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4월 27일 201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하였다. 전 분기 대비 1.8% 그리고 전년 동기대비 7.8% 성장하였다고 한다. 한국경제가 7% 대 성장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오랜만이다. 2002년 4분기 성장률이 8.1%를 이룬 이후 처음이란다. 그것도 연간이 아니고 분기 실적이니 그리 좋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생산 소비 투자 수출 수입 공공지출 등 모든 부문에서 골고루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도 많은 부문이 두 자리 수자의 증가를 보이는 10여년만의 성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연간 성장률이 얼마나 될까를 지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나의 직감으로는 6% 내외를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연초 정부나 한국은행이 4%대의 성장전망을 내어놓을 때 나는 5~6% 대를 이야기 하였다. 그런 전망이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기지개를 킬만큼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경제운영을 정상화할 때라고 평가한다. 출구전략이라는 말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언제 우리가 나락으로 떨어졌었나? 재작년 리먼사태가 났을 때도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너무 흐들갑을 떤 느낌을 지을 수 없다. 물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까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이참에 한국 같은 말랑말랑한 경제를 꿀꺽 삼켜보고자 한 못된 국제자본의 장난도 겁이 났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무슨 전쟁 난 것처럼 비상복 입고 지하 벙커로 들어갈 일도 아니었다. 거기다가 비상경제대책회의니 뭐니 하는 이름도 사실 촌스러운 것이다.
세계적 경기침체를 맞아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아니라도 정부지출을 확대하고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2% 대까지 내렸고, 정부부채를 GDP의 36%대까지 정부지출을 확대하였다. 잘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별경제대책을 강구할 때 2%대까지 금리를 내리는 것이 좋은가 3% 아니 4%까지 내리는 것이 좋은가를 점검하고 결정하는 것은 정부를 포함한 통화당국의 몫이다. 돌이켜보고 당시 2%가 아니고 3%가 더 합리적이었다고 분석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그 정책을 책임지는 당국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그것 중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이었는지를 사후에 따지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 다만 당시 5%대의 금리수준에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지원효과를 고려하여 3% 포인트까지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정부지출도 마찬가지다. 재정구조가 어느 정도 여력이 있으니 공공지출확대를 통하여 수요를 촉발하는 정책을 쓸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재정구조가 일본이나 영국 불란서 미국 등 선진국들보다 건실하였기 때문에 정부는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해야 한다. 이것은 이명박정부가 아니라도 또 비상복을 입고 지하에서 비상경제대책회를 하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정부라면 이렇게 하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명박정부의 재정확장정책을 폄훼해선 안 된다. 때맞추어 그런 수준의 정책결정을 한 것은 이 정부가 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정도의 확장정책을 쓸 수 있는 재정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경제를 다행으로 생각하고 고맙게 여겨야 한다. 1970년대 말 한국의 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른 것을 안정화시책의 이름으로 구조조정한 것이 한국의 재정구조건실화의 역사다. 농민들의 쌀값을 동결하고, 공무원의 월급을 올리지 않고, 임금을 동결한 것이 재정건실화의 첫걸음이었다. 그런 노력이 아직 남아 있어 한국재정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건실한 편에 속한다. 그 덕을 이번 정부의 재정확장정책이 본 것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아직도 고용시장이 위축되어 있고 저소득층 가계의 생활이 팍팍하다. 가계부채도 많다. 이런 문제들이 다 해결되는 순간은 현실에서는 없다.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이 너무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중국의 통화절상이 될 때 또 중국의 경기과열 규제가 일어날 경우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 등도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거시적으로는 이제 한국경제가 소비 투자 무역 등 많은 부문에서 회복의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 경제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첫째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점진적이던 무엇이던 그것은 한국은행이 정할 일이다. 그러나 시장에 금리인상과 유동성의 정상화에 대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문제의 접근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기 싸움 같은 신경전을 접어야 한다. 전근대적이다. 정부가 손을 놓아야 한국은행의 책임성이 살아난다. 정부의 두려움을 이해하지만 용감하게 한국은행에 권한을 위양해야 이 문제가 풀어지고 한국은행이 현대화한다. 이것이 경제운영의 정상화이다.
둘째 재정지출을 긴축해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국고를 풀어놓고 장기발전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재정을 건실화 해야 앞으로 확대 되어야할 많은 재정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재정적자의 중기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맞게 재정운영을 보다 긴축적으로 해야 한다. 재정의 경기대책기능이 확대 될수록 경제운영에서 재정비축이 필요하다.
셋째 G20정상회의나 앞으로 있을 세계핵안보회의같은 국제 행사에 지나치게 목을 매어서는 곤란하다. 한국정부의 입장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이고 이런 일을 해낸 것도 이명박정부이다. 그 업적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그렇다고 온 정부의 역량을 이곳에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이 업적을 회손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유념하기 바란다. 오히려 이런 것이 정상적인 경제운영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바란다.
넷째 이번 천안함사건 처리에서 정부가 보여준 여러 가지 절차적인 문제들은 비교적 잘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이 각계와 이해를 함께하려는 노력은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음 이런 분위기가 일반시민으로 전파되고 국민의 결연한 의지의 집약으로 형성 되어가는 모습이 약한 것 같다. 경제운영에서도 경제발전의지의 집약이 구심점이 없어지면서 응집력이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정부의 의지가 시장으로 전달되거나 그것을 토대로 발전의 구심점이 되는 것을 요즘은 발견하기가 어렵다. 시장이 발달하고 민주화가 될 수록 정부나 기업이나 소비자나 모두가 자기 이해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전체적인 발전의지의 집약이 되기 어렵게 된다. 이를 만들어가고 굳혀 가는 리더십 그것은 아직 한국에서는 대통령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은 정상적인 경제운영에서 출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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