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3일 토요일

비상경제정부체제의 운영

이명박대통령은 새해벽두에 행한 신년연설에서 ‘비상경제정부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청와대에 설치하는 모양이다. 이른바 ‘war room' 같은 것을 설치하여 대통령이 직접 관장하여 운영하겠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정부 내의 ‘위기관리대책회의’와 ‘경제금융점검회의’를 격상시킨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명박대통령은 2009년 새해의 국정운영의 기본방향으로 (1) 비상경제정부 구축 (2) 선진 일류국가 건설을 위한 중단 없는 개혁 추진 (3) 민생을 촘촘히 챙기는 따뜻한 국정 그리고 (4) 녹색성장과 미래준비를 천명하였다. 국정운영의 기본방향은 행정수반으로서 대통령이 정부 내에서 새해에 어디에 중점을 두어 국정을 운영해 나아갈 것인지를 표어화한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고 수긍이 가는 대목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비상경제정부 구축을 위하여 설치할 비상경제대책회의 운영과 관련하여 몇가지 제기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정리하여 봄으로써 새로운 기구운영에 참고가 되게 하고자 한다.

첫째 비상경제대책회의 법률적 성격이 무엇인지를 정해야 할 것이다. 그야말로 과거 국가재건최회의나 국보위와 같은 초입법권을 가진 기구면 말할 필요가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정부의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기구일 경우에도 설치에 대한 법적근거가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단순한 워룸 성격의 대통령자문기구로 될 경우에는 대통령의 행정조치로서 물론 가능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짐작으로는 후자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너무 형식적인 하드웨어적인 모양새의 기구가 아닐까 싶다. 실제 지금보다 큰 차이도 없고 효율성도 없으면서 무슨 큰일을 하는 것처럼 요란을 떤다는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대통령의 자문기구로 운영된다하더라도 대통령제도의 특성상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이 회의에서 사실상 대부분 결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문제의 신속한 처리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관련기관의 자율성과 상충되는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극단적으로 금리가 이 기구에서 논의된다면 금통위는 무엇을 할 것이며,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공급이나 금융기관의 대출문제가 논의될 경우 중앙은행이나 일선 은행들의 자율성이 회손 될 것이다. 또 이런 저런 논의가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사전에 논의 될 경우 자연 모든 문제들이 대통령 한 사람으로 수렴되어 1인체제가 형성될 것이다. 그 경우 대통령은 1인체제의 부담을 안아야 할 것이다.

셋째 이 비상대책회의에 문제처리의 종착역이라 할 수 있는 국회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기구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행 헌법상의 대통령긴급조치가 입법권에 대한 제약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 문제처리의 신속성을 위한 비상경제대책회의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현재의 한국 국회를 둘러싼 정치권의 무경우, 무법 그리고 무논리의 환경 하에서 비상경제정부의 구축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정부의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으로 입법부에 대한 전방위적 압력 효력은 있을 것이다.

넷째 비상경제대책회의가 그야말로 비상한 경제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경제의 장단기 문제가 혼합되어 다루어진다면 잘못하면 혼선이 생기고 전문성이 회손 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따라서 아주 시사적이고 단기적인 문제를 다루는 방향으로 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정부 때 부동산투기문제를 다룰 때 투기행위 하나 만을 소멸시킨다는 구실로 부동산 거래세, 보유세제를 모두 한번에 부담을 인상하는 전문성 상실의 정책 잘못을 저지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책임 문제가 제기 될 것이다. 법률적 책임뿐만 아니라 일반 행정적 책임문제도 관계기관에서 해이하게 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문제가 잘 처리될 때는 문제가 없지만 무슨 문가 발생할 때 안 그래도 책임회피를 위한 책임전가가 다반사인 경험에서 보면 관계기관에서는 잘 못하면 손놓고 앉아 있을 가능성을 미리 염려하면서 회의운영을 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다수결의 논리보다는 떼가 더 앞서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수가 과반이 넘는 한나라당은 그 절반 정도의 의원수에 불과한 민주당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는 것이 한국의 국회다. 세계가 놀라고 있는 디플레션의 위기에서도 한국의 노조는 임금은 계속 올려야 하고, 불법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온 나라가 비상시국인데 일부 사회단체는 이념 혼선의 트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북에 지원을 하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다. 한국의 2세들은 사회주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전교조에 맡겨져야 한다. 이런 변화되지 아니한 환경 속에서 개방된 한국경제는 발전국과 발전되지 아니한 국가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적 불경기에 한국경제가 살아남고 아니 다른 나라에 앞서가기 위해서는 비상한 노력과 각오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국가적인 비상시국이라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기위하여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혼신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1998년 김대중 정부는 IMF라고 하는 외부기구의 힘에 도움을 받아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기댈 의지목이 없다. 그러나 대신 IMF의 경험을 한 국민을 가지고 있다. 잘 못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잘 하면 한국경제는 선진국대열에 완벽하게 들어갈 수 있다. 이 기로에 이명박대통령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들고 나왔다. 그 제도나 기구가 문제가 있던 어떻던 국민 모두는 이 기구와 정부를 밀어야 한다. 그것이 당장은 한국경제가 살아남을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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