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7일 금요일

이명박정부 1년 평가

2월 25일로 이명박정부 출범 1년이 되었다. 세월이 빠르다는 일반적 생각보다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지 아직도 1년밖에 지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동안 사건이 많았고, 또 변화에 대한 고대가 현실화 되지 않는데 대한 짜증어린 지루함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일 게다.

언론에 나타나는 이명박정부 1년의 평가는 종합적으로 낙제점에 가깝다. ‘국민을 섬겨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통합 하겠다’는 이대통령취임사는 일년이 지난 현재 일반 국민의 가슴을 떠났다.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을 삼겠다고 선언한 경제대통령은 지금 어디 갔나? 7% 경제성장에 4만불 소득 그리고 세계7위의 경제대국을 만들겠다는 소위 ‘747’공약은 한국 이야기인가?

일반인들의 이러한 아픈 데를 찌르는 대목에 대하여 청와대는 할말이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 발 경제위기 등 외부환경을 들고 싶을 것이고, 국민과의 소통부족 쇠고기 파동 등 정권초기의 시행착오를 이야기 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비상정부체제를 출범시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경제에 올 인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노무현정부와 다른 점은 경제위기를 맞아 그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러 가지 극복정책을 강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노무현정부는 경제 어려움을 위기로 보지 않고 분배 없는 성장을 무엇 때문에 하느냐하고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고 지나갔다. 그래서 집권 초 2003년 3.1%의 저조한 성장률 성적을 써냈다. 반면 양 정권의 집권초년도 공통점은 국민들로부터 1년 사이 엄청나게 지지율 하락을 맞보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양 정권 1년이 지나자 고용시장에 큰 문제가 생겼고, 노사정위원회가 일자리창출을 위한 사회적대타협을 이루어 냈다. 공교롭게 시기와 대타협의 내용이 거의 똑 같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정부는 이 노사정 대타협의 추진에 실패하였다. 이명박정부의 노사민정 대타협 추진도 출발점에서 노측과 사측이 타협내용의 해석에서부터 삐걱대고 있다.

그래도 노무현 이명박 두 정권의 경제상황 인식에서 180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반국민의 이명박정부에 대한 기대를 아직은 걷지 않고 있고 조금은 안심하는 점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합격점수를 주기보다는 거의 불합격에 가까운 점수를 일반국민들은 이명박정부에 주고 있는 내용을 각 언론사들이 수집한 여론조사내용에서 읽을 수 있다. 경제위기극복과 관련하여 앞으로 이명박정부가 가슴 깊이 삭여야 할 몇 가지 대목을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경제운영 능력 면에서 이명박정부는 이미 그 평가가 끝이 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경제구조개혁에 손을 대지도 못한 채 이명박대통령은 가장 소중한 집권초년을 허비하고 말았다. 집권초기의 인사난맥, 쇠고기 문제의 미숙한 처리 그리고 법질서 유지의 실패에서 이명박정부는 흙탕물을 뒤집어 쓴 채 허우적대고 있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 그래도 다른 일보다는 쉽다고 할 수 있는 국영기업체 구조개혁 조차 하지 못하고 질질 끌고 있다. 그러니 금융이나 노동부문의 개혁은 생각도 못하고 있던 차에 미국 발 경제위기를 맞게 되었다. 지금 무슨 개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명박정부의 입장만 생각하면 경제위기가 온 것이 변명거리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김대중대통령도 양두구육이지만 집권 초 4대개혁과제를 천명하여 국민에게 경제운영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지금은 그것도 없다.

둘째 위기극복 프로그램에 올 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싶다. 어차피 정도의 차이이지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우리만 쉽게 빠져나갈 방도는 없다. 너무 위기라고 해서 우리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실탄(정책)을 다 써버리면 오히려 나중에 더 어렵게 된다는 점을 새겨야 할 것이다. 금리인하, 재정지출확대, 각종지원대책들이 다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그것으로 얻게 되는 이득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손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어려운 입장에서는 다다익선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재정을 고갈시키고 통화가 지나치게 나아가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오히려 절제된 지원대책을 강구하는 리더십 발휘가 필요하다고 본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당장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주리기 위하여 무슨 극약처방도 필요하다고 하겠지만 그 환자의 긴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는 당장도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앞으로의 건강을 함께 걱정하게 되는 이치와 같다고 할 것이다.

셋째 같은 맥락에서 4월의 런던 G 20회의에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의장국 대열에 끼었다고 공연이 흥분할 필요는 더욱 없다. 한국이 G 20회의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이명박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평가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그렇게 높게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가 의장국이 된 것이 무슨 큰 감투를 쓴 것이 아니고, 의장국이니까 이렇게 남보다 앞질러간다는 우쭐대는 마음을 갖지 말길 실례지만 이명박대통령에게 권하고 싶다. 한국은 구제자금(rescue programs)으로 GDP의 2.5%에 해당하는 재원을 확보하였다고 자랑하면서 글로벌 딜을 세계에 권유하는 것 같은 치졸함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이 다른 나라의 시각에서는 마치 미국에 아첨 떠는 것으로 보일까봐 하는 소리다. 누군가가 글을 쓴 대로 이번 런던회의에서 한국은 조정자로서 기능을 하겠다는 우쭐함을 버리고 그저 ‘건설적 의견제시자’로 부각되기를 바란다.

넷째 위기극복과정에서 한국경제는 호시탐탐 한국기업을 노리는 사냥꾼들에 대비하는 마음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좁은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명박대통령 집권1년 평가를 위한 경제포럼(글로벌경제포럼)에 참석해서 받은 인상이 더욱 그렇다. 마치 한국경제가 IMF 이후 튼튼해져서 이번 위기극복을 충분히 해낼 수 있고 또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리더십 발휘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로버트 루빈 전 미국재무장관 발언을 들으면서 저런 말들이 그 자리에 참석한 한국대통령을 들뜨게 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게 됨은 나의 속 좁은 소견일까? 루빈장관은 한국이 위기에 당하자 IMF 대기성차관으로 끌고 가게 만든 장본인인데 이제 와서 미국이 어려워지니까 한국을 앞세워 리더십 발휘니 어쩌니 해대는 것은 어쩐지 기분이 찜찜한 대목이다. IMF 기간동안 한국의 국부가 얼마나 많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되었나 생각하면 이번 한국경제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바보 같은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 이명박대통령은 정부가 밝힌 대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법질서를 엄정히 지켜나가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오히려 평가에 연연하기 보다는 이제 한국 민주주의의 정착을 가늠할 법질서확립을 지켜낸다면 그것으로 이 정권은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내 졸개 중심의 인사에서 벗어나 폭넓게 사람을 쓰고 폭력과 불법에 가차 없는 대응을 해 주어야 한다. 쇠고기파동 때 청와대 뒤 산에 혼자 올라 ‘아침이슬’을 불렀다는 센티멘탈리즘을 가지고는 안 된다.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적당하게 지나가서는 이명박정권이 평가받을 수 없다는 점을 다시 다짐하고 필사즉생의 각오로 법치를 정착시켜가야 할 것이다.

요즈음의 경제위기가 지금이 위기의 밑바닥이기를 바라는 우리 모두의 마음처럼, 이명박정부의 평가도 지금이 바닥이 되어 내년 이맘때 2년평가에서는 업턴하는 모습을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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