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7일 금요일

2012년 7월을 보내며

   2012년 7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5시 반, 금년도 반을 지나 벌써 한달이 또 지나가는 구나 하는 생각에 나는 조금은 조급한 마음이 된다. 아 벌써....

   그게 나이탓 만이랴. 가는 세월이야 내가 어이하겠는가? 그리고 모두에게 한치의 차이도 없이 공평하게 지나가는데 무슨 아쉬움이 있겠나? 그러나 나는 할 일 다 못 끝낸 게으름뱅이가 섣달그믐날 모시가랭이 끼고 나오는 사람처럼 허둥지둥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무슨 욕심이 아직 남아 이런 초조함이 드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한 인간으로서 해놓고 생을 마감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데, 해는 석양으로 지고 있는데 대한 자연스러운 초조함이다.

   그러니 우울할 수밖에. 가는 세월 불러 세울 수도 없고 사정해서 좀 천천히 가라고 부탁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러니 정리하지 못한 내 일을 서두를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런데 아무 대책이 서지 않는다.

   다른 사람도 이쯤 세상을 사노라면 다 그럴까? 아니면 내가 워낙 모자라 게으름만 피우다가 시험 전날 밤샘공부하는 학생같은 후회와 초조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아마 후자일게다. 그러니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있는 것 아닐까?

   이런 인생사가 국가운영에도 연결시켜 설명될 수 있을까? 한국발전이 남들이 보기에는 부러울 정도로 빠른 경제발전을 이루고, 정치민주화를 함께 성취한 큰 성과를 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2012년 하반기로 들어선 지금 한국에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러가지 삐그덕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한국이 북한과 비교하여 전쟁이 불가능할 정도로 발전격차가 생겼다고 하지만 아직도 북한의 핵 위협과 무력공포는 그대로 남아 있다. 세계 8대 경제대국이 되었다고 자부하고 있고, 2만불 인구 5천만의 '2050' 클럽도 가입되었다고 하지만 최근 성장률은 2%대로 곤두박질을 치고 수출은 정체되고 있다. 대신할 내수산업도 찾을 수가 없다. 준비가 없었으니 당연하다. 청년실업은 늘고 인구구조의 고령화는 우리의 내일을 잿빛으로 다가오게 한다.

   그런데도 정치한다는 사람들은, 대통령되겠다고 염치없이 내대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복지타령 일색이다. 유력한 보수정당 대통령예비후보 캠프의 전략중에는 정책은 야당과 똑 같이퍼퓰리즘 일색으로 하기로 하였다는 이야기를 같은 당 정치인 입을 통해서 들으면서 내 마음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좀더 일찍 좋은 정책을 펴서 이 나라의 수준을 이런 황당한 지경에서 벗어나게 했어야 했는데 즉 발전수준을 훨씬 올려놓았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같은 것이 과거 정부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갖는 마음 아닐까?

   아직도 종북세력은 그 세가 줄기는 커녕 오히려 이제 잠행에서 벗어나 내 놓고 소리를 질러대고 있다. 이런 현실을 설명할 수도 없고 그러니 무섭기도 하다. 북한주민을 구하자는 노력인지, 세습 북한정권을 지지하자는 이야기인지 헷갈리는 현실 앞에 국가운영에 참여하였던 사람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공정사회라는 개념이 기회의 형평, 법질서의 준수와 같은 일반적 개념을 넘어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공평한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한국 정치권은 확대하고 싶어한다. 그러니 나보다 훨씬 잘살고, 내 기업보다 우월한 기업을 경쟁으로 이기고 극복하려는 개념보다는 그들의 이익이, 앞서간 경쟁력이 나에게 그냥 나누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요즘 유행하는 '보편적 복지'의 철학이 되어가는 세상이 나를 홀란스럽게 한다.

   그렇다고 오늘의 갈등들을 해결하려는 글로벌 리더십도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도 그렇고 EU도 그렇고 중국은 처음부터 그런 축에 낄 나라가 아니다. 어디에 리더십이 있는가? 임기가 다된 대한민국 이명박대통령에게 기대를 걸 수도 없다. 애초에 없어진 '747' 공약은 말 할 것도 없고 무슨 '끝장토론'을 한다는 대통령이 토론 결과를 DTI 규제 일부 수정이라는 정책을 내어놓는 희극을 우리는 무슨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나?  난국타개를 위한 지혜가 없으면 최소한 어려움에 상응하는 긴장조성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1970년대 말 한국경제가 구조조정을 준비할 때는 '일본을 배우자' '대처정부를 닮아가자' 이런 멘토가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 있기는 있다. '오늘의 일본을 배우면 안 된다.'

   대통령후보 공약은 안 지켜도 아무 문제 없는 것인가? '747'공약을 못 지킨 것이 리먼사태 때문이라고 해버리면 이명박대통령은 면피가 되는 것인가? 세계환경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 무슨 잘 한 일은 아니지 않는가? 또 백보를 양보하여 리먼사태 이후 이명박대통령은 선거공약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수정하던가 아니면 누군가 최소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주었어야 책임있는 민주정부의 자세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시정잡배 수준의 정치운동에 나도 전에는그런 부류에 속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못 보여주어 안달할 일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중심을 잡고 끝까지 버텨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면 대통령에게 결례되는 표현일까? 그러니 지금 소위 여야를 막론하고,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내세우고 있는 퍼퓰리즘은 선거 끝나면 고만인가? 보편적복지는 아무나 얼마던지 내걸어도 되나? 대통령이 된 후 한국재정이 나빠져서 못 지킨다고 하면 고만인가? 정치의 무책임성에대한 한계(tolerance)는 어디까지인가?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고 대통령이 된 이명박대통령 임기중 한국경제성장률이 역대 정부 중 최 하위인 3%대, 아니 마지막에는 2%대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며 이명박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할까? 리더십은 쇠고기 촛불시위시 청와대 뒷산에서 '아침이슬' 을 함께 응얼대는 동화성 화합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홀로 청와대 뒷 산에 갈 망정 이 나라 앞날을 책임지는 지략과 경륜을 찾아 혼자서 외롭게라도 그 길을 개척하는 것이 리더십이 아닐까?

   인생의 황혼길에서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초조한 마음을 잠시라도 가져보는 것이 일반 범부의 마음이어든 국가를 책임지는 그리고 책임지려는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어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