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6일 금요일

생산적노조문화를 만들 때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주간 2교대제 시행을 촉구하기 위한 파업수순을 밟기로 하였다고 한다. 당초 금년 1월부터 주간 2교대제를 실시하기로 노사가 합의하였는데 이것을 아직 시행하고 있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업을 할 모양이다. 이에 대하여 경영진에서는 갑자기 닥친 경기후퇴로 일거리가 줄어 교대근무를 할 형편이 되지 못하니 당장 시행할 수 없다고 하는 모양이다. 다른 날 나온 보도에 의하면 쌍용자동차 경영진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위한 감원요구를 노조가 받아드리지 않자 도저히 이대로 갈 수 없다고 법정관리를 신청하였다고 한다.

세기적 공황 앞에 안타깝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갑갑하기만 하다. 일거리가 없는데 2교대제를 고집하는 노조, 회사가 문 닫을 지도 모르는 어려움에서 감원을 하자는데 안 된다고 버티는 노조, 모두 노조의 입장에서 이해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더 가면 어찌되는가 생각하면 이러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 현실 문제를 보는 객관적인 시각은 이것 무슨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결론을 얻게 된다.

2008년 10월 이후 세계는 어디라 할 것 없이 파멸위기에 있는 경제를 구하겠다고 정부가 팔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다. 재정지출은 말할 것 없고 세율 금리를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폭 인하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기본원리고 뭐고 할 것 없이 정부는 기업을 살리고 시장의 수요창출을 위하여 이체면 저 체면 따지지 않고 나서고 있다. 이런 판국에 월스트리트를 시발점으로 해고가 일어나고 새로운 고용기회는 하늘의 별따기 모습이다. 고용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인력들의 무너지는 가슴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새로운 유행이 일거리나누기(job sharing), 인턴 십 그리고 신규 고용에 대한 정부보조 등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편법도 잠시잠간이지 정상적인 고용형태가 될 수는 없다. 기술과 근면성을 토대로 생산성을 올리는 정상적인 고용창출은 경제의 정상화에서 나옴은 당연하고 그런 고용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모든 경제정책의 초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의 노조문화는 이러한 절박한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의 경제발전 초기 민주화를 위하여 군사독재와의 투쟁이라는 명분과 합성되어 한국의 노조문화는 비타협, 투쟁성이 각인되었다. 그것이 1980년대 말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의 군사독재 타도 명분이 절정을 이루어 그 이후 한국노조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으로 발전되었다. 한국의 노조는 개별 직장노조와 함께 산업별노조가 병행하고 1990년대 초에는 한 회사 안에 복수노조가 인정되고, 급기야 노조의 상급기관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이원화되어 선명성과 투쟁성을 서로 경쟁하게 되었다. 한국의 노조는 단위노조 산별노조 그리고 상급노조로 하나의 커다란 권력집단으로 변화되었고 이것에 뿌리를 둔 민주노동당이라는 정치정당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권력에 호가호위되어 1980년대 말 이후 노조, 엄격하게 말하면 노조집행진의 이익을 위하여 불법 파괴적 가두시위가 다반사로 이루어졌고 심지어 회사 사주(社主)를 린치하는 일도 일어났고 파업을 밥 먹듯 하였다. 이런 흐름이 민주화가 이루어진지 20년이 지난 오늘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불법성노조문화는 오늘날까지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이 나 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좌 편향정책은 노조와 동지적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오면서 투쟁성을 고양시켜왔다고 할 수 있다.

IMF 때 김대중 정부는 노동개혁을 한다고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어 놓았지만 제대로 협의를 하지 못하고 시류와 이해에 따라 그 기구의 주요축인 노조대표들은 회의참석 여부를 가지고 권력을 행세하여 왔다. 결국 위기 때 아무런 합의를 창출하지 못한 채 김대중 정부는 노동개혁을 폐기하고 말았다. 노무현정부에 들어와서는 이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 국민은 이러한 노조권력을 배경으로 한 정치집단을 외면하고 말았다. 이상의 흐름 속에서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 반대나 현대자동차의 파업수순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세계적 경기침체와 관련하여 금리를 유례없이 인하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2009년 1월 16일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까지 내려갔다. 유독 한국경제 만 물가가 내리지 않는 경직성을 가지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미 마이나스 실질금리이다. 일본에 이어 미국이 제로금리시대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한국의 경우는 경제규모나 채권시장의 발전이 부족한 면을 생각하면 금리인하에 자연 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나 세율의 조정도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상대적 강점이지만 이것도 한국국회의 낙후성으로 인하여 탄력적 운용이 용이하지 않다. 더구나 미국의 씨티은행 그룹이나 독일의 도이치뱅크 등 대형금융기관이 견디지 못하거나 카드채가 부도가 나는 등 제2의 글로벌금융위기가 온다면 한국경제의 취약성은 더욱 들어날 형편이어서 정부의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변수의 조정은 좀 여유를 남겨놓고 가야 할 형편이다. 아무튼 현재의 정부지원정책이 원활히 이루어진다고 하여도 위기탈출 기여효과는 그리 기대할 만하다고 할 수만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지금 정부가 서둘러야 할 한 분야가 노조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는 정책이라고 할 것이다. 이미 정부가 쟙 셰어링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고 한국경제의 어려운 한 축인 노조의 생산적 문화 창출을 위한 노력이 종합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어려운 때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노력이 노조에서 나와야 한다. 일을 더하고 생산성을 올려 자사제품의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 복지는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생산적 노조문화라 한다면 이것을 회사와 진지하게 협의하여 회사가 망가지지 않도록 노조가 나서야 한다. 그런 판에 일부 감원이나 노동환경의 개선에 목을 매는 듯한 최근의 쌍용자동차나 현대자동차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기존 실패기구인 노사정위원회를 당장 폐지시키고 오히려 생산성을 자원하여 올리는 노조에 대하여 직접 지원을 할 수 있는 길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정책변수의 조정에 만 매어달리지 말고 오히려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하는 정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

노조도 이제 과거 투쟁의 미몽에서 깨어나 내가 회사이고 회사가 살아남는 것이 무엇에도 우선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것을 생산적 노조문화라 한다면 이것이 노조에서 먼저 들고 일어나야 한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노력에 한국경제가 단연 돋보일 것이다. 노동계급을 대변한다는 사람이 국회에서 파괴행위나 일삼는 볼썽사나운 연출에 국민은 이제 완전히 외면하고 있음을 한국의 노조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선 노조의 집단행동에서 붉은 띠를 없앨 것을 제안한다. 독재타도의 상징인 붉은 머리띠는 이제 오히려 독재의 당사자가 되어버린 노조가 계속 띄고 다니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꼭 머리띠를 매야 한다면 불루 오션의 상징인 파란색이 낫겠지만 그것도 필자는 반대다. 토론과 협의와 타협의 문화가 현대 노조문화의 기본임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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