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4일 수요일

그린뉴딜정책에 대한 정책적 고찰

한국정부는 새해 들어 1월 9일 그린뉴딜정책의 방향을 설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규모는 2012년까지 50조원을 투입하여 96만개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한다. 그중 18조원을 4개강유역개발에 투입하여 2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고 이를 즉각 착수하는 착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계속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린뉴딜정책은 미국 대통령 선거 중 또는 선거후 오바마 대통령후보가 그리고 대통령 당선자가 앞으로 10년간 1500억달러(210조원상당)를 투입하여 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바마 진영은 과거 루즈벨트 대통령의 테네시개발사업과 같은 건설사업 대신 하이브리드카, 재생에너지, 에너지고효율주택 등 에너지절략사업에 주로 투입하겠다고 발표하고 이의 추진을 오바마는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지난 주 라디오연설에서 구체화해서 밝힌바 있다. 이러한 오바마의 그린뉴딜정책은 일본, 영국, 불란서 그리고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적극적인 지지와 호응을 받게 되었다.

그린뉴딜정책은 말할 것도 없이 그린과 뉴딜이라는 이미지의 상징을 합성한 정책이름이다. 심각한 경기침체를 맞아 이를 단기간에 극복하는 방안은 대규모사업을 벌려 대량의 고용을 창출하고 그에 따른 수요 진작을 목표로 하는 사업을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1929년의 세기적 공황에 사용하였던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요즈음처럼 에너지다소비에서 오는 지구온난화 등의 어려움을 이미 겪고 있고, 화석에너지 개발에 한계가 예측되는 이 지구촌에 다시 에너지를 마구 투입하는 사회간접자본 투자방식에는 자연 한계가 있게 된다. 그리고 21세기 새로운 경제회생의 동력으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다시 생각하는 것은 재탕일 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 덧붙여서 그린(green)의 이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린의 신선 이미지에 덧붙여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를 생각하게 되고 그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IT산업분야 같은 것을 먼저 생각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분야는 새로운 분야로 업그레드하기에는 이미 발전된 분야라 할 수 있으므로 그를 활용하되 새로운 분야를 찾게 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재생에너지분야나 하이브리드카 생산과 같은 분야가 자연스럽게 침체 후에 떠오르는 새로운 견인분야라고 오바마 진영은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린뉴딜정책은 대개의 선진된 경제에서 시의성과 타당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이명박 정부도 일직부터 이러한 경기부양사업의 필요성을 깨닫고 신판 뉴딜정책을 검토하여 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명박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4대강 운하계획이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므로 이런 대규모 사업의 추진을 고대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4대강운하계획의 포기를 주장하는 요구에 할 수 없이 대선 공약의 실행을 유보하고 있었다. 그래서 간판과 사업내용을 변경하여 이번 4대강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4대강 운하계획을 연결하여 추진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은 남아있다고 할 수 있지만, 하도 경제가 어렵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는 터라 18조원을 투입하여 2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 대규모사업 추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나머지 사업은 대체수자원확보, 친환경중소땜, 그린카, 신재생에너지, 폐기물활용 등 분야를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새해 1월 13일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 신 성장동력산업을 선정하였다. 녹색기술, 첨단융합 그리고 고부가가치써비스 산업을 대상으로 민관이 3조원의 펀드를 조성하여 이 분야를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이 사업과 그린뉴딜정책과는 어떻게 연관되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국외자의 시선으로는 모두 그린뉴딜에 포함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고 좀 혼란스러운 가운데 무슨 다른 이야기인가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한국의 그린뉴딜정책이 경제정책으로서 특히 단기적인 경기부양정책으로서 타당성을 갖기 위하여 검토해야할 일반적 기준을 4대강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몇 가지 생각하여 보자. 시의성의 문제는 온 세계가 시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정책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 타당성은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잘 알 수 없으므로 쉽게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정부에서 그것은 충분히 검토하여 추진한 것이라고 믿고 갈 수밖에 없다. 다른 사업과의 대체성과 관련 하여는 더욱 어렵다. 토목사업의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그것도 거의 건설장비에 의존하는 현대 토목사업의 특성상 그 돈을 타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기회비용 측면에서 타당성을 가질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다음 단기적인 경기부양정책이 장기 발전방향과 합치하는가 하는 면에서는 강 유역의 정비이므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상과 같은 수박 겉핥기식의 정책적 타당성을 토대로 이 정책과 관련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여 보고자 한다.

첫째 지금 금융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돈을 마구 찍어내어(정부차입 등) 공급하고 있는데 그것을 금융부문 뿐만 아니라 실물부문으로 급거 확대하여 갈 경우 훗날 이 버블의 부작용을 어찌 감당해야 할 것인지 생각하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토목공사에서 오는 경기부양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면 좀 답답하더라도 이런 사업의 추진은 참고 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둘째 고용창출의 일시성을 걱정한다. 토목사업의 특성상 상시고용보다는 일시고용이 중심이 될 것이므로 그것이 장기적인 고용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걱정한다. 건설사업의 고용창출은 이런 대규모 토목사업보다는 잔손질이 많이 가는 주택 학교건물 일반사무실 등 건설부문이 더 친고용분야가 될 것이다.

셋째 이명박정부의 토목사업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고 믿고 싶지만, 일반적으로 이명박대통령이 현대건설에 종사하였다는 점과 또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에게서 풍기는 건설업자의 모습이 연상되는 언동을 보면서 생긴 이미지일 것이다. 그것이 물론 나쁜 것이 아님은 당연하겠지만 발전된 나라의 성장동력산업과는 좀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무언가 한국경제라는 브랜드를 드러내는 데 좀더 적극적인 사업을 선정하고 추진하였으면 좋을 것이다.

넷째 그 대안의 하나로 교육투자를 생각해 본다. 비근하게 학교교사(校舍)에서부터 시작하여 기숙사 등 여러 시설들과 다양한 실험시설 등의 투자는 단기간의 경기부양 효과도 클 것이고 토목사업보다는 오히려 친고용적이 될 것이다. 여기서 넓게 일반건설사업과 유사한 교육시설투자를 제기하는 것은 이것이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의 발전기반을 제대로 마련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학교시설과 실험시설을 제대로 가춘 교육시설을 확충하여 갈 경우 교육의 질은 물론 좋아질 것이다. 한편 경제가 어려운 때 가정의 가장 큰 애로는 사교육비의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분석에 의하면 2인 자녀를 가진 가정의 한달 생활비의 20%가 최소 사교육비로 들어간다고 한다.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는 길은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밖에 없다. 공교육의 질은 교육시설의 업그레이드에서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와 함께 교사(敎師)의 질이 중요함은 다른 과제로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1960년대 중학교 무시험 실시에서 출발하여 1980년의 정부의 과외금지조치에 이르기까지 긴 역사를 가진 정부의 정책과제였다. 이러한 수요 쪽의 정책은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공급 면에서 대학을 입학정원제에서 졸업정원제로 전환하는 정책도 1980년대 초 시도되었다. 그러나 이 신선한(?) 졸업정원제는 당시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이 중심이 되어 추진되었다. 당시 필자가 이 정책의 추진을 실무적으로 책임을 맡아 교육부(문교부)와 어려운 협의를 한 경험이 있다. 당시 문교부는 처음부터 교육전문기관이 자기들인데 경제를 하는 경제기획원에서 남의 영역을 놓고 가타부타하는 것에 대하여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았다. 특히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정원을 다루는 일이 문교부의 큰 권한인데 그것을 없애는 것은 밖으로 말은 할 수 없지만 밥그릇을 빼앗는 것으로 이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 예산 배정 권을 가진 경제기획원이 주장하는 것을 외면할 수가 없어 마지못해 문교부는 그 정책을 받아드렸다. 우여곡절 끝에 1980년대 초 시행에 들어간 대학졸업정원제는 그 시행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무엇보다 졸업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교수와 학교 측과 학생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다. 물론 이 문제점은 문교부가 의도적으로 과장시킨 면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결국 그래서 졸업정원제는 한국에서 제대로 정책을 추진하여 보지도 못하고 1980년대 중반 당시 정부에 의하여 폐지되고 말았다. 만일 당시 어렵더라도 이 새 제도를 계속 발전시켜 정착시켜 나갔었다면 오늘날 한국의 교육 특히 사교육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이야기가 빗나갔지만 그린뉴딜정책을 이런 교육개혁과 연관하여 추진할 경우 그래서 좀 시간이 걸리는 흠은 있지만 과외 등 사교육비 부담에서 가계를 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몇 십만 아니 몇백만의 고용창출효과보다 더 낳은 발전을 한국경제에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결론적인 이야기는 그린뉴딜은 토목공사가 아닌 교육 등 신성장동력산업 쪽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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