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좀 신중하게 정책을 세우자

10월 28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전격인하하고 필요한 은행채를 한국은행이 인수하여 금융기관의 자금유통을 돕겠다고 발표하였다. 금리를 18일 만에 다시 인하하여 지난번 것과 합하여 1% 포인트가 세계적인 금융패닉 앞에 한국은행이 취한 2008년 10월 중 대책이다.

정부는 물론 한국은행보다 앞서 환율을 위한 시장간여, 중소기업대책, 부동산대책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책을 불쑥 불쑥 발표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한다더니 오늘 조간에는 양도소득세를 없앤다는 기사가 일면기사로 실렸다. 어디까지가 맞는 이야기인지 잘 분간하기도 힘들 정도로 정책은 쏟아지고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기업을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 선제적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런 정부지원의 홍수 속에서도 시장은 냉담하기만 한 것 같다. 연일 주가는 하락하여 코스피가 900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언제 무너지느냐 하는 분위기이고 환율은 1500선이 코앞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하여 EU 국가들 모두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형국이다.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일본의 옌 강세에 국제적 협력정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와 마치 1985년 플라자미팅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거의 모든 발전된 나라들의 형편이 대동소이하게 경기하강의 미끄럼을 타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한국도 마냥 나쁘다고 만 할 수 없다.

다만 한국경제의 경우 우리는 안에서 외국의 악의적인 언론이나 헤지편드 들의 장난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어떻던 한국경제의 부도 가능성이 기분 나쁘게 신경자극을 하고 있다. 어저께만 하더라도 한국의 CDS(credit default swap)가 6% 포인트까지 치솟았다니 한국의 위험도가 말레지아보다 더 높다는 이야기가 되어 찜찜하고 무어 우리가 잘 못보고 있는 것이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자꾸 일어난다. 아무튼 그만큼 한국경제의 취약성(fragility)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자 여기서 우리가 좀 냉정하게 정돈하고 넘어갈 일이 있다. 대통령이 한국경제가 제2의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반복하여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해외 발 위기우려에 대하여 숫자적으로 논리성 있게 분석하여 시장에 내어 놓을 필요가 있다. 무조건 외환보유만 거론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외환의 수입(incoming)과 지출(outgoing)을 연말까지 그리고 앞으로 1년까지 그림을 그려 내어 놓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목을 죄는 일이 없다는 확신이 선다면 이제 R(recession)의 공포에서 벗어나 차분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국내경기가 나빠지고 고용이 악화되는 것을 받아드리고 오히려 차분하게 지난 정부에서 잘못하여 구조적으로 망가져 있는 것들을 정리하자.

현재의 세계적 금융 회오리는 사실 한국에 직접 불어 닥친 것이 아니었는데 미국이 무너지니 자연 한국도 영향권 속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돈을 돌 수 있도록 자금지원을 하되 금융기관의 경영부실을 정돈하는 기회를 함께 해야 한다. 아닌 말로 은행이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방만한 금융기관의 경영책임과 도덕적 해이를 엄정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경기하강을 막는다고 돈만 푼다고 중소기업이 살아나고 수출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자금지원은 오히려 체질만 망가트릴 뿐이다.

부동산 세제도 무엇이 잘 못된 것인지를 분명히 하여 자본주의의 기본질서와 이중과세라는 세제원리 위반이라는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부동산 보유세를 폐지하던지 해야 한다. 마치 교과서 개편이 무엇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니 이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해야지 무슨 좌편향 되었으니 바로잡는다고 하면 다음에 우편향 되었으니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논리로 부동산 보유세는 부동산 경기부양이나 현 정부의 친 기업정책과 관련하여 폐지되어야 한다고 하면 다음에는 부동산 버블을 잡기위하여 다시 보유세를 만들어야 한다는 엉성한 논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된다.

경제가 이지경인데 아직도 투쟁적노사문화는 그대로 살아있다. 세계적 금융회오리 앞에 모든 나라가 살아 남기위한 처절한 움직임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지금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비판을 받지만 그래서 새로운 뉴딜이 나온다고 해도 세계의 경쟁은 더 커지는 것이지 있는 사람 것 뺏어 내 부족을 메우는 식의 사고에 발생된 사회주의 경제는 더 움츠러들 것이라는 것이 나의 전망이다. 다만 구성원 간의 신뢰가 보다 중요시 되는 사회로 전이되고 있다. 그런 상황인식이 맞는다면 과연 한국의 현 투쟁적 노사문화는 계속 존재되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

재정지출이나 기업의 부담경감을 위한 일련의 세율조정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재정구조도 건실성을 마구 망가트려서는 안 된다. 지금은 새로운 정책의 발굴이나 제시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경제상황을 하나하나 정돈하고 잡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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