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를 아쉬운 마음으로 보내며 새해를 맞는다. 지난 연말은 KSP 일 등으로 너무나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 중 상당히 많은 시간을 컴퓨터 조작 미숙으로 허비하였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잘 보냈다. 뒷이야기 거리가 많이 남은 카자흐스탄 생활은 내 인생 후반기 새로운 도전이었고 경험이었다. 결과가 상대국의 환경 때문에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개발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연 이어 12월 초 쿠웨이트 팀에 대한 강의도 의미 있고 좋았다. 연말 관련 보고서를 쓰느라 매우 바쁜 나날을 보냈다. 능숙치 못한 영어를 사용하는 일이 얼마나 비능률적인지 새삼 깨닫는다.
그 통에 ‘여중재’를 소홀이하여 글도 올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2009년 한 해 동안 그래도 40 꼭지의 글을 여중재에 올렸다. 질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양으로는 상당한 양이고 당초 계획대로 출판으로 까지는 못 갔지만 좀더 써서 새해에 출판을 생각해 보리라.
자 이제 호랑이 그것도 귀한 흰 호랑이해가 밝았다. 지난 연말에 비하여 그래도 새해에는 엄청난 충격 뉴스가 없는 가운데 출발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리먼사태의 공포에서 해방되었고 무엇보다 한국시장을 넘보는 국제 펀드들의 악의에 찬 소문을 한해 안에 한국경제는 말끔하게 청소해버린 것이 마음 뿌듯하다. 물론 정부가 먼저 칭찬받아야겠지만 기업인 국민 모두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부 비난 받아야 할 정치권 노동계의 행동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축하 분위기에 이것도 묻어버리기고 가자.
새해에 한국경제는 이제 정말 선진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지키는 법질서의 엄정성이 보다 확립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제발 국민의 지도자로 자칭하는 (많은 국민은 그들을 지도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권이 환골 탈퇴하여야 한다. 그 지겨운 지역주의가 없어지고 떼쓰고 법위에 군림하는 그들의 작태가 없어지지 않는 한 한국은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 세금만 축내는, 없어졌으면 좋을 것만 같은 정치권이 다시 제 본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아마 모든 국민을 바랄 것이다.
노동계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가장 고소득자들인 대기업 노조들은 노동쟁의 인지 정치행위인지 구분이 잘 안가는 떼를 국민경제를 담보로 해대고 있다. 멀리 1980년대 중반부터 25년의 세월 속에 한국의 노동계는 법 없이 군림하였다. 이보다 더 힘 있는 정치세력이 없다. 이제 질릴 만도 하고 넌더리내는 주변의 시선을 볼 수 있으련만 그들은 아직도 제몫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 그들의 행태에 아부하지 못해 안달하는 정치권은 드디어 연말 노동법 개정을 둘러싸고 코메디 같은 행태를 국민에게 보여주었다. 노동단체들의 힘을 빼야 한국이 선진국이 될 수 있다. 머리에 두른 붉은 띠가 권력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한 한국의 앞날은 밝지만 않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의 무소불위의 작태도 시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독재정권을 싫어하는 근본 이유는 그들이 처음 출발 때부터 잘못해서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초심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집착되는 인간본능에서 나타나는 불의 불합리를 국민은 싫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대기업도 30년 40년 기업군을 운영하다보니 잘하는 면도 있지만 자기 가족의 영구집권을 위한 여러 행태가 나오게 되는 것은 독재정권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하여 필요해서 사면복권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처음부터 잘 못된 것이다. 언제부터 재계가 한목소리로 그렇게 애타게 호소할 만큼 평창올림픽이 대단한 것인가? 오로지 대 기업들이 언제 자기들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일종의 품앗이로 사면 건의를 하는 것인지, 삼성그룹의 경제적 힘에 엎드리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가적 대의와 이익이 무엇인가? 내가 이 문제를 여기에 제기하는 것은 누구를 비난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진정 새해 한국이 선진사회로 가기위한 대목에서 이런 일들을 짚어보자는 뜻에서다.
정부는 글로벌경제 하에서 지금 하고 있는 비지니스 친화적 정책을 계속해야 한다. 그렇다고 그것을 내 세우다 보니 국민의 지지가 내려간다고 서민우선이니, 국가 우선이니 하는 포퓰리즘적 접근이나 정책을 펴서는 안 될 것이다. 원자력발전소 수주가 잘 된 것이지만 그것을 둘러싸고 마치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칭송을 유도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오히려 겸손을 덕목으로 삼는 우리네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좀더 사려 깊고 의연한 형태로 모든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선진화를 가져오는 길일 것이다.
경인년 새해, 많은 도전이 있겠지만 나의 동물적 육감으로는 새해 한국경제는 현재 KDI에서 전망하는 5.5%보다 더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더블 딥이니 무슨 현란한 용어로 새해를 어렵게 보려는 의견도 있지만 새해 한국경제는 훨씬 자신 있는 모습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모두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면서 시작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