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일 월요일

한중FTA 보다 신중한 접근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이명박대통령과 후진타오중국주석이 상하이엑스포 개막을 앞둔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협상개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의 추진을 합의하였다. 작년 한 해 동안 한중교역액이 1.410억 달러에 이르러 한국 전체교역액의 20.5%를 차지했다고 한다. 미국 일본 교역액의 두배에 달하는 비중이다.

세계적 경기침체에 대처하여 한국정부는 초지일관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선진국들의 보호주의 유혹에 쐐기를 박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과의 동일선상에서 한국은 최근 미국 EU 인도 등과 자유뮤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칠레와의 FTA는 이제 양국에 상호이익이 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좀 답답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 의회의 비준절차가 빨리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중 FTA협정추진은 미국 의회에 대해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제 당장 남은 곳은 일본이고 아세안국가들이다. 한국정부가 갖는 한중자유무역협정의 전략적 측면일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였지만 여러 가지 비경제적 이유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그러나 아세안국가와 협정을 체결하였고 곧 대만과 같은 성질의 협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제 교역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일본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추진에 중국의 유리한 전략적 입장을 갖게 할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한국과의 교역 특히 농산물 등 1차상품의 교역증대를 기대하게 될 것이다.

한중자유무역협정 추진은 낮은 단계의 자유화 수준에서 시작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농산물 수입의 자유화는 당장 받아드리기 곤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중 공산품수출에 대한 기대는 중국의 대한 1차산품수출 기대에 못지않을 것이다. 전략적으로도 대만이 중국과 무역자유화가 이루어질 경우 한국공산품은 중국시장에서 대만상품과 가격경쟁을 해야 한다. 양국간의 이해가 합치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한국을 발판으로 미국과 일본 시장의 진출에 우위를 차지할 수 있으며 한국은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대만과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는 셈이 된다.

한편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화의 추세가 지역간의 광역화를 통하여 먼저 이루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동남아의 아세안(ASEAN), 북미자유역협정(NAFTA) 그리고 EU가 그렇다. 이러한 흐름선상에서 한국 중국 일본의 경제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이들 국가의 경제적비중이나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적절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중 일 3국의 역사 문화 전통 등을 고려하면 이 일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지난 여러 해 동안 이에 대한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신통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자간 협정보다는 보다 단순한 양국간의 자유무역협정의 형태가 보다 손쉬운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중자유무역협정이 그 자유화 수준이 낮을지라도 머지않아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국간의 이해가 합치 되는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중자유무역협정을 당장은 좀더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한 신뢰가 문제된다. 국가운영이나 경제운영이나 모두가 아직은 덜 성숙된 나라가 중국이다. 정부의 시장지배가 강하고 그것이 비경제적 이해와 연결될 때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하기 힘든 국가가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커진 덩치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G2라고 하는 엄청난 취급을 받고 있지만 그 지적수준이나 행동양식은 아직 세계지배의 리더가 되기에는 멀었다는 것이 기 소르망 등 세계석학들의 중국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중국평가도 거의 같은 선상이다. 우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이 행사하고 있는 책임성이 부족한 면을 여러 번 경험하였다. 북한의 깡패에 가까운 행동에 대해서도 마치 내 새끼 감싸기와 같은 무조건적인 중국의 태도는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동인지는 모르지만 세계를 올바르게 이끌어가는 리더십은 아니다. 그런 중국이 이번 천암함사건과 관련하여 어떤 태도를 가질지는 거의 뻔하게 보인다.

경제운영에서도 중국은 시장의 지배가 정부의 보이는 손에 보다 의존되어 있다. 환율 금리 통화 등 정책변수들이 얼마나 시장의 힘으로 운영되는지 불분명하다. 거기다가 외환보유액처럼 엄청난 무기와 자원의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가지고 있다. 자 이런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한다. 물론 시장에서의 이익은 대단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시장이 비경제적이유 등으로 알력이 생길 때 얼마나 시장의 시장지배력이 발휘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 현재의 나의 한중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우려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일이지만 내가 현직에 있을 때 대면하였던 중국 지도자들의 경제운영에 대한 접근방법은 시장경제운영과 매우 차이가 있음을 체험하였다. 물론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은 되지만 최근의 환율 금리 재정 등 정책변수의 운영방식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북한의 금강산에서의 한국자산 동결조치들을 보면서 어처구니없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과연 북한이 시장경제가 있는가를 생각하면 금세 답이 나온다. 자유무역협정은 시장경제를 전제로 한다. 한국이 서둘러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것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는 첫 번째 이유이다.

둘째 중국이 시장경제로 완전하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보다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이 있은 연후가 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다. 정부의 시장개입이 효율성면에서는 매우 돋보일 수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의 힘과 정부의 힘이 여러 형태로 그리고 여러 곳에서 부딪치는 마찰음을 듣게 될 것이다. 등소평 이후 현재까지 중국정부는 경제운영에서 정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보다 근본적인 개방을 전제로 한 시장경제운영이 전 같지 않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될 수 있을까?

셋째 미국의 입장에서 한중자유무역협정은 어떻게 평가될까? 현재 이미 미국과 한국과의 무역량 비중은 한국 기준으로 중국의 절반으로 줄어들어있다. 한중FTA가 만일 미국의 한국FTA 의회비준에 앞서 시행된다면 한미무역량은 한중무역량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더 감소될 것이다. 미국정부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미국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딛고 일어난 나라이다. 당장도 미국의 지지 없이 김정일정권 문제를 한국정부 혼자 처리할 능력에 문제가 있다. 미국은 세계질서를 책임지는 나라이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운영을 분명히 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국가이다. 그러한 미국이 의회비준이 좀 늦어지는 사이 한국정부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여 미국을 젖히는 모양새를 갖추게 되고 그 결과 대중자유무역협정의 압력으로 작용될 것으로 분석될 때 미국정부가 갖는 한국정부에 대한 감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아쉬울 때 잘 쓰는 혈맹관계는 이데 갔나? 아직도 군사 정치 외교 경제 많은 면에서 서로 강력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미국인데 이런 문제들에 대한 처리가 보다 신중하게 계산되고 그 연후에 한중자유무역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어찌할 것인가? 한중과 한일의 자유무역협정은 공교롭게 정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된다. 한국의 대일 농산물수출과 일본의 대한 공산품수출 필요성은 중국의 대한 자유무역 대상과 정 반대로 일치한다. 중국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대일 대미 협정추진에 유리한 입장을 갖게 될 것이다. 한일간에도 중국처럼 낮은 단계의 자유화를 전제로 한 자유무역협정을 한국정부가 할 수 있을까? 그리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정부의 입장에서는 한중FTA가 즐거울 수가 없을 것이다.

다섯째 태평양시대를 맞이하여 한 중 일간에는 자유무역협정을 넘어 하나의 경제권으로서 경제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 길이 EU에 대항하고 미국을 비롯한 큰 경제권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관계개선과 함께 일본과의 관계도 더 진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쪽을 얻기 위하여 다른 쪽을 범연하게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 문제를 풀어 가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하게 될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한국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 모두가 한국이 하나같이 중요시해야 하는 국가이다. 그런 당사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한중FTA는 보다 신중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중자유무역협정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기회이고 위기일 수도 있다. 한국이 세계시장으로 웅비하기위해서는 언젠가 중국을 딛고 세계시장으로 뻗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중FTA는 한국경제의 기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기대이익에 너무 서둘다가 기존의 이익시장을 범연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한국의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될 것이다. 한중무역협정의 추진에 보다 신중한 전략적접근이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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