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규정되어 있다. 새삼스럽게 주권재민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주인이 자기의 권리를 위임하여 정치에 참여하는 대의정치의 기본도 주권재민에 있음을 상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간접민주정치의 한 방법으로 일정기간 마다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대표를 선임하게 된다. 그래서 생기는 것이 대통령이고 국회의원이고 사법기관이다. 그 기관이 잘못하게 되면 그 피해는 당연이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설령 그 대의기관이 잘못하더라도 국민은 그 사람을 지지한 본인의 판단 잘못을 한탄할지언정 다른 방도가 없이 다음 선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게 너무 부당하다고 해서 국민소환제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데는 많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게 된다.
대의기관들은 정치학적으로 보면 응당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왜 대통령은 이 정당출신의 이 사람을 국민은 선택하였는가? 국회의원은 왜 어느 정당에 이만한 의석을 만들어주었나? 그래서 의석수에 따라 다수당 소수당이 갈라지고 집권여당 야당이 갈라지게 된다. 이런 중등학교 사회교과서 같은 이야기를 새삼 하는 이유는 현재 한국의 국회가 이런 기초소양도 갖추지 못하고 활동하는 것을 한탄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소수당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이다. 이들을 모두 합해도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 수에는 턱 없이 모자란다. 그런 민주당과 민노당이 쇠고기파동에 따른 촛불집회에서부터 시작하여 거리정치를 하고 있다. 국민이 국회의원으로 뽑아줄 때는 국회의사당에서 국민의 뜻에 따라 법률을 심의하고 의결하라는 것이지 일반인들처럼 자기의사에 맞지 않는다고 거리데모를 하라고 한 것이 아님을 우선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지만 제도권에서 정치를 통하여 합의를 도출하고 그렇지 않을 때 다수결의 방식으로 의견을 정하여 가도록 국민은 그들을 국회에 보낸 것이다. 따라서 그 결과에 대하여는 제도권에 들어와 있는 여와 야 모두 그 책임이 함께 있게 된다.
다음 국회 내라고 해서 폭력을 휘두를 권한을 국회의원에게 국민은 위임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연말 국회는 아이들이 볼까 부끄러운 작태를 연출하였다. 거의 깡패에 가까운 행동을 해대는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의 행태를 보면서 보기에도 창피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국회기물을 망치로 쇠톱으로 부수고 있는 민주당의원들의 원시인적 작태도 해외토픽 감이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경제 관련 긴급법안들은 처리하지 못한 채 다음 임시국회로 그 처리를 미루었다. 그 과정에서 한나당 또한 한심한 작태를 연출하였다. 편 갈라가면서 상대방 헐뜯기나 하고 누구하나 세기적 경제위기에 대한 처리대책을 강구하는데 앞장서지 않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국회의장이나 대통령 모두가 거기서 거기인 리더십 발휘하였다고 평가된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인상은 국회의장은 너무 개인 호신에 연연하는 인상이고, 대통령은 국회일인데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방관자적자세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다시 열린 2009년 2월 말 임시국회에서 똑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400개가 넘는 계류법안이 있는데도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 마음대로 명명한 소위 MB악법의 국회상정을 놓고 폭력적 저항을 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지난 해 10월 이후 세계적 경제위기에 온 천지가 아연실색을 하고 그 대책마련에 모든 나라들이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경제가 단기적으로 매우 심각한 충격을 받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수출은 두 자리 숫자로 감소하고 있고 고용은 그 절대수치가 줄어들고 있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로 계산하면 마이나스 20%라는 소름끼치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이런 판인데도 국회라는 대의기관은 폭력적인 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이럴 바엔 왜 두 달이라는 시간만 낭비하였다는 말인가? 과연 이들이 한국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라고 할 수 있나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국회 내의 폭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안을 차제에 제대로 강구해야 한다. 지난번의 폭력 발생시에는 무슨 대책을 강구한다고 하더니 흐지부지 지나가고 말았다. 그러니 두 달이 지난 지금 다시 폭력이 반복되어 일어나고 있다. 우선 폭력은 그 연유가 무엇이던 국회 내에서 영원이 추방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는 잘하던 못하던 토론을 하고 다수결로 결론을 내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폭력국회의원은 대의정치를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람으로 다음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도록 공론을 모아야 한다.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가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하는데 이런 일에 소홀한 것이 부끄러운 한국의 모습이고, 그것도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가볍게 여기는 풍토는 과거 식민지 시대의 저항문화의 잔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의식을 가진 인사들은 국민의 대의기관이 될 자격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차제에 국회(지방의회도 마찬가지겠지만)활동에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제도화할 것을 제안한다. 국회 원구성한다고 몇 달 놀고 겨우 국회에 들어와서는 마음에 안 든다고 폭력으로 떼를 쓰면서 법률안 심의를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은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 그런데도 정치한답시고 놀고먹으면서 월급 꼬박꼬박 받아가는 그들이야말로 무노동무임금의 대상이다. 후한무치한 일이다. 본인 뿐 만 아니라 그에게 딸려있는 비서니 보좌관이니 하는 사람들도 국회의원이 무노동무임금에 해당될 때는 함께 임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하도 경제가 어려우니까 쟙 셰어링을 한다고 대졸초임을 삭감하고, 기존 근로자 임금의 일정부분을 절감하여 인턴제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은 누구하나 여기에 동참하는 사람이 없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을 특권화하는 의식부터 버려야 한다. 현대국가에서 국회의원은 직업인에 불과한 것이지 내가 이 나라를 이 국민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전근대적 특권의식은 시대착오이다. 항차 일을 하지 않고, 아니 일을 안 한다는 개념보다 더 나쁘게 남도 일을 못하게 만드는 폭력 국회의원들은 당연이 국민의 세금을 받아갈 자격이 없다. 국회에서의 무노동무임금원칙은 포괄주의를 선택하여야 한다. 몇몇 사람들의 행태로 국회가 열리지 못할 경우에도 그 원인제공자 뿐 만 아니라 이를 저지하지 못한 다른 모든 국회의원도 함께 책임을 지게 만들어서 상호 견제하고 협력하는 모양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불법 폭력은 그야말로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더구나 국민의 대의기관 내에서의 폭력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인식을 모두 공유할 때 그리고 그들에게 일반근로자보다 더 엄격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진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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