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7일 토요일

바뀌는 세상, 구태 그대로의 한국정치권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지 67년의 세월이 흘렀다.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와 구 소련 중심의 공산주의의 냉전체제도 소련의 몰락과 함께 자본주의의 일방적 승리로  25년이 지났다. 그렇다고 이론상 자본주의의 승리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사생아처럼 생겨난 '복지주의'가 21세기 세계를 흔들고 있다.  2차대전 패전국 독일과 일본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고 그중  미국 다음으로 경제적 부흥을 누렸던 일본이 중국에게 세계경제 2등 지위를 넘긴지도 2년의 세월이 흘렀다.

   모택동의 공산주의 지배로 부터 경제를 분리하여 흑묘백묘론을 들고 일어났던 중국의 등소평이 중국을 개방한지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는 해와 뜨는 해로 비교되던 영국과 미국 중심의 국제통화도 달러화의 일방적 지배로 파운드화은 이제 중국의 우엔 화보다 오히려 국제적 통용성이 줄어들고 있다. '네마리 용'에서부터 시작된 개발도상국들의 비약적인 발전 모습들은 'BRICS'를 끝으로 시들해지고, 세계 부의 상징이던 미국 월가는 리먼브러더스의 몰락과 함께 찬란한 흥행기를 마감하였다. 지난 67년 사이 세계지형의 변형도다.

   세계지형의 변화 배경에는 경제발전을 위한 정치경제이론의 변화가 긴밀히 관련된다. 1929년 시작된 세계적 대공황과 제2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시장경제와 개인의 이기주의에 바탕을 둔  고전적 유효수요 이론은 침몰되어가는 경제현실 앞에 무기력해 지게된다. 이를 바탕으로 보완된 정부주도의 케인지언 유수정책(pump priming policy) 논리는 불경기타개책으로  1950~60연대 흥행기를 맞는다.  그러나 이런 케인즈를 중심으로한 정부주도의 유효수요 창출 정책논리는 1970년대 대두된 스태그플레이션 앞에 20여년의 흥행기를 마감한다.

   그리고 등장한 신자유주의는 하이에크와 밀튼 프리드만 등에 의해 종래의 케인즈이론을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고용과 이를 위한 투자는 정부정책보다는 시장의 지배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게 신자유주의 이론의 기본이다. 1979년 영국의 새 정부와 1981년 미국의 레이건 정부에 의하여  강조된 작은 정부와 감세등을 통칭하여 신 자유주의라 칭하고 이를 프리드만과 루카스등이 전파시켰다. 미국중심의 이 신자유주의는 월가의 흥행과 함께 세계부를 좌지우지하고 지난 20여년간 번영의 정점을 다다를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신자유주의의 중심에는 소득불균형이라는 복병의 처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였다. 1980년대 10여년동안 미국소득증가의 90%를 최상위 1%가 독점하는 문제를 사회문제로 부각 되기 시작하였다.(Winner take all society)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우에도 소득불균형의 모습이 지니계수를 통하여 관찰할 수가 있다.

   여기에 다시 대두된 것이 폴 사뮤엘슨을 중심으로 한 신고전학파의 등장이고 조안 로빈슨을 중심으로 한 후기케인지안학파의 주장이 등장한다. 개념상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 새로운 학파를 중심으로 '이자율', '정부투자' 등이 '정책변수'로 더 중요성을 받게 되었고 투자내용의 계획화, 사회화 그리고 사회복지증대 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투자의 사회성(socialization of investment)이 전보다 강조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새로운 학파의 주장들은 이론으로 유지될 뿐 호황을 누리는 월가 중심의 미국경제 앞에 오히려 무기력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기 시작한 곳도 바로 번영의 발원지 미국 월가였다. 2007년 리먼브러더스의 실패에 이어 번영의 사슬은 선진시장에서 특히  EU에서 연결고리가 끊어지기 시작하였다. 번영의 향락에 길 들여진 그리스 경제는 이체면 저체면 가릴 이성을 잃기 시작하였다. 한 두릅으로 억지로 꾀어만든 EU는 그리스가 터지면서 이태리 스페인 포르트갈 그리고 불란서의 좌익정부가 서로 묶여진 끈을 끊어내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미국 월가는 불평등경제 데모의 발원지가 되었고, 이어 EU 국가들, 일본 심지어 중국등에서도 불평등과 죽겠다는 소리가 나기시작하였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복지논쟁이다. 복지논쟁의 스타트에는 언제나 '고용'이 앞장선다. 당장 무슨 수로 고용을 늘리나? 정부지출밖에 방법이 없다. 세금을 올릴수도 없다. 우선 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일본을 닮아가는 미국의 제로금리정책이다. 그러나 아무리 금리가 낮아도 투자할 돈이 없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이 이미 세차례나 반복되면서 지난 10월 실시한 주택채권의 무제한 매입같은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 덕으로 고용이 좀 늘고 오바마의 대선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이 양적완화정책의 종점이 어디일지는 지금 알 수가 없다. 정치가 엉망인 일본의 양적완화도 더 한심한 모습이고, EU에서 한발 물러선 영국도 마이나스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인기주의로 승리한 올랑드 불란서 좌파정권은 이미 그들의 인기정책의 한계를 알고 손들었다. 언제나 정치이벤트마다 단골 손님인 복지정책은 지금 어디에도 없다. 오직 한국만 마치 비행기 여행의 시차(時差)처럼 대통령선거를 맞아 '경제민주화'니 뭐니하면서 떠들어대고 있다.

   2012년 세계는 지역마다 편차는 있지만 많은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EU체제의 몰락위기이다. 그리스를 필두로 이태리 스페인 포르트갈이 경제의 침몰위기를 겪고 있다. 그 이전의 아이랜드나  헝거리의 재정위기는 이제 지난 이야기이고, 이제 EU의 지도국인 불란서 그리고 영국조차 경제가 영 죽을 지경이다. 미국도 FRB의 신속하고 탄력적인 대응으로 아직 그 체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대선 직전 실시한 3차 양적완화정책의 종착역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일본은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나라의 활력이 없어진 가운데 새로운 중의원선거를 치른다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경제정책의 기본으로 새로 내걸 고 있다. 이러한 미국 일본 그리고 EU의 넘치는 현찰물결이 어디로 삼각파도를 이루며 밀려올지 알 수가 없다.

   금년들어 러시아의 푸틴이 다시 대통령으로 컨백하였고, 불란서는 사회주의 정부가 구성되었다. 최근 미국의 버락오바마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였고 중국의 시진핑은 예상대로 정치 군사 모두를 한손에 틀어지게 되었다. 바야흐로 역사는 G2의 오바마와 시진핑의 시대로 집약된다. 중국의 대국굴기(大國堀起)를 견제하기 위하여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하자 마자 미안마 태국 프놈펜 등을 순방한다고 한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도광양회(韜光養晦)하는 은둔하며 힘을 기르는 국가가 아니다. 이미 필리핀해와 일본 등지에서 영토권을 가지고 내 놓고 그들의 굴기를 시작하고 있다.

   다른 한편 이제 세상은 더 이상 앵글로 색손의 대서양문화의 시대가 아니다. 태평양시대가 도래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서로 주도권 다툼을 시작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태평양시대의 협력관계도 어제의 구도가 아니다. 중국은 당연히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고, 일본은 아무리 늙어도 아직도 힘이 남아 있는 선진경제국가이다. 한국은 아직도 머리에 북한이라고 하는 시한폭탄을 이고 앉아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상이다. 다행이 한국민의 최근 발현되는 세계무대에서의 역동성(vitality)은 국운흥성을 예감케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의 정치권이다. 모두 한 삼테기에 넣어 태평양에 버렸으면 좋을 것 같은 구태정치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보수가 무엇이고 진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들 한국정치권에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세사람 후보들이 모두 거기서 거기인 이슈를 들고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한다. 더군다나 둘은 서로 합치네 마네를 놓고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사실 지금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 그리고 안철수 측에서 내세우고 있는 큰 정책의 틀은 거의 차이가 없다. 또 필요에 따라 인기영합적으로 말을 바꾼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한국의 앞날은 대통령 때문에 잘 될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토를 지키고 국리민복을 최대의 가치로 하여야 한다. 국방에서 경제에서 사회에서 셋중 누가 더 낫다고 장담할 사람이 있는지 나는 판단할 수가 없다. 최소한도의 조건은 국가를 적화(赤化)하지 않아야 하고, 경제를 시장에 맡기는 인사이어야 한다. 이러한 가장 원초적이고 최소한도의 조건을 갖춘 대통령감이 세분 중에 누구라고 장담할 수가 없으니 한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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