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다는 말이 오히려 부끄러운
여의도 강변 벚꽃
찬란함에 눈부시던 꽃잎들도
하루하루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그래서 서로 부둥켜안고 안간힘을 다 하건만
이제는 서로 이별해야 할 때라고
손을 놓아야 할 때라고
바람에 몸을 맡긴다.
너울대는 꽃잎은 행여 추해보일세라
웃음을 머금고
비단옷 그대로하고
바람에도 차분차분 춤을 춘다.
그리고 먼저 땅에 간 꽃잎이 행여 추울세라
벌거벗은 모습이 그냥 보일세라
그 위에 조용히 이불이 된다.
아니 아직도 아름다운 비단 옷이 된다.
한 겹 한 겹
싸이는 꽃잎은
다시 땅위에서 그 화사함을 뽐내고
그리고 살포시 생을 정리한다.
이미 땅위에 나뒹굴어진
칠십 인생의 모습
행여 추해보일세라
감추고 싶지만
나를 덮어줄 꽃잎은 없네.
이불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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