 반세기만에 이룩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발전의 경험을 다른 협력파트너들과 공유하는 것은 매우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제2차경제개발계획에서부터 6차계획에 이르기까지 실무자로서 기획국장, 차관보 그리고 차관 장관에 이르기까지 직접간접으로 계획의 수립과 집행에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주요경제정책 수립에 오랜 기간 직접 참여하여 온 경험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KDI의 지식공유사업에 참여하여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비에트남 그리고 앞으로 있을 사우디와의 지식공유사업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한국의 발전경험이 모두가 성공 스토리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각기나라들은 고유의 전통과 발전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대상국들이 경제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기술적인 사항들을 전문가들과 허심탄회하게 공동연구를 하면서 그들과 한국의 계획전문가들은 진정한 친구와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계획의 추진에서 한국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던 추진체제의 전수는 많은 후발국가 들에게 큰 지식과 경험으로 받아드리게 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너무 멀어져버린 앞선 선진국들 보다는 가까이 손에 잡히는 한국의 경험이 그들에게 더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실질적 외교이고 협력이라는 점에서 지식공유사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얼마나 체계 있게 한국의 경험을 협력대상국에 전수시킬 것인가가 과제로 등장한다. 필자는 한국이 50년의 축약된 발전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의 발전을 이끈 대표적 인물, 대표적 발전전략 들이 부각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음을 항상 아쉽게 생각한다. 기록이 부족하고 체계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선상에서 한국의 경제발전경험을 체계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전수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침 정부에서 이런 일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모양이다. 시의적절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경제개발계획의 수립과 집행에 연관된 기술적 사항에서부터, 각종 발전전략과 관련된 정책 분야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체계화하고 한국의 발전경험을 일관성 있게 정리하여 경제외교의 교본이 되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