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1일 수요일

2008년을 보내며

2008년이 아쉬움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금년 한 해 많은 일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지난 4월 오랫동안 품에 안고 있던 ‘번영의 조건’을 출간하였다. 서가의 반응은 무덤덤하지만 그래도 나의 온 힘을 쏟아 그려낸 책이라 다른 책들을 발간할 때에 비하여 감회가 뿌듯하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이겠지만 지난 10월 구글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게지의 문제발생 이후 세계는 거의 동시적으로 경기후퇴의 쓰나미를 맞게 되었다. 모두가 답답해하고 그 끝을 몰라 불안해하는 터라 우둔한 졸필이지만 그래도 생각과 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내 창(窓)을 만든 동기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3개월 사이 12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이야 그리 특출한 것은 없지만 내 딴에는 논리의 일관성과 명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어느덧 세상은 ‘R(recession)의 공포’에서 ‘D(deflation)의 공포’로 변화되더니 이제 ‘D의 트랩’을 두려워하고 있다.

새해에는 약 50편 정도의 글을 올리리라 다짐한다. 량보다 질이겠지만 나이 들면서 나태해지기 쉬운 자신을 다잡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리라. 그러는 사이 경제는 자생력으로 변화와 개선이 일어나겠지.....무엇보다 한국경제가 힘차게 일어서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응집된 힘 발휘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지난 발전과정에서 그 응집된 노력의 결실을 한국경제는 여러 번 경험하였다. 물론 이번에도 그리 되리라 믿고 있다. 그러나 과거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경제의 위상과 그에 수반하는 남들의 견제는 지금 사뭇 다른 양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예전에 비하여 엄청난 노력을 요구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 사회 등의 분야에서는 이러한 경제를 뒷밭침할 능력도 자세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번 위기의 수습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비전문성, 비 경제분야의 제 몫 찾기 경쟁 등을 걱정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계경제, 한국경제에 대하여 희망과 확신을 나는 가지고 있다. 1928년 미국의 대공황을 맞아 그것에 대한 대응으로 뉴딜정책 등이 나오기 까지 5년 여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이번의 위기 발생에는 거의 시차가 없이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 위기의 파급이 거의 실시간으로 모든 지국촌으로 번졌지만 그에 대한 대응책 또한 거의 동시적으로 나오고 있다. 물론 그것으로 충분하냐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이지만 그래도 지구촌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1985년 미국 플라자 미팅 이후 새로 나타난 국제적인 정책공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 21세기는 소위 ‘속도(speed)의 시대’라고 한다. 기술의 발달로 모든 정책의 시행과 효과도 신속성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위기회복의 기간도 과거보다는 훨씬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새해 2분기 말 쯤 되면 위기 정돈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희망 섞인 전망을 한다.

승리한 전쟁도 그 흉터는 남듯이 이번 위기극복을 위한 각국정부의 대응정책은 많은 문제를 잉태하리라고 본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어디까지가 정부의 기능이고, 시장의 영역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더 나아가 무소불위의 정부대책은 새로운 국가주의를 잉태하는 것 아닌가 우려한다. 아마 앞으로 경제운영에서 많은 나쁜 선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구 쏘련의 패망 이후 미국 일변도의 팬 아메리카니즘이 오늘의 위기 쓰나미를 만들었는데 그 수습과정에서 세계경제는 오히려 더 미국 의존적으로 변하고 있다. 제로금리를 선언한 미국의 달러는 강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자본은 거꾸로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경제력의 다극화(multi-polar system)가 추진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골이 깊으면 반드시 상승이 있는 법, 세계경제는 다시 업 턴을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경제는 더 힘차고 남보다 앞서 가야한다. 그래서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개방된 경제가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잘만 대응하면 더 힘을 발휘한다는 확실한 사례를 지구촌에 내어 노아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느냐 못 하느냐는 오늘을 사는 한국인 모두의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2009년 소띠 새해에는 모든 분야에서 소처럼 힘센(bullish)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2008년 12월 30일 화요일

느낌으로 본 2009년 경제전망

1. 디플레이션 함정

2008년 한 해가 저무는 언덕에서 멀리 여명이 일기 시작하는 2009년의 출발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해마다 늘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유달리 2008년은 지구인 모두에게 특별한 모습으로 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난 지 63년 긴 세월이 지난 후 전쟁만큼이나 온 세상사람 들에게 어려움을 준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새해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암울과 비관의 일색이다.

소득이 줄고 자산가치가 하락되고 있다. 고용은 늘지 않고 미국의 월 스트리트에 넘쳐나는 실업(失業)은 세계시장으로 번져가고 있다. 그러니 소비와 투자가 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축소되고 다시 생산은 늘지 못한다. 수요가 없으니 물가는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것이 하나의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 가히 디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일률적인 경제구제조치의 함정

미국의 주택채권기관에서 시작된 2008년 하반기의 경기후퇴 쓰나미는 그 파장과 끝이 어디인지를 몰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정부는 자기나라 경제를 구한다는 이름으로 상상을 초월한 구제조치를 취하고 있다. 처음 금융구제에서 시작하여 실물경제의 침몰을 선제적으로 막아보겠다는 의지로 전방위적 구제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미국정부에서 시작된 이와 같은 구제조치는 EU, 일본 그리고 한국 중국 등 신흥국가들 모두가 총체적으로 들고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에서부터 시작하여 재정지출확대 세율인하 등 비슷한 내용의 정책들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취해지고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중앙은행의 자금지원, 부실채권의 인수 그리고 금융기관의 국유화가 일어나고 있다. 실물경제의 침몰을 막는다는 구실로 미국의 자동차회사에 대한 구제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6.500억 달러에서 시작된 미국의 구제조치는 몇 달이 지나지 않아 7.500억 달러로 그리고 머지않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지원은 영국 불란서 등에서도 유사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당황한 미국정부는 제로금리를 선언하고 나섰다.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과 한국 중국 등 신흥국 들 모두 금리를 대폭 내리기 시작하였고 많은 나라가 21세기 신판 뉴딜 정책을 편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시장경제운영이라는 말이 이미 어색한 시대에 우리는 살게 되었다. 신판 관 주도(官 主導) 시대가 거의 선진국 신흥국들에서 모두 전개되고 있다. 시장의 영역인지 정부의 영역인지 따지질 않고 있다. 지원의 범위 또한 가릴 필요가 없다. 그야말로 나쁜 말로 표현하여 마구잡이 식이다. 경제구제조치도 하나의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몰염치의 전문가 그룹

몇 달 전 한국의 모 일간지가 이렇게 당황스런 시기에 ‘그 잘난 척 잘하는 경제학자들은 다 어디에 가 있느냐 ?’ 하는 항변성 기사를 실은 바 있다. 그에 대한 대답을 필자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이 했으리라고 믿고 있지만 오늘 거꾸로 같은 비난성 질문을 세계 전문가 그룹에게 던지고 싶다.

미국이 리만 브라더스 부도를 계기로 갑자기 부실금융기관을 지원하여 부도를 막아주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미국의 자동차 3사가 구제지원을 요청하게 되었고 미국의 민주당 중심 의회를 비롯하여 오바마 대통령당선인도 자동차회사 지원에 나섰다. 결국 부시 정부도 이 지원을 받아드려 지원조치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브라운총리를 비롯하여 EU 국가들은 은행의 국유화를 전제로 지원조치가 시작되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한국 등 모든 나라가 일률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있는 것은 일찍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각국 그것도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정부들이 자국경제의 퇴락을 막는다는 구실로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구제조치를 마구잡이로 취해가고 있다. 시장경제운영은 한가한 소리이고 이제 정부주도 좀 심하게 이야기 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마르크스 계획경제의 중간 쯤 되는 색깔의 경제운영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운영방식의 변화에 대하여 세계의 전문가 그룹들은 침묵하거나 한수 더 떠서 칭찬하고 나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IMF가 선진국들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지지하고 나선 것을 들 수 있다. 상황의 심대함에 비추어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돈을 풀어 부실기업을 지원하여 주고 금융기관을 국유화하는 정책에 대하여는 침묵하고 있다. 시장경제운영의 기본에 반한다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대기성차관협의에서 그렇게 강경하던 IMF 전문가들은 어디 갔는가? 비근하게 한국의 1997년 대기성차관 때 한국의 자본시장을 한목에 모두 개방하고 재정의 건실화를 그렇게 강력하게 몰아붙이던 그들이 미국이 하고 있는 이 황당한 처사에 옳은 일이라고 손뼉치고 나서는 것은 힘에 대한 굴종인가? 전문가의 비굴인가?

그 유명하다는 경제학자들 특히 노벨상을 받고 의기양양한 폴 크루그만은 미국의 자동차사 들이 종국적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은근히 미국정부의 자동차 지원을 반대하는 듯한 말을 하다가 며칠 지나지 않아 자기 말을 뒤 없는 모습을 언론에서 보았다. 그 진의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IMF 당시 한국의 정실주의, 정부주도의 경제운영 등을 그렇게 비판하던 그였다. 어느 경제학자를 막론하고 현재 선진국들의 경제구제조치에 대하여 내용 중 잘못된 점을 시장경제운영의 측면에서 비판하고 나오는 것을 필자는 보지 못하였다.

신용평가사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S&P나 무디스 모두 미국 정부의 처사에 대하여 일언반구 토 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더구나 부도직전에 정부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등급 인하조치를 안하거나 아주 늦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외국의 한국의 외환위험 노출 등 악의에 찬 평가에 대하여 정당한 신용평가를 제때에 해주지 않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를 비롯한 언론의 평가는 물론 이들을 전문가 그룹으로 생각할 수는 없지만 악의에 찬 또는 상업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들은 선진국들의 정부주도적 경제조치에 대하여 비난성 기사를 게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4. 2009 세계경제 전망

아무튼 이런 시끌벅적한 가운데도 시간은 멈추는 법이 없다. 이제 내일 모레면 다가올 새해 2009년 세계경제가 지금 지구인들이 모두 보고 있는 이 암담과 비관을 그대로 연출할 것인지 아니면 달리 변해 갈 것인지 모를 일이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1~2% 성장을 이야기 하던 경제성장률이 어느덧 제로 그로쓰로 나가더니 급기야 마이나스 성장을 IMF는 예측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도 세계경제가 이대로 가면 마이나스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된다면 그 많은 지원은 다 어디로 간 것인가? 지원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지원이 엉뚱한 곳으로 잘 못 된 것인가? 경제학자들이 흔히 하는 방식으로 그나마 그런 지원이 있었기에 이 정도에 머문 것인가?

문제는 이런 디플레이션이 지속되었을 때 나타날 부작용이다. 우선 각국정부가 자국경제를 회생시킨다고 얼마나 많은 보호정책을 써가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면서 선진국 논리로 자기네는 그렇게 해도 되고 힘이 없는 나라들은 같이 하면 되지 않는 괴변이 얼마나 판을 칠까 걱정이다. 세계무역은 움츠러들고 고용은 나빠질 것이다. 그러면 내수시장이 비좁은 한국 같은 개방국가들이 살기가 점점 더 팍팍해 질 것이다. 원유 등 자원가격은 하락하겠지만 이들 자원으로 먹고 살던 자원부유국 들의 경제는 위축될 것이다. 해외건설시장이 어려워 질 것이다. 최빈국경제가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아프리카, 남 아시아국가 주민들의 건강, 생활의 질이 낮아질 것이다. 그럴수록 선진국 의존형 그것도 위기의 원인제공자인 미국경제에 대한 여타국의 의존이 계속되거나 오히려 확대될 것이다. 이것이 경제다원화체제(multi-polar system)로 변화발전 되면 모를까 만일 경제의 미국의존성이 확대되는 쪽으로 발전될 경우 세계는 보다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5. 한국경제전망

이런 암울한 세계경제전망 하에서 한국경제도 암울한 전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경제가 1% 포인트 하락할 때 한국경제의 성장은 1.5%포인트, 수출은 4.3% 포인트 하락한다는 과거자료에 의한 단순회기분석이 있다. 새해 세계경제 특히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이 IMF의 전망치처럼 급격한 위축되거나 마이나스가 된다면 한국경제의 성장률이나 수출전망은 매우 어둡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출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이 부가가치기준으로 35~40% 수준에 이른다고 볼 때 만일 현재의 전망대로 수출이 증가하지 않을 경우 2009년 경제성장률은 여타부문에서 괄목할 변화가 없는 한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지식경제부에서 내년 상품수출을 4.500억 달러로 200억달러 늘려 잡은 것이 가능할지, 그것이 부가가치에는 어떻게 작용할지, 교역조건은 어떻게 변화될지 현재로서는 어둡게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위축에 따라 상품수입도 늘기 어려울 것이므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호전될 잔망이다. 한국은행은 내년의 경상수지를 100억 달러 흑자로 전망하고 있다. 1998년 한국의 경상수지가 400억불 흑자이었던 점과 흡사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소비와 투자는 모두 저조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소득의 감소 그리고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의 평가감소로 고소득자 던 저소득자 던 소비를 늘릴 가능성은 적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투자의 증가도 상황의 변화가 없는 한 기대하기 힘들게 되어있다. 가계에 비하여 아픔이 덜하다고 할 수 있는 기업들도 투자기회를 찾아 새 투자가 실현되기에는 시간과 환경이 여유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은 과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진작 특히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미 4대강 환경개선사업을 시작하였다. 그것이 대운하와 연관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정치적 입씨름이 계속되겠지만 그것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운하사업을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될 일인데 그것을 하지 않아 시끄럽다. 아무튼 그러나 이 4대강 환경개선사업이 내수 진작에 단기적으로 얼마나 도움을 줄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투자를 생각한다면 토목공사위주의 사회간접자본투자 보다는 보다 투자승수가 단기적으로 크고 미래지향적인 투자 즉 교육시설, 기술개발지원, 벤쳐사업지원 그리고 건설경기지원 등이 내수 진작에 일차적인 대상이 되면 좋겠다고 평가한다. 아무튼 이러한 재정지출의 확대가 단기적인 수출 감소를 얼마나 상쇄시킬지는 미지수이다.

이러한 전제를 놓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면 잘해야 2~3%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고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가격 하락과 전반적인 물가하락, 주식시장과 환율의 안정 등으로 생활의 질은 2008년보다는 다소 나아지지 않을까 전망된다. 경기순환적으로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개선되는 못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경기의 선행지표인 주식시장 등이 삼사월 경부터 힘을 받지 않을까 점쳐본다.

그러나 이런 암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새해 한국경제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자 한다. 무엇보다 과거 이와같은 암울한 경험을 한국경제가 잘 견뎌낸 경험이 있고 그때마다 특유의 응집력을 발휘하였다는 점이다. 가깝게는 지난 IMF 때가 그랬고 1970년대 말 박정희 전대통령의 시해 후 1980년대의 안정화시책과정에서도 그랬다. 1970년대 1차 석유파동 때도 그랬고 1980년대 초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이런 한국인의 위기 시 뭉치는 힘을 이번 기회에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이것을 제대로 구현시킬 것인가는 정부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위기해결과정에서 꼭 이루어져야 할 것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과제인 구조조정을 실현하는 일이다. 지난 IMF 과정에서는 ‘4대개혁과제’를 들고 나와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하였지만 양두구육 식으로 딴 짓을 했기 때문에 지금 한국경제가 더 어려움을 당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구조조정을 정부가 크게 외치고 있지는 않지만 조용한 가운데 정부주도로 반드시 구조조정이 경제 각 부문에서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금융개혁 노동개혁이 일어나고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혁되어야 한다. 만일 이번 기회에 한국경제에 가장 어려운 과제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세계적 디플레이션 하에서 발전하는 개방경제의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필자는 믿는다. 정부의 리더십 발휘를 기대한다.

2008년 12월 26일 금요일

디플레이션 함정에서 벗어나는 정책

2008년 연말 온통 세계경제는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소위 선진국 경제는 말할 것 없고 신흥국 심지어 절대빈곤 선상에 있는 최빈국조차 디플레이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에서 시작한 가격하락은 수요 감퇴에서 비롯된 일반 상품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와 관련하여 제품에 투입되는 원유등 원자재가격 하락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러한 가격하락은 비단 상품가격 뿐만 아니라 실물자산 금융상품 등 전 자산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니 제품의 판매부진이 불가피하고, 이것은 다시 물가의 하락으로 이어져 그야말로 하나의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함정을 만들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먼저 이야기 하면 그것은 지금까지 일반에게 익숙한 소위 총수요관리정책의 반대방향으로 정책을 급선회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소위 개발도상국의 경제정책에서 가장 긴급하였던 것이 빈곤하니까 수요가 없고 그러니 국내시장이 손바닥만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소비 투자 수출 등 수요의 촉진을 정책 우선순위에 놓게 되었다. 그것이 한국을 비롯한 소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과 고용 그리고 생활수준 향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런 수요의 촉진 정책은 전반적인 물가의 상승을 가져와 소위 인플레이션이라는 파도를 맛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등장한 것이 소비와 투자를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소위 총수요관리정책이었다.

전후의 죤 메이나드 케인즈 중심의 케인즈학파의 정책보다는 프레드리히 폰 하이에크를 중심으로 시장중심학파가 1970년대 후반 관심을 끌게 되고 시장에서 총수요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등장하게 되는 통화주의자들의 견해가 밀튼 프리드만 등 시카고학파를 통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시장에서 통화관리를 중심으로 한 총수요관리정책이 경제정책의 정설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가 힘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장지상주의가 엉뚱하게 금융감독기능 부실을 틈타 파생상품 중심으로 세계금융질서를 파괴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 그리고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다시 정부 중심의 케인지안 경제운영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경제정책의 큰 흐름 속에서 현재의 세계를 뒤덮은 디플레이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 영국 불란서 일본 그리고 한국 중국 등 신흥시장까지 정부가 나서서 시장에 대한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추고 세율을 인하하고 있다. 그 지원 수준 그리고 방식 등이 과히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이다. 마구잡이 방식이다. 그러나 마음만 급하지 실제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시차가 있게 되고 그 수준도 그리 흡족한 수준이 되지 못함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시장은 거꾸로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의 디플레이션 현상은 자산과 부채로 연결되어 더욱 심화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가히 디플레이션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총수요를 촉발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하여 소득세와 법인세들의 세율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 부동산 소유세를 조절하는 방안으로 2중과세성격의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어렵다면 거래세를 대폭 낮추는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출을 촉진하기 위하여 환율을 안정시키고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 행정상의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환율의 안정은 잠정적으로 정부가 환율을 규제하는 제도를 마련하던가(예를 들면 달러에 대한 페그시스템 등), 아예 일정시한동안 고정환율제를 시행하던가 등의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제기된다. 물론 엄청난 일이 되겠지만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출에서 번 이익에 대한 세제혜택을 1970년대 초기 해외건설지원에 버금가도록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특별지원정책은 일정기간이고 한시적으로 하고 다시 연장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정책들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므로 현재의 정치권의 한심한 행태로 볼 때 단기간에 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그래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재정을 통한 인프라투자의 확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일부는 추경 등 국회와 관련된 것이 있겠지만 이것을 제켜놓고라도 정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그리고 하루 빨리 처리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 우선 정부가 4대강 대운하의 함정에서 벗어야 한다. 정부가 최소한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천명할 필요가 있다. 안하면 될 일을 왜 목숨 걸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여기에 무슨 음모가 있느니 없느니 탓을 듣게 된다. 대신 경제의 하부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투자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의 주 대상을 열거하면 우선 기술개발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세액공제 등 지원이 많이 있지만 소득이 생길 때 두었다가 공제하여 주는 이연제도를 더욱 확대하고 그 대상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술은 속도이다. 현대 경제운영에서 속도가 경쟁력이고 이 경쟁력은 기술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기술의 하부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쳐산업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정보 통신 지식 등 무슨 이름이 되었던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쳐투자의 경우 위험을 안고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우선 교육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하여 교육시설, 교육담당자의 자질 확보 등의 투자를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전교조가 문제라면 이들을 정규교육시스템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그래도 그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교사와 학부모가 있으면 그들만을 위한 영역을 따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일부 때문에 다수가 희생되는, 그것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2세 교육을 납득되지 않는 일부에게 강제로 맡겨지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넷째 주택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기존의 투기억제정책 중 소유세나 거래세 중 하나를 택하여 다른 하나를 없애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므로 하루 빨리 정부가 대 결단을 하여 국민과 합의하도록 해야 한다. 주택투자가 이렇게 2~3년 지나면 공급부족에서 오는 부동산 투기가 원하지 않아도 오게 되어있다. 이런 제도 전환과 함께 장기저리의 주택금융을 소득분배정책의 수준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프리드만은 정부정책의 축소를 주장하면서 그 논거로 시장에서 외부(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여 그것을 정부가 감지하는데 시간이 걸려 그에 대한 정부지원을 할 때는 이미 시장은 자생적으로 이런 외부지원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되게 되고 그 시간지난 지원으로 시장은 다른 문제만 만들게 된다고 하였다. 2008년 11월 12월 미국을 비롯한 온 세계는 정부지원으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것이 정부의 일이냐 시장의 영역이냐 하는 논의는 처음부터 없다. 그렇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자랑이었던 경제정책의 시장경제 논리는 이제 한가한 논란의 대상도 되지 못하고 있다. 이체면 저 체면 없다. 양반이 제일 먼저 개헤엄을 치고 나가고 있다. 아마 훗날 많은 부작용을 오늘 잉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왕 할 바에는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이런 때 국회는 뒷전에 물러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유람선 타고 놀러나 보내라. 그것이 그들이 남아서 국가경제를 나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일 것이다.

지원의 타이밍과 함께 지원의 수준이다. 결론은 선택과 집중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 등 제조업에 지원을 무턱대고 확대하는 것은 그것을 살 소비자는 생각하지 않는 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건만 만들면 무엇 하나? 살 사람이 없는데. 더구나 원가를 낮추어 값을 낮추어야 하는데 임금은 그대로 두고 불법스트라이크는 그대로 두고 국민세금 지원으로 생산 확대를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온 세상이 다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어떻게 일부 정치권의 폭력투쟁, 불법투쟁위주의 대형노조활동, 지금도 북한정권에 지원해주지 못해 안달하는 일부 정치권 사회단체들 그리고 자기들 멋대로만 교육을 시키겠다고 주장하는 전교조 등의 행태를 언제까지 다수 국민은 보고 가야만 한단 말인가?

세계가 경험하여 보지 못한 디플레이션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비장한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뭉쳐야 한다. 사실 한국경제는 지난 발전과정에서 국가부도의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그러나 그것을 슬기롭게 헤쳐 나와 오늘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발전의 역사를 이루었다. 그 어려운 때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위정자의 지도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뭉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말 IMF 때는 경제상황은 지금보다 덜 나빴지만 국가경영능력이 모자랐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경제상황은 당시보다 더 나쁘지만 아직 지도자의 경영능력은 미지수이다. 다만 열심히 하려는 자세는 우리가 평가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세계가 이렇게 일률적으로 경제를 되살리려고 함께 노력한 때가 없었다. 이러한 동시적이고 일률적인 각국정부의 노력은 오히려 현재의 비관보다는 훨씬 빨리 세계경제를 회복시킬지도 모른다. 문제는 빠르던 느리던 이제부터는 대세가 경제는 픽업만 있게 되어 있는데 그 회복에 어느 나라 어느 경제가 앞장서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경제가 뒤쳐진다면 그것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 역사 앞에 책임이 될 것이다.

2008년 12월 5일 금요일

국회기능에 대한 회의

1. 경제정책의 국제공조시대

1985년 소위 미국 뉴욕의 플라자 미팅 이후 세계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일본의 엔을 급격히 절상하게 하는 합의가 선진국간에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당시 일본의 엔은 230엔대 1달러하던 교환비율이 하루아침에 130대 1로 절상되었다. 물론 당시 수출시장에서 일본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달러를 비롯한 선진국간의 통화 균형을 잡아가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2차대전 이후 승전국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합의를 도출하여 출발시킨 IBRD, IMF 그리고 GATT와 같은 국제기구가 생겨났지만 종합적인 경제정책 공조를 합의하여 이행한 것은 플라자합의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이후 세계는 구소련의 몰락과 새로운 러시아의 출현으로 군사력 면에서는 미국의 단극체제(one polar system)가 예상되었지만 경제는 최소한 미국 일본 독일 등 다극체제로 전환될 것이 전망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경제의 경쟁력 앞에 여타 경제들이 맥을 못 추게 되고 소위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여타국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으며 경제조차 미국의 단극체제로 지배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세계경제가 2000년대에 들어와 장기간의 호황과 버블의 부침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넘쳐나는 유동성과 저금리 속에 엄청난 자본버블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런 버블은 신자유주의 때문에 생긴 것이라기보다는 경제운영자가 경제를 잘못 운영한 결과이지만 더 이상 실물경제의 결재수단으로 기능을 하지 않게 된 자본의 흐름은 자본 자체의 이익을 위하여 기하급수적인 이익 추구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부동산 버블은 실은 이런 자본기능의 변화에서 오는 새끼가 새끼를 낳는 신종자본상품 즉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 때문에 확대되어가게 되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한(후일 미국정부가 정부기구화한) 주택금융기구(프레디맥, 퍼니메이)의 채권 등 각종 금융상품들은 여러 형태의 파생상품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이런 상품들이 원천지 미국으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자 온 세계로 일시에 전염되었고 세계경제는 온통 걷잡을 수 없게 혼란에 빠졌고 급기야 실물경제의 침체로 번지던 세계경제는 다시 디플에이션의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세계 중심국가 들은 해법 찾기에 여념이 없게 되었다. 급기야 미국 워싱턴에서 G-20 국가정상들의 모임이 있었고 이 모임에서 세계적인 경제정책 공조를 다시 다짐하게 되었다.

2. 범세계적 번영의 리더십 소멸

공교롭게 문제의 진원지인 미국은 부시정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오바마정부가 들어서고 있는 찰나에 있다. 따라서 고만두는 부시대통령의 리더십이 잘 발휘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 재무성 과 연방은행에서 공동으로 만들어 낸 여러 경기수습정책들도 현재는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어 부시정부와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거기다가 실물경제가 다시 침몰하는 위험에 처해 있다. 미국의 자동차 3사를 비롯한 부실기업의 구제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기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최소 앞으로 삼사개월의 시간이 요구 된다. 정책과 집행에 괴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은행의 국유화를 무슨 큰 대책인양 들고 나온 영국의 브라운총리나 이를 EU 전체의 정책으로 채택하도록 앞장선 불란서의 시르코지대통령도 말만 떠들고 다니지 무슨 현실적인 정책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은 아직 잘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12월 4일자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기존금리를 3%에서 2%로 급격한 인하를 단행하였다. 이에 상응하여 스웨덴 등 유럽국가 들의 금리인하가 이어지고 있고 불란서에서는 상당액의 기업지원액을 설정하였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있다. 경제지원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이 와중에 메르켈 독일수상은 이런 일들에 너무 수수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국내에서 비판 만 받고 있는 모양이다. 한편 사실상 제로금리체제인 일본은 대외적으로는 정책공조를 한다고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아직 발표되는 것이 없다.

3. 이분화 되어가는 세계

이차대전이후 세계는 경제적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뉘어졌었다. 이중 후진국은 다시 개발도상국이라는 이름의 나라들을 만들었고 상대적으로 여기에 끼지 못하는 후진국을 최빈국으로 규정하였다. 개발도상국들 중 싱가포르 한국 대만 홍콩 등을 다시 신흥국으로 분류하게 되었고 1990년대 아시아의 금융위기 이후 중국과 인도 등이 이 신흥국에 가입되어 불리게 되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알빈 토플러는 세계를 더 이상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다만 발전의 속도가 빠른 나라(고속발전국)와 속도가 느린 나라(저속발전국)로 구분 될 수 있다고 하였다. 2008년 하반기 세계는 그야말로 선진국 후진국 구분이 없어졌다. G-7이던 OECD던 하던 선진국 브라켓은 더 이상 특권 또는 선진(advanced)의 의미가 없다. 거기에 사는 주민들이야 다른 나라에 비하여 좀 잘 살겠지만 국가운영 면에서는 거기가 거기라는 이야기 이다. 그 콧대 높던 미국을 보자. 어찌 보면 세계경제를 단기적으로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사과한마디 없이 옛날에 한국 등 개발도상국들에게 그렇게 나무라던 시장경제에 반하는 정책의 짓거리들을 서슴없이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EU 일본 그리고 한국 등 신흥국들 모두가 다 똑 같은 어려움 속에서 같은 정책대안을 내어놓고 고민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니 유사한 정책추진의 결과는 그나마 시의에 맞게 충분한 지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 전제되는 것이 이를 받아드리는 피지원자 즉 기업이나 가계가 지원을 받아 피나는 노력을 여기 함께 투입하느냐에 또한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전체가 어려움을 이겨 내기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분위가 얼마나 있느냐 다시 말해서 아더 루이스가 말하는 ‘경제하려는 의지’를 얼마나 사회공동체가 만들어내느냐에 성패의 한축이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다시 세계를 분류한다면 위기극복을 정부와 기업 가계 그리고 사회공동체가 함께 잘 이루어 빠른 회복과 발전을 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4. 이해의 첨예화

세계적인 경제정책 공조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경제질서가 정연한 상황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미국의 단극화시대가 어느 정도 흐무러지면서 세계경제는 나라들 사이에 다극화되어 갈 것이다. 정책의 전세계적 공조와 함께 몇몇 지역 또는 나라들끼리 공조나 협력이 일어나며 달러중심의 기축통화제도도 변화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그럴수록 세계는 지역간에 국가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화되고 여기에 나라사이의 외교의 가장 큰 아젠다가 바로 경제이해조정이 될 것이다.

5. 국회기능의 변화모색

이처럼 세계는 속도전에서 뒤쳐지는 국가와 앞서가는 나라들 사이에서 많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양상을 전망할 수 있다. 이러한 때 제목소리를 내고 자기 이익을 찾아먹을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나라들 보다 한발 앞서가는 수밖에 없다. 큰 등치의 미국을 보자. 그렇게 이해가 복잡한 미국의회도 경제위기를 위한 대책에서는 보다 신속한 처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장의 미 의회와 정부와의 티껵태껵은 새 정부와 구정부와의 권력인계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이지 이것이 경제정책의 느슨한 처리와는 다른 차원이라고 판단한다. 영국 불란서 독일 일본 모두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처한 정책수립에서는 국내정파간에 큰 의견의 대립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유독 한국만 그것도 한국국회만 비능률의 극한을 연출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데 여야가 정파를 초월하여 국회에서 정부정책을 지원해도 부족한데 한가롭게 내년예산도 법정기일을 넘기고 앉아 있고 정부에서 경제대책이라고 만들어 놓은 대책들은 제대로 심의도 하지 않고 야당은 상임위 심의를 전부 보이코트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인간은 북한지원에 노다지 타령이나하고 있고 야당들의 정부독재반대 연대를 충동질하고 있다. 사회는 사회주의세력과 그 반대 보수세력으로 반목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한국이 고속발전국으로 비상할 수 있단 말인가?

최소한 이런 위기국면을 맞아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을 때 입법권이 보장 되도록 하는 장치를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현 헌법상의 대통령의 긴급조치 같은 것은 이제 한국 같은 발전된 상황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국회가 그것도 소수정당의 횡포로 입법권이 회손 되고 있는데 정치적 절충이나 합의를 이끌어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전연 맞는 않는 방법이다. 이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양원제도 좋고 필리버스터 제동 제도도 좋고 이런 제도의 모색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전근대적으로 의정을 물리적으로 저항하려는 의식과 행동이 없어져야 한다. 다수결이 준수되고 의정의 절대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국회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분명히 하고 예산심의 법정시한 등 자기들이 만든 법을 스스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지키지 못하면 일반인이 법을 지키지 못할 때처럼 벌과금이던 무슨 페날티를 부과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국회기능에 대한 제도적 보완노력이 차제에 공론화되었으면 좋겠다.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무슨 경제국치일?

지난 9월 말 현재 한국의 대외채권이 대외채무보다 작게 되어 순채무국이 되었다. 전체 대외채무가 251억달러가 많다는 잠정통계가 나왔다. 이런 대외채무의 증가는 물론 최근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2000년 이후 8년만의 일로 이를 충격으로 받아드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상세히 보면 그리 비관스런 것만 아니다. 물론 대외채무가 느는 큰 요인은 원유 등 외상매입에 따른 단기부채의 증가와 함께 그동안 과도하리라 할 만큼 그 비중이 컸던 한국증시 내의 외국인들이 세계적 경기한파와 함께 원화의 절하를 보면서 한국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 단기적인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일들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원유가격의 하락은 이미 시작되어 30불대가 점쳐질 정도다. 외국투자가의 한국증시 이탈도 기왕 이렇게 된 마당에 차제에 한국증시의 외국인 투자비중을 좀더 낮추어 대외시장의 불안정성에 좀 덜 흔들리도록 하여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풀이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주재 외국금융기관들이 그들의 영업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들여온 자금 등 비교적 상환부담이 적은 외채가 매우 많아 그들을 제외하면 800억불이 넘는 대외순채권국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외환시장의 취약성(vulnerability)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처럼 개방경제운영을 하고, 경제규모가 선진 대국에 비하면 만만하고 그리고 지난 IMF를 치르면서 국내시장의 안전장치보다는 국제기준(global standard)에 맞추는 일에 보다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경제상황이 어렵게 되자 한국시장이 좋은 의미이던(구조조정), 나쁜 의미이던(M&A)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환율은 치솟고 한국경제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외국시장으로부터 먼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할 일이 있다. 지금 세계경제는 금융위기에서 실물경제의 디플레이션으로 발전되고 있다. 선진국이던 신흥국이던 모두가 자신 없어 한다. 소위 business confidence가 상실되어 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들의 불안은 한국 자동차회사의 불안으로 번져가고 있다. 일반가계는 돈이 말라가고 있다.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어디서 투자와 소비가 늘어날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니 마이나스 성장이 점쳐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때 생각되는 것이 죤 메이나드 케인즈가 이야기한 야수적 충동(animal spirit)이다. 모든 국민이 이렇게 어려울수록 용기를 가지고 힘을 내야 한다. 보도에 의하면 이명박대통령도 그의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것을 주문하였다고 한다.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판에 어느 언론에서는 한국경제가 순채무국이 된 것을 1997년 12월 3일 IMF와 대기성차관을 한 날을 경제국치일이라고 한 것처럼 무슨 경제국치일로 치부하고 있다. 경제국치일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을 김대중정부에서 정치화한 것이다. 그리고 2년도 되지 않아 순채권국으로 변화되었는데 이것이 2년도 안되는 동안 경제를 잘 운영해서 그리된 것이 아니고 다만 세계경기 호전의 반사이익을 받은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이 그 뒤 노무현정부의 실적이 증명하고 있다. 경제에 국치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부침이 있는 것이고 더구나 대외순채권국이 되느냐 채무국이 되느냐하는 것은 당시의 경제상황 등의 변화가 더 큰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론적인 말은 안 그래도 모두 용기를 잃고 무기력 증에 빠지기 쉬운 지금 우리 모두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 별 것도 아닌 것을 과대하여 국민을 의기소침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우리 모두 가지고 힘을 모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