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마지막 한 주를 남겨놓은 25일 현재 세계경제는 극심한 혼미를 거듭하고 있고, 그 와중에서 피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도 패닉에 가까운 급격한 하강으로 치닫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938까지 내려 1.000 선이 무너져 졌고 환율은 1.424원까지 올랐다.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 앞에 모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외국 언론에서는 IMF가 보다 신속한 구제시스템을 마련하여 한국을 비롯한 외환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국가들을 돕고자 준비 중에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불름버그, 화이낸셜 타임스 등 외국언론들이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양하면서 다시 1998년 같은 위기를 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무디스나 S&P등 미국신용평가회사에서도 한국경제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미 한국 시중은행들의 등급을 하향 조치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한국정부는 2.300억불의 외환보유를 내세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어놓고 있다.
아무리 한국경제가 1년 내에 갚아야하는 단기부채가 1.800억 달러가 있다하더라도 이를 제외하고도 500억 달러의 외환보유 여유가 있는 것이고 한국 기업의 재무구조가 과거 1990년대 말에 비하여 세배 이상 개선되었기 때문에 비록 수출이 어렵고 소비가 얼어붙어 경기가 하강하더라도 이를 흡수할 능력을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자체평가인 것 같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은 충격에 노출된 분야가 거의 전 국민에 해당하는 소비계층과 일반가계에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기업부채가 1차적인 문제였는데 반하여 지금은 700조가 넘는 가계부채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증권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일반투자자들이 증시의 몰락과 함께 위험과 혼란에 크게 노출되었다는 점이다. 일본이나 정상적인 국가와 달리 한국의 외환시장은 왜 이 모양으로 급속한 절하를 하고 있느냐하는 의문을 많은 사람이 하고 있다. 언필칭 환투기세력을 질타하지만 그 내면에 그려지는 대형 수출업체들은 환율상승으로 수출증가율이 축소되고 있고, 이번 위기 이전인 한두달 전에 수출대전을 선물시장에서 거래를 마친 것들이 기한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돌아오지 못하게 할 방도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외국투자가들은 한국증시에서 10월 중에만도 4조5천억, 금년 들어 34조원을 팔아 송금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외환부족은 악순환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 원화는 절하될 수밖에 도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단기적인 위기의 악순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대응하는 한국정부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정책당국자들만 탓하고 있을 수 없다. 그들의 예측이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탓할 수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 보면 금년 10월의 세계적 금융위기는 단순한 미국의 주택금융부실에 초점을 맞추었거나 좀더 크게 보아 이 부실채권을 이용한 파생상품(derivatives)의 일차적 영향정도로 보아온 것이 세계적 흐름이었지 이렇게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나라가 그랬으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환율정책이나 운용은 잘 못하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서툰 시장개입과 말 바꾸기, 그리고 투기세력이나 악의적인 외부언론에 탓을 돌리는 듯한 자세 등 이런 것 들은 별로 잘하는 짓이라고 평가받기 어렵게 되었다. 좀더 사려 깊지 못하고 신중하지 못한 정책대응과 언동이 정부가 지금 지탄받고 신뢰를 얻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예를 몇 개 들어보자.
첫째 대통령이 최근 국제사회에 두 가지 제안한 것과 관련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한중일 3국이 투자하여 800억 달러 외화스왑 자금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였다. 물론 이것도 하는 것이 안하는 것 보다는 낳을 것이지만 언론에 제기된 것처럼 이런 일들이 언제나 누가 이니시어티브를 잡느냐 하는데 시간을 다 보낸다. 물론 이런 제안이 당장의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방안이 되겠지만 지금 한국정부가 조정자의 입장을 갖겠다고 자임하고 나서는 것이 어쩐지 지난 노무현정부에서 제한했던 미중일 조정자가 될 것을 자임하고 나섰던 때가 연상된다. 현재 한국경제의 위치로 보아 상책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한다.
다음 이번 북경 아셈회의에서 한국대통령이 제안한 국제금융기구 기능 조정과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의 참여를 요청한 제안도 별로 시의에 맞지 않는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안 그래도 한국경제에 대하여 질시하는 분위기가 있고, 무언가 한국경제가 망할 때 먹이를 찾을 수 있다는 하이에나 식 투자펀드 들에 대하여 관심을 부르는 대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또 선진국들의 입장이나 국제기구들의 입장에서도 그들의 특권적 자존심을 긁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론적인 말은 지금은 인워드 루킹할 타이밍이지 남을 탓하거나 비판할 시점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둘째 정책당국자들은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자기들의 이해나 무식에서 주장하는 것들 앞에 너무 자신 없어 하니까 더욱 매일 갈아 치우라는 이야기 만 나오고, 자신이 없으니 정책이 조변석개하듯 바뀌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니 정책당국자의 말이 신뢰가 없게 되고 그러니 경제는 더욱 안개속 에 묻히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위기 시에는 위기에 맞도록 정책운영을 하고 대응을 해야 한다. 시의성, 긴급성 등이 생명이다. 정치권의 동의가 필요하면 설득하고, 설득이 되지 않을 때 용감하게 그들과 싸워야 한다. 어차피 비전문가는 비전문가이고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 위기 시에는 한 발짝 물러서야 한다.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만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밤을 새워서라도 정부가 갈 길을 정치파트너와 협의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넷째 정치권은 위기극복과 관련하여서는 여야를 떠나 초당적인 협조를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물론 정치권의 위기극복 기여를 폄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는 그야말로 위험한 상황이고, 이것을 잘하면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을 수습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당시 정권을 맡은 정부다. 그에 대한 공과는 다음에 오는 것이다. 우선 위기극복은 정부에 일임하고, 정부가 위기처리 하는 일에 정치권 사회단체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협조해야 한다. 이것이 선진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현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신중하고 자신 있게 임해야 한다. 남에게 탓을 넘기는 언동이나 남을 부추겨 일을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내부의 문제를 외과의가 수술하듯 샅샅이 뒤쳐 완급을 가려 조용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 제발 밖으로 떠벌이지 말고, 체면생각하지 말고 한국경제가 회생하는 단기적인 해법을 찾아내고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체질을 고치는 구조개선책을 찾아 말보다 행동으로 추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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