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정유(丁酉)년 신년사


정신 없이 지나가는 세파에 벌써 병신년(2016년) 해가 지고 있다. 비단 나 뿐 아니라 아마 거의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느닷없이 몰려온 강풍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원숭이 띠가 닭의 띠로 바뀌었다. 원숭이의 지혜나, 붉은 닭의 부지런함을 기대하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우리네  형편이 너무 각박하다.  지금 이런 한가한 옛 고사를 음미할 시간이 없다. 우리 주변이 너무나 황량하고 뒤범벅이 되어 그 속에서 숨을 쉬고 있기 조차 힘이 들 지경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대통령의 터무니 없는 국정운영이 오늘 우리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었다. 최순실이라는 일개 여성의 농간에 넘어가 박근혜대통령은 국정운영을 뒤범벅이 되게 만들었다. 대통령은 탄핵되어, 이제 헌법재판소의 최후 판결만 남겨놓았다. 한국의 이런 꼴을 얼마나 우습게 보았으면 영국 미국 언론들이 남의 나라 한국의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창피의 극치이다.

남이 보면 근사하게 주말만 되면 전국에서 촛불집회가 일어나고, 그것도 평화를 앞세워 가장 세련된 국민의 민주시위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종북세력의 일사불란한 지도와 지휘가 이렇게 마치 광화문의 밤, 호화퍼레이드를 만드는 것 아닌가 걱정한다. 이 시위는 누가 지도하고, 그 막대한 비용은 누가 부담하고 있나? 이런 것들이 우리네 일반인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이 탄핵결의가 국회에서 일어나고, 대통령의 업무가 정지되었는데도, 계속 횃불시위는 타오른다고 으스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너무 소란스러운 환경 때문에 재판 업무를 할 수 없다고 불평할 정도다. 직업이 시위인 것 같은 오늘의 한국국민은 과연 옳게 가고 있는 것인가?

경제는 오그라들때로 오글아들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OECD 조차도 2.7%라는데 이대로 가면 아마도 1%, 아니 마이나스 성장도 가능할 것 같다. 실업율은 말할 것 없고 빈곤율이 13.8%로, 빈곤율이 높아 헌법개정이 부결된 이태리 13.7%보다 높게  되었다. 3분기 소득격차(상위10%와 하위 10%의 비율)은 11.3배로 2014년의 9.9배를 훌쩍 넘어섰다. 동남아에서 가장 격차가 크단다. 이게 우리 형편인데 데모만 한다고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나?

2016년 12월 14일 미국은 금리를 0.25포인트 상향조정하였다. 오랫동안 예상되어 왔던 미국금리 인상이 충격이라기 보다는, 내년에 3번 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미국당국의 발표가 빠른 금리상승을 전망케한다는데 걱정이 더 생긴다. 한국은 경기침하, 가계부채 등으로 금리조정이 어려운 형편인데 미국은 독야청청 이리 가니 우리는 어디다 기대나? 자기들이 어려울 때 남의 나라 사정은 아랑꼿하지 않고 돈을 풀어 국내경기 부양만 몰두하던 미국정부다. 그 인플레 여파로 세계경제가 더 어렵워졌는데, 이제 미국경제가 한숨 돌린다 싶으니 금리를 올린단다. 그게 미국입장에서는  물론 틀린 접근은 아니지만, 미국 이외의 국가 입장에서는 고닲음의 가속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다.

내년 1월 출발하는 트럼프정부는 더욱 우리를 걱정스럽게 만든다. 새로 점찍어진 각료들의 면면을 보나, 트럼프의 상업주의적 국정운영 예상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우리에게 다가올지 알 수없게 만든다.  졸도상태에 있는 우리 정부는 미국정부와의 유대를 강화할 것을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 새 국무장관은 친러파라는데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  모두가 가변성이 큰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누가 있어 이런 일을 맡아서 간단 말인가?

김정은의 핵개발은 이제 거의 완결편으로 진전되어, 다시 없었던 일로 가기가 어렵게 되어만 가는데 6자회담 당사국들은 그저 '북한의 핵개발 불용'이라는 구두선만 하고 있다. 아닌말로 트럼프 정부가 대한민국을 제쳐 놓고  북한과 직거래를 하는 불상사가 오지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이에 대처할 우리 정부의 대응능력은 있는 것인가?

백척간두라는 말처럼 우리네 운명이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다가가는 불안감을 지을 수 없다. 그러나 생각하면 우리가 이런 시기를 한두번 겪었나? 1979년 박정희대통령 서거, 서울의 봄 시절 소위 3김들의 분탕질, 1970년대 말의 국가부도위기, 1990년대 민주화시대의 혼란 등등, 우리는 헤일 수 없는 수많은 역경을 딛고 오늘에 이른 나라이다. 당장 앞이 캄캄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나는 믿고 있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마침 새해가 밝아오고, 이제  남을 죽이고 제 이익속 만 챙기려는 퇴영적 국민운동에서 한발 벗어나, 다시 나라를 일으키는 국민적 힘의 결집이 어디에서인가 일어나리라고 하는 기대를 나는 믿고 싶다. 겨우 이제 절반 쯤 닥아선 선진대열에의 장정이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일어나라 대한민국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