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연말 온통 세계경제는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소위 선진국 경제는 말할 것 없고 신흥국 심지어 절대빈곤 선상에 있는 최빈국조차 디플레이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에서 시작한 가격하락은 수요 감퇴에서 비롯된 일반 상품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와 관련하여 제품에 투입되는 원유등 원자재가격 하락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러한 가격하락은 비단 상품가격 뿐만 아니라 실물자산 금융상품 등 전 자산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니 제품의 판매부진이 불가피하고, 이것은 다시 물가의 하락으로 이어져 그야말로 하나의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함정을 만들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먼저 이야기 하면 그것은 지금까지 일반에게 익숙한 소위 총수요관리정책의 반대방향으로 정책을 급선회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소위 개발도상국의 경제정책에서 가장 긴급하였던 것이 빈곤하니까 수요가 없고 그러니 국내시장이 손바닥만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소비 투자 수출 등 수요의 촉진을 정책 우선순위에 놓게 되었다. 그것이 한국을 비롯한 소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과 고용 그리고 생활수준 향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런 수요의 촉진 정책은 전반적인 물가의 상승을 가져와 소위 인플레이션이라는 파도를 맛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등장한 것이 소비와 투자를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소위 총수요관리정책이었다.
전후의 죤 메이나드 케인즈 중심의 케인즈학파의 정책보다는 프레드리히 폰 하이에크를 중심으로 시장중심학파가 1970년대 후반 관심을 끌게 되고 시장에서 총수요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등장하게 되는 통화주의자들의 견해가 밀튼 프리드만 등 시카고학파를 통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시장에서 통화관리를 중심으로 한 총수요관리정책이 경제정책의 정설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가 힘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장지상주의가 엉뚱하게 금융감독기능 부실을 틈타 파생상품 중심으로 세계금융질서를 파괴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 그리고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다시 정부 중심의 케인지안 경제운영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경제정책의 큰 흐름 속에서 현재의 세계를 뒤덮은 디플레이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 영국 불란서 일본 그리고 한국 중국 등 신흥시장까지 정부가 나서서 시장에 대한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추고 세율을 인하하고 있다. 그 지원 수준 그리고 방식 등이 과히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이다. 마구잡이 방식이다. 그러나 마음만 급하지 실제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시차가 있게 되고 그 수준도 그리 흡족한 수준이 되지 못함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시장은 거꾸로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의 디플레이션 현상은 자산과 부채로 연결되어 더욱 심화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가히 디플레이션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총수요를 촉발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하여 소득세와 법인세들의 세율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 부동산 소유세를 조절하는 방안으로 2중과세성격의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어렵다면 거래세를 대폭 낮추는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출을 촉진하기 위하여 환율을 안정시키고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 행정상의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환율의 안정은 잠정적으로 정부가 환율을 규제하는 제도를 마련하던가(예를 들면 달러에 대한 페그시스템 등), 아예 일정시한동안 고정환율제를 시행하던가 등의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제기된다. 물론 엄청난 일이 되겠지만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출에서 번 이익에 대한 세제혜택을 1970년대 초기 해외건설지원에 버금가도록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특별지원정책은 일정기간이고 한시적으로 하고 다시 연장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정책들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므로 현재의 정치권의 한심한 행태로 볼 때 단기간에 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그래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재정을 통한 인프라투자의 확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일부는 추경 등 국회와 관련된 것이 있겠지만 이것을 제켜놓고라도 정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그리고 하루 빨리 처리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 우선 정부가 4대강 대운하의 함정에서 벗어야 한다. 정부가 최소한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천명할 필요가 있다. 안하면 될 일을 왜 목숨 걸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여기에 무슨 음모가 있느니 없느니 탓을 듣게 된다. 대신 경제의 하부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투자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의 주 대상을 열거하면 우선 기술개발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세액공제 등 지원이 많이 있지만 소득이 생길 때 두었다가 공제하여 주는 이연제도를 더욱 확대하고 그 대상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술은 속도이다. 현대 경제운영에서 속도가 경쟁력이고 이 경쟁력은 기술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기술의 하부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쳐산업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정보 통신 지식 등 무슨 이름이 되었던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쳐투자의 경우 위험을 안고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우선 교육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하여 교육시설, 교육담당자의 자질 확보 등의 투자를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전교조가 문제라면 이들을 정규교육시스템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그래도 그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교사와 학부모가 있으면 그들만을 위한 영역을 따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일부 때문에 다수가 희생되는, 그것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2세 교육을 납득되지 않는 일부에게 강제로 맡겨지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넷째 주택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기존의 투기억제정책 중 소유세나 거래세 중 하나를 택하여 다른 하나를 없애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므로 하루 빨리 정부가 대 결단을 하여 국민과 합의하도록 해야 한다. 주택투자가 이렇게 2~3년 지나면 공급부족에서 오는 부동산 투기가 원하지 않아도 오게 되어있다. 이런 제도 전환과 함께 장기저리의 주택금융을 소득분배정책의 수준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프리드만은 정부정책의 축소를 주장하면서 그 논거로 시장에서 외부(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여 그것을 정부가 감지하는데 시간이 걸려 그에 대한 정부지원을 할 때는 이미 시장은 자생적으로 이런 외부지원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되게 되고 그 시간지난 지원으로 시장은 다른 문제만 만들게 된다고 하였다. 2008년 11월 12월 미국을 비롯한 온 세계는 정부지원으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것이 정부의 일이냐 시장의 영역이냐 하는 논의는 처음부터 없다. 그렇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자랑이었던 경제정책의 시장경제 논리는 이제 한가한 논란의 대상도 되지 못하고 있다. 이체면 저 체면 없다. 양반이 제일 먼저 개헤엄을 치고 나가고 있다. 아마 훗날 많은 부작용을 오늘 잉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왕 할 바에는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이런 때 국회는 뒷전에 물러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유람선 타고 놀러나 보내라. 그것이 그들이 남아서 국가경제를 나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일 것이다.
지원의 타이밍과 함께 지원의 수준이다. 결론은 선택과 집중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 등 제조업에 지원을 무턱대고 확대하는 것은 그것을 살 소비자는 생각하지 않는 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건만 만들면 무엇 하나? 살 사람이 없는데. 더구나 원가를 낮추어 값을 낮추어야 하는데 임금은 그대로 두고 불법스트라이크는 그대로 두고 국민세금 지원으로 생산 확대를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온 세상이 다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어떻게 일부 정치권의 폭력투쟁, 불법투쟁위주의 대형노조활동, 지금도 북한정권에 지원해주지 못해 안달하는 일부 정치권 사회단체들 그리고 자기들 멋대로만 교육을 시키겠다고 주장하는 전교조 등의 행태를 언제까지 다수 국민은 보고 가야만 한단 말인가?
세계가 경험하여 보지 못한 디플레이션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비장한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뭉쳐야 한다. 사실 한국경제는 지난 발전과정에서 국가부도의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그러나 그것을 슬기롭게 헤쳐 나와 오늘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발전의 역사를 이루었다. 그 어려운 때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위정자의 지도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뭉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말 IMF 때는 경제상황은 지금보다 덜 나빴지만 국가경영능력이 모자랐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경제상황은 당시보다 더 나쁘지만 아직 지도자의 경영능력은 미지수이다. 다만 열심히 하려는 자세는 우리가 평가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세계가 이렇게 일률적으로 경제를 되살리려고 함께 노력한 때가 없었다. 이러한 동시적이고 일률적인 각국정부의 노력은 오히려 현재의 비관보다는 훨씬 빨리 세계경제를 회복시킬지도 모른다. 문제는 빠르던 느리던 이제부터는 대세가 경제는 픽업만 있게 되어 있는데 그 회복에 어느 나라 어느 경제가 앞장서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경제가 뒤쳐진다면 그것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 역사 앞에 책임이 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