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례
1. 수출 중심에서 서비산업 중심으로
2. 한국서비스업의 낙후성
3. 정부의 무능한 서비스산업 발전전략
4. 계획의 기본틀은 KDI가, 추진은 재경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여 재경부가.
5. 지금 주저하면 한국경제는 바람 앞에 등불신세를 면할 수 없다.
1. 수출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한국경제는 억울할 만큼 많이 흔들렸다. 지난 10여 년 간 경제의 발전은 부진하였지만 위기관리 면에서는 나름대로 개선되었다고 생각한 한국경제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어 상장기업 평균 400% 대의 부채비율이 100% 대로 개선되었다. IMF 이후 속절없이 빗장이 풀린 한국경제는 수많은 기업이 없어졌거나 그 주인을 바꿨다. 그러면서 적자생존의 경쟁 속에서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저력은 한국 기업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나라살림살이에서도 재정은 구조면에서 많이 망가졌지만 외환보유액은 2000억불 이상 쌓았다. 1998년 당시 200억불의 외환보유가 하루아침 30억불로 줄어들어 한국경제는 IMF로 갔다. 그렇게 빡빡하던 외환보유도 여유가 있다고 정부는 자랑하곤 하였다.
그런 한국경제가 2008년 2분기 이후 위험신호가 켜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허구한 날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리고 몇 달 있다가 9월 말 미국의 불량주택채권 문제가 드디어 수면위로 떠올랐고, 이어 리먼 사태가 나자 세계는 하루아침에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도 순진한 한국 사람들은 2000억불이라는 외환보유가 있는데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 그러나 사태는 환율에서 터지기 시작하였고 1000원대의 대미환율이 1500원이 넘어가고 국제원유가격이 1500달러가 넘어가자 한국에 와 있던 외국투자가들은 한국시장을 버리기 시작하였다. 한편 세계적인 패닉 앞에 수출시장은 마비되어 수출 길은 막혀 버렸다. 그러니 2008년 4분기 한국의 GDP는 연율로 20%가 넘게 마이나스 성장을 하고, 그 부(負)의 성장은 금년 1분기에도 계속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경제가 마치 금세 부도가 날 것처럼 비관론이 나오고 여기에 더하여 호시탐탐 한국시장을 넘보고 있는 국제자본들은 의도적으로 한국시장의 취약성을 부각시켰다. 지난 3월까지 특히 HSBC 등 금융기관과 영국의 피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언론기관은 내어놓고 한국경제를 폄하하였다. 속이야 쓰리지만 이런 악랄하기 까지 한 국제금융시장의 흐름 속에서 한국경제는 더 이상 수출에 의존된 경제를 운영해서는 안 되겠다는 문제점이 부각되었다.
한국경제의 무역의존도는 해마다 증가되어 2007년에 GDP의 75.1%까지 되었다. 이는 지난 1996년 50.4%에서 10년 사이 25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물론 부가가치 증가를 단순 무역규모에 비교하는 이론적 문제가 있지만 아무튼 대부분 이미 발전된 경제의 경우 한국경제보다는 이 비율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22%, 일본 30%, 영국 38%, 프랑스 45%, 중국 67%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독일 72%, 대만 121% 그리고 네델란드 벨지움 룩셈브르크 등 GDP의 두 배가 넘는 나라도 많다. IBRD의 무역의존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이 83%인데 일본 28%, 중국 69%이다. 따라서 그 비율 수치 자체가 반드시 문제인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내수(內需)가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는 외풍에 훨씬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겠다. 거기다가 경쟁력을 나타내는 수출단가를 비교한 UN 통계에 의하면 2000년을 100으로 하였을 때 일본 등 선진국 평균 수출단가는 130, 중국 103인데 비하여 한국은 92로, 그만큼 한국상품의 가격이 낮게 팔려나갔다고 나와 있다. 이는 수출산업의 채산성에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거기다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몇 개 상품의 비중이 한국이 유독 크게 나타나 한국경제의 기반이 몇몇 기업이나 상품에 더 의존되어 있다고 분석된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오자 한국경제가 유난히 더 추위를 타게 되는 연유가 여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경제의 수출발전전략은 1960년대 초 제1차경제개발계획으로 올라간다. 당시 내수시장이 손바닥만한데 어떻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으로 세계시장을 상대로 한 수출 진흥만이 한국경제가 살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대외지향적 개발전략의 선택은 한국경제를 한 세대 안에 전통농업구조에서 공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로 발전시켰고, 이것이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지식 정보 통신 산업으로 그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발전과정에서 한국의 무역의존 문제는 많이 다룬 사회이슈 중의 하나가 되었다. 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많은 자본이 필요한데 국내저축이 부족하여 외국자본을 도입하자 일각에서 외채망국론을 들고 나왔다. 수출전략이 가져온 부수정책이 수입자유화 개방정책인데 이 과정에서 국내산업의 보호문제가 사회문제로 제기 되었다. 쌀 시장의 개방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남아 있는 부문이다. 1981년부터 시작된 4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서를 쓰면서 당시의 경제기획원 기획팀들 사이에서는 세계시장의 변화에 어떻게 수출을 지속시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전략논의를 무수히 계속하였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한국의 수출시장이 변화하더라도 세계 모든 시장이 그렇게 동시적(synchronization)으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한쪽 시장이 저조하면 다른 활발한 시장을 찾으면 되고 그래서 수출다변화가 이루어지면 이 문제는 자연 해결될 수 있다고 당시 4차계획서는 밝히고 있다.
생각하면 한국경제가 지금처럼 완전 개방되고 경제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올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연구가 당시로서는 부족하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30년 전에 오늘의 한국경제와 세계경제를 상정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얻게 된 결론이 이제는 시장다변화에 의한 수출전략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그 출발점은 내수시장을 발전시키는 전략이 될 것이다.
내수시장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주택과 지방도시 건설 그리고 도로 철도 항만 항공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등 건설업이 떠오른다. 이명박정부의 4대강 운하계획이나 4대강유역개발계획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부문의 개발은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서 그 지속성이 어렵고 고용흡수나 부가가치 증식에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부문을 도외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위기극복을 위한 재정지출의 대상 중 큰 부문은 자연 사회간접자본이 될 수밖에 없다. 치산치수(治山治水)로 대표되는 이 부문은 보다 자본집약적이고 덜 부가가치와 정규고용 집약적이라는 취약점이 있다. 그래서 자본축적이 적고 빠른 발전이 요구되는 한국경제의 위기극복전략으로서는 자연 한계가 있게 된다. 경제의 하부구조를 튼튼하게 하여야 장기적인 발전의 기틀이 잡힌다는 사회간접자본의 중요성은 언제나 진리일 것이다.
그러나 대량생산과 연관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보다 필요로 하는 도로 철도 항만 등의 하드웨어적 사회간접자본은 이제 산업구조가 금융 지식 정보 통신 등 서비스업으로 이동되면서 경제의 하부구조도 변화를 요구받는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적 사회간접자본과 함께 보다 소프트웨어적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서비스산업의 진흥발전을 위한 하부구조개발은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부문 개발을 위한 건설업보다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이 보장되고 부가가치와 고용흡수가 큰 분야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2. 한국서비스산업의 낙후성
한국사회는 전통적인 농업 중시에서 수출진흥을 위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의 축이 이동되었다. 고용은 흡수력이 큰 농업부문이 대종을 이루어 왔는데 대량생산체제에서 산업현장 인력이 고용을 또한 흡수하였다. 다른 발전도상국가 들에 비하여 한국경제는 이런 독특한 산업발전과정 속에서 고용이 훨씬 덜 사회문제가 되었고 그런 현상은 최근까지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농업이라고 하는 고용의 큰 버퍼 죤이 있었기에 경기가 하향할 때도 한국경제는 고용에 관한한 문제가 덜 심각하였었다. 그러나 이제 농업이 고용흡수기능을 상실한 마당에 세계적 경제위기 앞에 한국의 고용시장은 기댈 데가 없다. 현재 한국사회의 고용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유교적 전통관념 속에서 한국사회는 서비스업의 부정적 개념이 정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비스업을 향락산업으로 착각하고 윤리도덕 면에서 이 부문을 경시하고자 하였다. 마치 ‘수출은 좋은 것 수입은 나쁜 것’으로 이분법적 교육을 받은 한국의 개발세대들은 ‘제조업은 좋은 것 서비스업은 나쁜 것’으로 착각하게 되었다. 학문적으로 생각하면 눈에 보이는 재화는 높이 평가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용역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사회관념과 함께 대량생산을 통한 상품수출을 개발전략으로 한 한국경제는 자연스럽게 제조업의 비중이 확대되었다. 1960년대 한국경제의 광공업이 전체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하던 것이 이제 40%대 까지 확대되었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서비산업부문은 50%대에서 정체되어 있다. 이런 산업구조는 OECD 국가들 중 서비스업의 평균비중 72% 와 비교하면 한국의 서비스부문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론 산업구조는 그 나라 그 사회의 전통과 발전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많고 적다는 것만이 발전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독일은 선진국들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아직도 60%대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선진국들의 서비스업은 70%대를 나타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국경제에서 서비스산업의 제한된 발전은 세계적인 경제위기에서 수출이 침체될 때 상대적으로 내수 그것도 서비스업에 기댈 여지가 적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은행의 분석대로 10억원의 최종수요 발생에서 유발되는 취업자수가 서비스업이 18.4명이고 제조업이 10.1명, 건설업이 16.6명이다. 고용문제가 전보다 더 심각한 과제로 제기된 한국경제로서는 고용흡수가 큰 서비스부문의 발전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고 아직 선진국 형 산업구조로 가기위해서도 서비스업은 보다 빨리 발전되어야 할 부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교육부문은 서비스산업의 간판이고 국가의 장기발전을 위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교육을 미국의 오바마는 칭찬하고 부러워하고 있지만 한국교육제도의 실상과 교육일선의 한심한 모습을 그가 볼가 무섭다. 한국정부에서 가장 규제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 교육부문이다. 폐쇄성이 가장 큰 부문도 교육부문이다. 내 아이를 맞기기 무섭기까지 한 것이 전교조단체다. 이런 교육부문을 하루빨리 환골 탈퇴시키는 것이 서비스산업 발전의 제일 큰 축이 되어야 한다.
서비스업에서 금융업의 중요성은 현대경제에서 아무리 확대해도 부족하다 할 것이다. 알빈 토플러의 말대로 21세기는 자본이 더 이상 실물경제의 종속변수가 아니고 자본이 자본자체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이는 독립변수가 되어있다. 상품성격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파생금융상품이 미국의 주택채권과 함께 세계경제를 휘저어 놓은 것이 현재의 세계적 위기 아닌가? 한국경제는 독특하게 개발연대에 금융을 실물경제의 시녀로 전락시켜 왔다. 이러한 관념은 금융과 재정을 혼란시켜 지금도 금융을 독립된 산업으로 보기보다는 정부의 시녀로 착각하고 있는 경향이 남아있다. 그러니 금융이 발전되지 않고 그럴수록 금융의 독자적인 책임성도 부족한 후진성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비산업 부문의 미래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컨텐츠산업도 겉으로는 한국이 많은 발전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전문가의 강의를 들은바 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산업에서 한국의 영역은 그저 남이 만든 생산물의 뒤처리에 치중된 수준이라 한다. 정보 통신부문도 한국이 세계를 이끄는 부문도 있지만 고부가가치부문은 아직 미국에 비하여 크게 뒤지고 있다.
이제 서비스산업의 발전전략은 미룰 수 없고 당장 손대어야 할 일로 인식해야 한다. 그것도 적당하게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 아니고 한국정부가 육십년대 칠십년대 했던 것처럼 전 정부적으로 모든 역량를 집합하여 끌고 나아가야 할 개혁과제라고 평가한다.
3. 정부의 무능한 서비스업 발전전략
이명박정부는 지난 5월 8일 한국의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내어놓았다. 유감스럽게도 정부는 지난 해 세 차례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발표하였고 이번이 네 번째다. 그리고 앞으로 금년 내에 두 차례 방안을 더 내어놓을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이렇게 여러 번 서비스산업계획이 발표되었었는지 몰랐다. 무슨 계획을 서너 달마다 행사 성으로 내어놓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계획을 여러 번 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으니 여러 번 할 수도 있겠지만, 언론의 비판대로 비슷한 내용을 재탕 삼탕 하면서 지난 번 발표된 내용의 추진상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다. 그러니 이번 발표된 내용에 대한 신뢰도 부족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무릇 경제계획이라고 하면 내용의 합리성과 추진성을 전제로 한다. 계획 내용이 얼마나 합리성을 가졌는가? 이를 위해서 정보, 지식 그리고 기술 등이 가장 합리적으로 동원되어 최적의 조합을 이룰 때 계획은 비로소 합리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다음 계획 내용이 아무리 훌륭한 합리성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그 내용의 추진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그것은 한낱 전망이나 논문에 불과하고 이것을 계획이라 할 수 없다. 비록 현실이 계획 내용대로 추진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계획자체에는 그 추진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명박정부가 1년 3개월 사이 서비스산업육성계획을 네 번이나 마련하였다는 것은 그것이 경제계획으로서 틀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정부의 무능으로 그 추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일 것이다. 어떤 경우이건 그렇다고 해서 한국경제의 서비스산업발전계획을 포기하거나 뒤로 미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만큼 긴급하고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교육부문이 가장 규제가 많이 남아있고 그래서 그 규제의 보호 속에 새로운 시장진입은 철저하게 제한된다. 거기에 대외개방과 경쟁을 하자는 내용을 받아드리기 어렵게 되어있다. 의료, 제약 산업 또한 공익성의 구실 밑에 경쟁을 기피하게 된다. 컨텐츠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준법정신이다. 불법복제가 판을 치는 상황 하에서 콘텐츠산업의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계획의 합리성은 현실 애로를 구실로 퇴색되고 추진력을 상실하게 된다. 당사자간의 이해조정으로 시간만 천연되고 합리성은 퇴색된다. 그러니 자꾸 계획만 남발하게 되고 일은 추진되지 못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4. 계획의 기본 틀은 KDI가, 추진은 재경장관을 부총리로 격상 재경부가 맡도록
서비스산업 발전계획을 종합적인 경제계획의 성격으로 격상하여 추진할 것인가하는 문제를 집고 넘어가야 하겠다. 물론 다른 개별산업의 육성방안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문이 기득권자와 신규참입자간의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가 많은 부문이다. 교육 방송 의료 제약 등 성격상 공익성이 강조되는 부문이기 때문에 공익성을 내세워 기득권을 보호하고자 한다. 준법정신이 보다 강조되는 다분히 사회정책적 측면이 강한 면이 있는 부문이 컨텐츠산업이다. 따라서 기존질서의 이해와 협력이 없이 이 부문의 새로운 발전 모멘텀을 잡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서비스산업을 개별 산업별로 발전 전략을 수립 추진하기보다는 차제에 서비스산업 전체의 개발계획을 종합적으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한국경제의 발전정도로 볼 때 아직도 종합계획을 논의하자는 것은 이미 때늦은 접근이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수긍이 간다. 오랜 기간 한국의 발전전략의 축을 이루었던 경제개발계획도 김영삼정부가 들어서 대통령의 임기와 계획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7차 5개년계획을 포기하였다. 그리고 어설픈 정권차원의 ‘신경제5개년계획’이라는 이름의 계획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종합계획으로서의 내용과 추진계획이 결여된 어설픈 계획의 시늉을 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IMF를 맞고 자연스럽게 한국경제에서 종합개발계획이라는 것이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 새삼스럽게 서비스부문 종합발전계획을 만들자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산업의 성격이나 비중으로 볼 때 지금 때를 놓치면 이미 너무 늦게 된다는 시급성이 있다고 평가하여 전 정부적인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그 이유는 첫째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장기적인 발전구도를 가다듬는 일이다. 교육이 ‘백년대계’라고 하듯 장기과제이지만 개방시대에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부문이다. 의료 제약 정보 통신 등도 마찬가지다. 컨텐츠산업 등 새로 등장하는 신흥산업 들의 개발을 뒤로 미적대다가는 설 땅을 찾지 못하게 되는 긴급한 분야이기도 하다. 둘째 이해상충이 큰 분야이기 때문에 치밀한 계획의 준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추진도 전 정부적으로 이해조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서비스산업은 GDP의 3분의 2를 점하게 된 비중이 큰 분야이고 앞으로도 외부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한국경제운영에서 이제 수출 우선의 발전전략에 대한 대안을 내어놓아야 한다. 수출전략을 지속하면서 외부충격을 흡수하고 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유일한 부문이 서비스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경제가 50년 전 경제개발전략을 가다듬던 초심으로 돌아가 이제 선진경제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내수를 개발하는 전략을 가다듬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가 내세울 국가운영전략으로서 서비스산업 종합계획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종합계획작업에 동의한다면 그 계획의 종합구도는 한국개발원(KDI)이 맡아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KDI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장기발전계획을 만든 경험이 있다. 멀게는 1960년대 중반 1980년대를 내다본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한 바 있고, 1970년대 초 한국의 국민연금제도를 비롯한 사회발전계획을 마련한바 있다.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장기전망 작업을 해 낸 국내 유일한 연구 산실이다. 따라서 이번의 서비스산업발전계획도 의당 KDI가 재경부등 관계부처 그리고 이해관계단체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계획작업과정에서 이해관계기관이나 단체와의 이해구축(consensus build up) 작업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서비스산업의 발전계획은 그 집행이 무엇보다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담보하는 대안으로 재경부장관을 이해조정자의 사령탑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재경장관을 부총리고 격상하여 좀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도록 그에게 많은 조정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대책에 대하여 너무 과거로 회귀하는 전근대적 접근이라고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전통농업국가에서 수출중심의 산업국가로 발돋움하게 만든 것이 50년전의 수출전략이었다면 이제 선진국의 길목에서 새로운 발전전략으로서 서비스산업발전계획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있고 이것은 정부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5. 지금 주저하면 한국경제는 바람 앞에 등불 신세를 면할 수 없다.
IMF를 지나면서 스스로 자초한 일이긴 하지만 한국경제는 속절없이 대문 빗장을 활짝 열었다. 준비할 겨를이나 통사정할 형편이 되지 못하였다. 물론 이 길이 한국경제가 가야하는 길이지만 그 준비가 너무 부족하였다. 2008년 9월 세계적 경제위기 앞에 한국경제는 가차 없이 외풍에 시달렸다. 억울하다고 푸념해야 ‘억울하면 출세하라’가 그 답으로 돌아온다. 국민총생산의 70%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고쳐야 한다. 이 비율을 50%, 30%로 낮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에 대한 대답이 서비스산업발전이다. 이 길이 농업경제에서 중화학공업개발한 것보다 더 어려운 길이라도 필자는 평가한다. 이해관계자들이 죽기로 대들 것이다. 지금 옛날 같은 강력한 정부의 지도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길을 가야 하는데 밤낮 앉아 토론만하고 과제를 뒤로 미루기만 한다면 한국경제의 갈 길은 요원하기만 하게 된다. 발람 앞의 등불은 언제 꺼질지 모른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모멘텀을 서비산업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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