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2013년(癸巳年) 신년사

1. 변화의 시대

     2013년 계사년(癸巳年) 뱀띠해를 맞이하였다. 그것도 검은 뱀의 해란다. 작년 임진년이 흑룡의 해였는데 금년은 연 이어 흑사의 해인지 나는 알 수 없다. 용과 뱀은 우리나라 사고로 보면 용은 크고 영험한 동물인데 비하여 뱀은 무언가 기분이 좋지않은 동물로 치부되고 있다. 다만 꿈자리에서 뱀을 맞나는 것은 대부분 길조이고, 재수 있고, 잉태하는 등등 이로운 것으로 해몽된다. 12간지에서 만들어지는 해의 상징이 무슨 심오한 의미가 있는지 나는 전연 모른다. 다만 새해 되면 언론을 통하여 잠시 그런 생각을 하고 지나갈 따름이다. 뱀은 싫어하지만 검은 능구렁이를 보면 재수있다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새해는 세계에 많은 부문에서 변화가 일 것으로 짐작된다.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변화는 있게 마련이지만 특히 2013년은 연초부터 여러부문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 권력지평의 변화

     1) 세계는 지난 연말을 전후하여 유수국가들의 정치권력이 교체되거나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그의 제2기 집권이 시작되었다. 그는 태평양시대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제 G2 국가로 자리매김을 하는 중국은 이미 오래전 예고 된대로 시진핑이 권력을 이양받았다. 후진타오 때와 달리 시진핑은 국방주석도 함께 일시에 모든 권력을 유보없이 넘겨받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있다. 그는 방위력을 확충하고 경제를 부흥시키겠단다. 불란서는 올랑드 사회당정부가 들어섰다. 특이한 점은 좌파정부가 좌파정책을 포기하였다. 인기영합정책이 실제 권력을 잡고보니 실천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나타낸 정책의 변화이다. 러시아는 푸틴이 예상대로 총리직을 버리고 대통령이 되었다. 푸틴의 정책은 밖을 보기보다는 러시아 내부의 부흥에 매진(inward looking)하는 인상이다.

    2) 아베 일본 자민당총재는 극우정책을 바탕으로 절대다수의 의원확보를 통한 재집권에 성공하였다. 국방군 확보를 위한 헌법개정을 통한 방위력확충과 이웃 중국, 한국과 영토분쟁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벌써부터 많은 무리수를 둘 것 같은 조짐이다. 이러한 극단주위는 물론 북한의 김정은 정부에서 더 나타나고 있다. 연말 장거리 로켓발사 성공을 계기로 그는 인민 사이에서 영웅으로 떠 받들리고 있다. 백성들의 배고픔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다음단계인 핵폭탄의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3) 단기적으로는 시진핑 정부와  아베 정부의 등장이 김정은의 동출행동과 함께 아시아 지평을 각축장으로 변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해권 분쟁을 일으킨 중국정부는 여세를 몰아 센가꾸열도를 놓고 일본정부와 날선 분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충격을 받은 일본국민은 아베정권을 탄생시켜 이를 막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의 독도를 자기들 것이라고 망언하며 그곳에 잠입을 시도하던 극우파 의원들이 모두 입각한 아베정권이 출범함으로써 그들의 극우돌진이 언제 시동이 걸릴지 알 수가 없다.

     4) 99%의 반란으로 더 유명한 월스트리트 데모는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언제, 어디에서, 어떤형태로 폭발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은 동병상련의 오바마가 재 집권하여 당분간 조용하겠지만 EU, 중국, 한국등 각지에서 부의 불평등에대한 불만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5) 한국에서는 좌파세력의 강력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18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진보와 보수의 집단들은  '종북세력에대한 견제'라는 보수의 절대가치를 제외하고는 그저 거기서 거기인 정책공약을 내세웠다.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정치슬로건을 다 같이 내걸고, 그저 소득불평등, 경제불평등을 없에고 소위 보편적복지를 지향하는 모습은 양진영이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비슷한 가운데 서로 선심정책을 앞다투어 내 놓은 양상이었다. 퍼퓰리즘의 극치을 이룬 선거이었다. 당초 팽팽하게 경쟁하면서 이겨도 미세한 승부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보수들의 대 결집으로 표차는 1백만표가 넘는 52%대 48%의 격차로 과반수를 넘어 박근혜후보가 이겼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대 내외 환경은 어느때보다 큰 변화가 일것 같고 해결책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나. 경제지평의 변화

     가. EU의 침몰

          내년 세계경제는 오히려 2012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무역이 무너지고, 좀더 심각한 일본 영국같은 곳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될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의 양정완화정책으로 경제가 기지개를 펴는 듯 하지만, 넘치는 유동성은 오히려 인프레를 유발하여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 진입이 되거나, 오히려 리프레이션 증상으로 변화될 가능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EU는 침몰하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고 한국과 중국경제는 과분한 복지확충으로 등에 식은땀이 흐를 것이다. 그래도 제일 큰 경제지평의 변화는 EU의 몰락과 함께 세계경제의 활력이 사그러드는 해가 되지 않을까 전망된다.

     나. 중국경제의 굴기시도        

          자원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경제는 세계의 수요 침잠기를 맞이하여 자원을 비롯한 많은 원자재를 원하는대로 사드리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세계수요의 퍼체이스마켓이 될 중국경제는 이를 바탕으로 대국굴기(大國堀起)를 시도할 것이다. 아시아 주변의 영토주권경쟁과 함께 새로 출발한 시진핑 정부는 정치 경제 면에서 지평을 넓혀가고자 시도할 것이다. 일부는 중국에 굴복하고 일부는 오히려 중국에 맞서 힘겨루기를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2013년 새해는 시끄럽게 될 전망이다.

     다. 미국경제 리프레이션 시작

          2013년 미국경제가 성장을 하는 가운데 물가가 상승하는 리프레이션으로 진입할 것인지, 아니면 성장도 끊어지고 물가도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것인지 지금 가늠하기는  힘든다. 그러나 좀 희망적이지만 미국 오바마 정부가 현재 논쟁 중인 재정절벽(fiscal cliff)을 잘 결말짔고 현재의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를 지속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면 미국경제는 단기적으로 다시 상승하고 그 대신 돈의 과다 살포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상황에 도달하지 않을까 전망된다. 그래도 그것은 일본의 스태그플레이션 보다는 좀 나은 국면의 전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진핑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오히려 일본과 한국과의 협력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여 경제부흥을 획책할 가능성도 있고, 오히려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한국이나 일본에 중국견제 역할을 하여줄 것을 주문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더욱 재정핍박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후자보다는 전자의 협력관계 쪽으로 발전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싶다.

     마. 한국경제의 침하

          내년 한국경제는 2012년 보다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새정부가 들어서고 새 지도자에대한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선거 중 지나친 복지공약으로 추가될 재원마련으로 재정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이고, 기대에 못 미친 선심지원은 국민들을 더욱 실망하게 만들 것이다.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경제구조개혁은 좀처럼 슆게 풀리지 않을 것이며, 많은 시간과 재원이 소요될 것이고 단기적으로 경기부양에 역으로 작용할 것이다. 수출은 세계수요의 부진으로 계속 어렵게 갈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내년 경제성장 전망 3%도 그리 녹녹하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 복지수요는 증대하고,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실망감은 여기저기에서 행동으로 표출 될 것이다. 한국경제는 당분간 침하기를 맞게 될 것이다.

2. 새해를 맞은 한국인의 각오 

     가. 새로운 도전(challenge)에 대한 자신감

          한국인은 2013년 새로운 도전 앞에 섰다고 할 수 있다. 보수세력의 결집, 새 여성대통령, 과반수를 넘는 지지를 얻은 새 정부,  복지와 행복의 추구 그리고 예상되는  세계의 변화물결 앞에 한국인들은 위축될 수도 있고, 아니 더욱 결연히 새로운 도전을 헤쳐나갈 수도 있다. 

          21세기 한국인들은 어려운 파고 앞에 결연이 맞서는 용감함과 의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나는 평가한다. 비단 경제문제 뿐만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한국인처럼 새로운 도전에 제대로 응전하는 민족은 드믈다고 나는 평가한다. 육이오사변 이후 한국은 불과 60년 만에 폐허에서 선진국으로 변모하였다. 인구 5천만에 소득수준 2만달러를 넘는 클럽에 당당히 진입하여 일로 매진하고 있다. G-20에 가입하였고 세계 8대수출국이 되었다. 교육수준은 세계 최고 이고 인터넷문화는 꽃을 피웠다. 한국인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체육 모든 부문에서 세계 어느나라와도 어깨를 나란이 한다. 한국 안에서 보다는 밖에서는 한국을 모두 선진국으로 평가한다.

          2013년 세계지평이 요동을 치고 경제가 곤두박질을 친다해도, 한국인은 아무리 어려운 도전이 오더라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자신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평가한다. 

      나. 세대갈등 진영(陳營)의 논리에서 탈출

          2012년 한국의 대통령선거과정에서 부산물로 생겨난 세대갈등이나 진영의 논리는 하루빨리 극복하고 나아가야 한다. 세대갈등도 물론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침소봉대할 필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언론의 분석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지만, 20대 30대 중 상당한 비율의 사람들이 건전한 사고 를 가지고 현실을 직시하고 있음을 보아야 한다. 

          있는자 없는자의 문제, 재벌 배척 등 진영의 논리는 쉽지는 않지만 시간을 가지고 설득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좌파진영의 주장 중 종북세력의 주장만 제외하면 한국의 절대다수는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질서를 절대가치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너무 표상적 언론분석에 좌지우지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한다.

     다. 통합과 그늘을 배려하는 체온의 정치
    
          한국정치는 환골탈퇴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후진적인 집단이 정치집단이다. 패거리정치에서 벗어나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고 옳게 행동하고 실천에 들어가는 정치집단이 한국에서 탄생되어야 한다. 과거 김대중, 김영삼과 같은 패거리 정치가 없어져야 한다.

          한국정치권은 체온을 가진 정치를 해야 한다. 복지를 위하여, 행복을 위하여 그늘진 곳을 어루만지고 우리 능력부족함을 스스로 자괴하는 그런 정치집단이 되도록 박근혜대통령은 처음부터 노력하여야 한다. 정치권이 환골탕퇴하지 않는 한 정치권은 현실에서 점점 증오의 대상이 될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

     라. 기대치를 낮추자

          그동안 선거등을 통하여 한국 국민은 많은 것을 새 정부나 박근혜대통령에게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성장에 대한 기대, 복지에대한 기대, 행복에 대한 기대, 정치권 혁신에대한 기대 어느 하나도 어렵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당장 실현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시간과 노력 그리고 능력 범위내에서 서서히 개선되어가야 한다. 그것도 우리 모두 스스로 기여할 때 가능해 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선 우리 스스로 당장 변하기 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하여 이루어간다는 각오로 우리 기대치를 낮추어가야 한다.

     바. 2013년을 한국굴기(堀起)의 원년으로 삼자

          중국은 이제 더 이상 도광양회(韜光養晦) 화평굴기(和平堀起) 즉 숨어서 실력을 양성하고 남의 눈치를 보아가며 번영을 시도하는 나라가 아니다. 대놓고 국력과시를 시도하는 나라가 되었다. 일본은 이미 선진국이다.

           그렇다면 한국도 이들과 경쟁에서 어엿하게 뻗어나아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현대사회는 인구나 나라의 크기에 의하여 국력이 평가되는 시대가 아니다. 한국도 이들과 대등하게 경쟁한다는 의식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2013년을 바로 이런 한국굴기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당당하게 이웃과 경쟁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새 술은 새 푸대에라는 말처럼 2013년 새 대통령, 새정부에서 한국굴기의 기회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추기: 뱀은 해마다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사라질 뿐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한다. 계사년 검은 뱀의 해를 마지하여 한국도 이런 굴기의 원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2012년 12월 26일 수요일

박근혜 시대의 개막

1. 새누리당 박근혜후보의 대통령 당선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제 18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새로운 보수 여성대통령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초유의 유권자 과반수 지지를 넘어선 대통령, 초유의 여성대통령, 청와대에 두번들어가 살게된 대통령 등 많은 기록이 대통령 당선인에게 붙여졌다.

   선거기간 내내 한국의 대통령선거는 진영(陳營)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보수 대 진보, 50대 이상의 노년층과 20대 이상의 그것도 4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과의 힘겨루기, 안철수 이정희 등 정체성이 불분명하지만 기존 보수와 결별하고자 하는 세력과 보수진영과의 갈등, 더 나아가 진보당계열의 종북세력과 광의의 민주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통합당과의 연합 등 선거는 정책보다는 어느 진영에 속하느냐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였다.

   선거 초반 새누리당 박근혜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후보 그리고 무소속의 안철수후보가 떠 올랐다. 그러나 이들 3인의 정책노선은 약간은 흐리멍텅한 가운데 서로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분하기 곤란하였다.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필두로 퍼퓰리즘의 극치를 이룬 가운데 누구라 할 것 없이 한걸음 더 앞서가고자 무리에 무리를 거듭하는 양상을 연출하였다. 하나가 일보 나가면 다른 후보는 일보 반을 가고자 애를 썼고 그러니 선심정책은 날로 확대되어가는 양상이었다.

   정책으로 정체성이나 국민의 지지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되자 민주당은 야권통합을 지상의 가치로 등장시켰다. 순진한 것인지 능구렁이가 더 들어가 있는 것인지 불분명한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는 싱겁게 문재인후보 손을 들어주고, 자기는 조연으로의 역할을 자처하였다. 해괘한 것은 그러면서도 안철수는 문재인에게 덥석 안기기 보다는 오히려 거리를 두는 듯한 제스쳐를 취함으로써, 민주당은 말할 것 없고 관계없는 모든 유권자들을 당혹하게 하였다. 선문답과 애매모호한 제스쳐를 쓰는 안철수에게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후보자 토론회가 테레비를 통하여 시작되었는데 무슨놈의 제도인지 그 취지가 불분명한 선관위 해석으로 국회의원이 5명이상이 있다는 이유라나 뭐라나를 들어 여론조사 1% 수준의 진보당 이정희후보가 참여하는 3인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1차, 2차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정희라는 후보는 정강정책에 대한 토론이 아니라 박근혜에 대한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그 통에 토론회를 지켜보던 많은 유권자들은 당혹함에 빠져들었고 급기야 ' 나는 박근혜를 떨어트리려 나왔다'는 이정희의 막말을 들으면서 많은 유권자들은 '멘붕'상태로 들어갔다. 그녀의 이런 돌출행동은 옆에 앉은 문재인을 허수아비로 만들었고, 더듬대는 박근혜의 부족한 대응도 덮어버리고 말았다.

   투표 이틀전 마지막 3차토론을 5시간 남기고 이정희는 갑자기 대통령후보직을 사퇴함으로써 박근혜를 당황하게 만들고자 시도하였다. 이러한 이정희의 돌출행동은 50대 이상의 보수층을 위기 앞에 결속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특히 선거 5일전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암흑기간 동안 흑색선전은 극치를 이루었다. 문재인이 드디어 '골든크로스'를 넘어섰다는 루머는 설득력을 갖게하였다.

   투표율이 73%를 넘으면 문재인이 유리하고, 77%가 넘으면 문재인이 말춤인가를 추겠다는 약속을 하였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였다. 일부러 출장일정을 조정하여 새벽에 인천으로 귀국한 나는 아침밥을 먹자마자 식구들과 함께 투표소로 향하였다. 추워서 기다리면 어쩌나 하는 나의 염려는 조용한 투포소 밖의 분위기를 보고 안심하였지만, 교실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추위때문에 복도에 구비구비 길게 늘어선 투표객 맨 뒤에 열을 선 우리식구는 한시간 이상 기다리고야 투표에 참가할 수 있었다.

   여섯시 가까워지면서 투표율은 사정없이 올라가 78.9%라나가 되었다고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출구조사결과는 박근혜가 1.2%포인트로 문재인을 앞선다고 한다. 투표율 상승이 반드시 야당에 유리하지만 않다는 결과를 출구조사를 통해 보면서 불안해 했지만 결과는 51,6대 48,  1백 3십만표로 박근혜후보가 당선되었다.

2. 박근혜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

   박근혜대통령당선인은 정부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거쳐 내년 2월 25일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게 된다. 이러한 법률적절차와는 별도로 실제 박근혜 대통령시대는 선거가 끝나자 마자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몇일 사이 벌써 박근혜는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하였다.

   '천리길도 첫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박근헤대통령 시대는 열렸고 그 시작 초기가 정치적으로 그리고 사실상 앞으로 5년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언제나 산적한 문제는 있기 마련이지만 박근혜대통령 5년은 많은 상충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과제보다 당장 새 정부가 추구해야할 긴급과제들 몇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가.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라.

       언론에서 굳이  편을 가르고자 분석하는 것을 마다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도 아닌데 50대 이상은 보수고 40대 이하는 진보라는 논리는 과대 포장된 것이다. 물론 산술적인 투표성향 분석으로 이런 분석이 가능하지만 그중 젊은 세대들의 지지도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왜 20대가 30% 이상의 지지를 박근혜에게 보냈는가? 그들은 전교조 세대인데 왜 전교조를 등지고 보수교육감을 지지하였나? 왜 50대가 79%의높은 투표율과  90%대의 박근혜지지를 보내었나? 그들은 지난 번 대선때 불과 45세의 40대 아니었나? 그들이 왜 갑자기 그렇게 변하였나? 물론 나이들면서 세상을 보다 넓게 보게 되었다는 논리도 성립되지만, 그 보다는 그들이 40대일때 믿었던 이정희같은 종북논리가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깨달은 것 아닐까?

       투표결과 지역별 지지성향은 전과 별 변화가 없이 경상도는 박근혜, 전라도는 문재인을 지지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러자 박근혜 당선인은 대통합을 한다고 정권인수위원장, 국무총리는 전라도에서 고를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이런 분석 자체가 진영의 논리이다. 정부는 이런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 정도의 국가운영을 하여야 한다. 박정희시대부터 내려온 전라도 총리가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통합을 강조하는 새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정도의 국가운영은 전문성에 바탕을 두고 정치적으로는 그늘진 곳을 아우르는 민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나. 50대 이상을 부채(liability)의 세대로 만들지 말라.

       어느 경제학자의 말대로 세대를 가지고 부채와 자산(asset)의 그룹으로 구분하는 것은 은 말이 안 된다. 물론 나이들 수록 생산성이 감퇴하는 것을 인정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세대 구분 없이 생산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들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생산성에 따라 대우하고 사회가 발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극상 노인세대는 사회가 책임을 지고 지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80대 이하의 새대들은 생산활동에 적극 참여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한국 젊은이들의 노인비하 생각은 김대중 대통령정부 때부터 확대되었다. IMF를 지나면서 당시 정부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였는데 이에따라 많은 해고조치(lay off)가 이루어졌었다. 오십대보다 더 낮은 40대 중반부터 감원을 하다보니 사회는 감원대상을 무능한 새대로 규정짔게 되었고, 자연 그들은 사회의 부채로 여기는 잘못된 습성이 생기기 시작되었다. 당시 정부가 레이오프세대들을 무능의 코너로 몰고가기보다는 그동안 사회발전에 대한 기여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몰고 갔어야 했다. 또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그런 노력보다는 이들 세대를 뒷방 코너로 몰아너어 무능한 인간으로,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부채세대로  치부해 버리고 말았다. 물론 IMF 등의 권유라는 구실을 말하고 싶겠지만 그것은 서양의 가치이지 유교문화를 바탕으로하는 동양의 가치는 아닌 것이다. 당시 정부의 무식의 소치라고 나는 평가한다.

       지금 50대 이상의 세대를 막연하게 나이 만으로 부채, 자산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또 오늘의 자산은 어제 그들에 의하여 축적된 것임을 젊은세대에 일깨워야 한다. 단순하게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구분하여 젊은세대가 나이 많은 세대의 부담을 왜 짊어지게 하느냐고 불평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노인에게 선거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서 나이먹은 사람에게 힘이 쫙 빠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젊은이 들에게 음수사원(飮水思源)의 고사성어를 가르쳐야 하는 책임도 정부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더 나아가 정부의 임무는 산업구조, 고용구조의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사회의 변화에 맞는 것이 모두 첨단 IT산업에 만 있는 것이 아니고 수출일변도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한국경제에 알맞는 경제 산업구조의 변화를 정부는 추구해야 한다. 지난 정부의 정책부실이 바로 이런 곳에 있었음을 시인하고 화급한 산업구조변화와 이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나이만으로 정년을 구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다. 경제민주화의 허상에서 탈피하라.

       이번 선거에서 가장 잘못 간 것이 경제민주화로의 지나친 질주였다고 평가한다. 경제민주화는 정치슬로건이지 경제논리는 아니다. 더더군다나 경제정책은 아니다. 다다익선과 퍼퓰리즘은  민주주의 선거의 부산물이다.

      국가운영의 기본은 '국리민복(國利民福)'에 있다. 국가를 보위하고, 백성을 잘 살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국가운영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노무현정부가 국토를 지키는 개념이 없이 NLL을 아이들 땅따먹기로 비하한 것은 국가운영이 아니다. 이명박정부가 수출일변도로 부익부 빈익빈 정책을 추구한 것도 국가운영의 낙제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가난한 사람이 모두 없어지고 모두 배부르고 행복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국가는 시장경제를 규제할 수 있다고 한 헌법규정을 단순논리로 받아드리고 거기에 맞추어 모든 불평등을 하루아침에 시정하고자하는 논리로 경제민주화를 받아드린다면 그것은 오히려 경제발전의, 사회발전의 족쇄가 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누을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는 말이 있다. 무턱대고 불평등만 쳐다보고 이것을 시정하려하는 것은 교각살우를 범할 위험이 있다. 능력대로 해야 한다.

       세금 생각은 안 하고 무턱대고 일반복지니 뭐니를 주장하는 것은 안 된다. 또 좋은 것은 더할수록 좋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오늘의 고통(세금)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이미 박근혜 대통령당선인도 너무 지나치게 간 것이 많다. 물론 상대후보의 공세에 맞추다보니 과한 것도 있었겠지만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바로 잡아야 한다. 물론 경제민주화로의 발상의 전환은 좋다. 그 준비부족함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경제민주화가 좋다고 해서 시장경제의 기본을 허트리면 안 된다. 순환출자규제나 출자총액제한 같은 제도는 그 범위와 속도에서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더더군다나 재벌해체등의 접근은 혁명일 뿐이다. 시장을 규제(regulate)하는 것과 시장을 간섭(intervention)하는 것은 전연 다른 개념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라. 성장의 잠재력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이명박정부에서 2%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리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제기하지만 그저 막연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 같다. 그러나 이것처럼   시급하고 근본적인 것은 없다고 할 것이다.

   패망길에 들어선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하여야 한다. 옛날에는 일본을 보고 배우자고 하였다. 지금도 일본을 보고 배워야 한다. 다른점은 전에는 일본 하는대로 따라 하자고 하였고, 지금은 일본 반대로 하면 된다는 점에서 반대논리가 성립된다.

       저출산 인구구조를 고쳐 나가야 한다. 산업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어려울 수록 더 개방하고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나약한 젊은이들의 사고부터 세계를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도전정신을 길러야 한다. 남을 탓하기 앞서 사회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정신을 함양시켜야 한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막연한 것 같지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 일어서야 한다.

   젊은이 늙은이의 구분이 없이 오늘 내가 사회에 모두 헌신하는 자세를 갖게 될때 한국의 성장력은  5%를 넘어 6%대에 진입하게 됨을 새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KDI 같은 연구기관에 '잠재성장률 제고 연구'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것을 주문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마. 국민의 기대치를 낮우는 노력을 하라.

       2%대의 경제성장을 하는 사회에서 무차별복지니 일반복지니 하는 것이 지나친 것이다. 한국사회는 아직 절대수준의 복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상대적 격차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일이 의욕만으로 그렇게 금세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꾸준하게 정부는 추진하고, 국민들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국민이 당장 무언가 변하는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말고, 정부는 이런 일을 너무 서둘러 하려 해서는 안 된다. 거기에 파탈이 나게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기대치를 낮추는 일이 필요하다하고 할 것이다.  성장에대한 기대, 복지에 대한 기대, 정부에 의한 선심 같은 기대들이 현실에 맞게 조정되고 좀 느긋하게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 정부가 국민과의 정책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