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6일 수요일

박근혜 시대의 개막

1. 새누리당 박근혜후보의 대통령 당선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제 18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새로운 보수 여성대통령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초유의 유권자 과반수 지지를 넘어선 대통령, 초유의 여성대통령, 청와대에 두번들어가 살게된 대통령 등 많은 기록이 대통령 당선인에게 붙여졌다.

   선거기간 내내 한국의 대통령선거는 진영(陳營)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보수 대 진보, 50대 이상의 노년층과 20대 이상의 그것도 4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과의 힘겨루기, 안철수 이정희 등 정체성이 불분명하지만 기존 보수와 결별하고자 하는 세력과 보수진영과의 갈등, 더 나아가 진보당계열의 종북세력과 광의의 민주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통합당과의 연합 등 선거는 정책보다는 어느 진영에 속하느냐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였다.

   선거 초반 새누리당 박근혜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후보 그리고 무소속의 안철수후보가 떠 올랐다. 그러나 이들 3인의 정책노선은 약간은 흐리멍텅한 가운데 서로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분하기 곤란하였다.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필두로 퍼퓰리즘의 극치를 이룬 가운데 누구라 할 것 없이 한걸음 더 앞서가고자 무리에 무리를 거듭하는 양상을 연출하였다. 하나가 일보 나가면 다른 후보는 일보 반을 가고자 애를 썼고 그러니 선심정책은 날로 확대되어가는 양상이었다.

   정책으로 정체성이나 국민의 지지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되자 민주당은 야권통합을 지상의 가치로 등장시켰다. 순진한 것인지 능구렁이가 더 들어가 있는 것인지 불분명한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는 싱겁게 문재인후보 손을 들어주고, 자기는 조연으로의 역할을 자처하였다. 해괘한 것은 그러면서도 안철수는 문재인에게 덥석 안기기 보다는 오히려 거리를 두는 듯한 제스쳐를 취함으로써, 민주당은 말할 것 없고 관계없는 모든 유권자들을 당혹하게 하였다. 선문답과 애매모호한 제스쳐를 쓰는 안철수에게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후보자 토론회가 테레비를 통하여 시작되었는데 무슨놈의 제도인지 그 취지가 불분명한 선관위 해석으로 국회의원이 5명이상이 있다는 이유라나 뭐라나를 들어 여론조사 1% 수준의 진보당 이정희후보가 참여하는 3인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1차, 2차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정희라는 후보는 정강정책에 대한 토론이 아니라 박근혜에 대한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그 통에 토론회를 지켜보던 많은 유권자들은 당혹함에 빠져들었고 급기야 ' 나는 박근혜를 떨어트리려 나왔다'는 이정희의 막말을 들으면서 많은 유권자들은 '멘붕'상태로 들어갔다. 그녀의 이런 돌출행동은 옆에 앉은 문재인을 허수아비로 만들었고, 더듬대는 박근혜의 부족한 대응도 덮어버리고 말았다.

   투표 이틀전 마지막 3차토론을 5시간 남기고 이정희는 갑자기 대통령후보직을 사퇴함으로써 박근혜를 당황하게 만들고자 시도하였다. 이러한 이정희의 돌출행동은 50대 이상의 보수층을 위기 앞에 결속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특히 선거 5일전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암흑기간 동안 흑색선전은 극치를 이루었다. 문재인이 드디어 '골든크로스'를 넘어섰다는 루머는 설득력을 갖게하였다.

   투표율이 73%를 넘으면 문재인이 유리하고, 77%가 넘으면 문재인이 말춤인가를 추겠다는 약속을 하였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였다. 일부러 출장일정을 조정하여 새벽에 인천으로 귀국한 나는 아침밥을 먹자마자 식구들과 함께 투표소로 향하였다. 추워서 기다리면 어쩌나 하는 나의 염려는 조용한 투포소 밖의 분위기를 보고 안심하였지만, 교실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추위때문에 복도에 구비구비 길게 늘어선 투표객 맨 뒤에 열을 선 우리식구는 한시간 이상 기다리고야 투표에 참가할 수 있었다.

   여섯시 가까워지면서 투표율은 사정없이 올라가 78.9%라나가 되었다고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출구조사결과는 박근혜가 1.2%포인트로 문재인을 앞선다고 한다. 투표율 상승이 반드시 야당에 유리하지만 않다는 결과를 출구조사를 통해 보면서 불안해 했지만 결과는 51,6대 48,  1백 3십만표로 박근혜후보가 당선되었다.

2. 박근혜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

   박근혜대통령당선인은 정부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거쳐 내년 2월 25일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게 된다. 이러한 법률적절차와는 별도로 실제 박근혜 대통령시대는 선거가 끝나자 마자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몇일 사이 벌써 박근혜는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하였다.

   '천리길도 첫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박근헤대통령 시대는 열렸고 그 시작 초기가 정치적으로 그리고 사실상 앞으로 5년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언제나 산적한 문제는 있기 마련이지만 박근혜대통령 5년은 많은 상충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과제보다 당장 새 정부가 추구해야할 긴급과제들 몇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가.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라.

       언론에서 굳이  편을 가르고자 분석하는 것을 마다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도 아닌데 50대 이상은 보수고 40대 이하는 진보라는 논리는 과대 포장된 것이다. 물론 산술적인 투표성향 분석으로 이런 분석이 가능하지만 그중 젊은 세대들의 지지도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왜 20대가 30% 이상의 지지를 박근혜에게 보냈는가? 그들은 전교조 세대인데 왜 전교조를 등지고 보수교육감을 지지하였나? 왜 50대가 79%의높은 투표율과  90%대의 박근혜지지를 보내었나? 그들은 지난 번 대선때 불과 45세의 40대 아니었나? 그들이 왜 갑자기 그렇게 변하였나? 물론 나이들면서 세상을 보다 넓게 보게 되었다는 논리도 성립되지만, 그 보다는 그들이 40대일때 믿었던 이정희같은 종북논리가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깨달은 것 아닐까?

       투표결과 지역별 지지성향은 전과 별 변화가 없이 경상도는 박근혜, 전라도는 문재인을 지지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러자 박근혜 당선인은 대통합을 한다고 정권인수위원장, 국무총리는 전라도에서 고를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이런 분석 자체가 진영의 논리이다. 정부는 이런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 정도의 국가운영을 하여야 한다. 박정희시대부터 내려온 전라도 총리가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통합을 강조하는 새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정도의 국가운영은 전문성에 바탕을 두고 정치적으로는 그늘진 곳을 아우르는 민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나. 50대 이상을 부채(liability)의 세대로 만들지 말라.

       어느 경제학자의 말대로 세대를 가지고 부채와 자산(asset)의 그룹으로 구분하는 것은 은 말이 안 된다. 물론 나이들 수록 생산성이 감퇴하는 것을 인정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세대 구분 없이 생산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들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생산성에 따라 대우하고 사회가 발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극상 노인세대는 사회가 책임을 지고 지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80대 이하의 새대들은 생산활동에 적극 참여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한국 젊은이들의 노인비하 생각은 김대중 대통령정부 때부터 확대되었다. IMF를 지나면서 당시 정부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였는데 이에따라 많은 해고조치(lay off)가 이루어졌었다. 오십대보다 더 낮은 40대 중반부터 감원을 하다보니 사회는 감원대상을 무능한 새대로 규정짔게 되었고, 자연 그들은 사회의 부채로 여기는 잘못된 습성이 생기기 시작되었다. 당시 정부가 레이오프세대들을 무능의 코너로 몰고가기보다는 그동안 사회발전에 대한 기여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몰고 갔어야 했다. 또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그런 노력보다는 이들 세대를 뒷방 코너로 몰아너어 무능한 인간으로,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부채세대로  치부해 버리고 말았다. 물론 IMF 등의 권유라는 구실을 말하고 싶겠지만 그것은 서양의 가치이지 유교문화를 바탕으로하는 동양의 가치는 아닌 것이다. 당시 정부의 무식의 소치라고 나는 평가한다.

       지금 50대 이상의 세대를 막연하게 나이 만으로 부채, 자산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또 오늘의 자산은 어제 그들에 의하여 축적된 것임을 젊은세대에 일깨워야 한다. 단순하게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구분하여 젊은세대가 나이 많은 세대의 부담을 왜 짊어지게 하느냐고 불평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노인에게 선거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서 나이먹은 사람에게 힘이 쫙 빠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젊은이 들에게 음수사원(飮水思源)의 고사성어를 가르쳐야 하는 책임도 정부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더 나아가 정부의 임무는 산업구조, 고용구조의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사회의 변화에 맞는 것이 모두 첨단 IT산업에 만 있는 것이 아니고 수출일변도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한국경제에 알맞는 경제 산업구조의 변화를 정부는 추구해야 한다. 지난 정부의 정책부실이 바로 이런 곳에 있었음을 시인하고 화급한 산업구조변화와 이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나이만으로 정년을 구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다. 경제민주화의 허상에서 탈피하라.

       이번 선거에서 가장 잘못 간 것이 경제민주화로의 지나친 질주였다고 평가한다. 경제민주화는 정치슬로건이지 경제논리는 아니다. 더더군다나 경제정책은 아니다. 다다익선과 퍼퓰리즘은  민주주의 선거의 부산물이다.

      국가운영의 기본은 '국리민복(國利民福)'에 있다. 국가를 보위하고, 백성을 잘 살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국가운영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노무현정부가 국토를 지키는 개념이 없이 NLL을 아이들 땅따먹기로 비하한 것은 국가운영이 아니다. 이명박정부가 수출일변도로 부익부 빈익빈 정책을 추구한 것도 국가운영의 낙제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가난한 사람이 모두 없어지고 모두 배부르고 행복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국가는 시장경제를 규제할 수 있다고 한 헌법규정을 단순논리로 받아드리고 거기에 맞추어 모든 불평등을 하루아침에 시정하고자하는 논리로 경제민주화를 받아드린다면 그것은 오히려 경제발전의, 사회발전의 족쇄가 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누을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는 말이 있다. 무턱대고 불평등만 쳐다보고 이것을 시정하려하는 것은 교각살우를 범할 위험이 있다. 능력대로 해야 한다.

       세금 생각은 안 하고 무턱대고 일반복지니 뭐니를 주장하는 것은 안 된다. 또 좋은 것은 더할수록 좋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오늘의 고통(세금)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이미 박근혜 대통령당선인도 너무 지나치게 간 것이 많다. 물론 상대후보의 공세에 맞추다보니 과한 것도 있었겠지만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바로 잡아야 한다. 물론 경제민주화로의 발상의 전환은 좋다. 그 준비부족함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경제민주화가 좋다고 해서 시장경제의 기본을 허트리면 안 된다. 순환출자규제나 출자총액제한 같은 제도는 그 범위와 속도에서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더더군다나 재벌해체등의 접근은 혁명일 뿐이다. 시장을 규제(regulate)하는 것과 시장을 간섭(intervention)하는 것은 전연 다른 개념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라. 성장의 잠재력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이명박정부에서 2%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리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제기하지만 그저 막연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 같다. 그러나 이것처럼   시급하고 근본적인 것은 없다고 할 것이다.

   패망길에 들어선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하여야 한다. 옛날에는 일본을 보고 배우자고 하였다. 지금도 일본을 보고 배워야 한다. 다른점은 전에는 일본 하는대로 따라 하자고 하였고, 지금은 일본 반대로 하면 된다는 점에서 반대논리가 성립된다.

       저출산 인구구조를 고쳐 나가야 한다. 산업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어려울 수록 더 개방하고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나약한 젊은이들의 사고부터 세계를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도전정신을 길러야 한다. 남을 탓하기 앞서 사회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정신을 함양시켜야 한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막연한 것 같지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 일어서야 한다.

   젊은이 늙은이의 구분이 없이 오늘 내가 사회에 모두 헌신하는 자세를 갖게 될때 한국의 성장력은  5%를 넘어 6%대에 진입하게 됨을 새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KDI 같은 연구기관에 '잠재성장률 제고 연구'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것을 주문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마. 국민의 기대치를 낮우는 노력을 하라.

       2%대의 경제성장을 하는 사회에서 무차별복지니 일반복지니 하는 것이 지나친 것이다. 한국사회는 아직 절대수준의 복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상대적 격차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일이 의욕만으로 그렇게 금세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꾸준하게 정부는 추진하고, 국민들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국민이 당장 무언가 변하는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말고, 정부는 이런 일을 너무 서둘러 하려 해서는 안 된다. 거기에 파탈이 나게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기대치를 낮추는 일이 필요하다하고 할 것이다.  성장에대한 기대, 복지에 대한 기대, 정부에 의한 선심 같은 기대들이 현실에 맞게 조정되고 좀 느긋하게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 정부가 국민과의 정책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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