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1일 토요일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 제언 - 3. 이론함정에 빠진 경제운영

   박근혜정부가 출범한지 두달이 지났지만 국민 모두는 김정은의 핵 위협 앞에 정신이 빠져 있다가, 박근혜대통령의 방미외교 성과 앞에 정신을 가다듬고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긴급하다고 법석을 떨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 국회의 한심한 늑장대응 앞에 한달이 지난 다음 겨우 국회를 통과하였다. 네밀락내밀락하던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도 동결 후 한달이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인하결정을 내렸다.

   이제 겨우 국민들은 혼돈에서 깨어나 현실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아 한국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지, 실업이 문제지, 성장동력을 잃었지, 경제민주화한다고 하였지, 개성공단에서 철수하였지, 이런저런 생각 속에 자기 볼을 꼬집어보고  그제사 자기가 서 있는 곳을 살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방미기간 중 미국의 벤쳐기업들과 자리를 함께하며 이 정부가 추진하려는 '창조경제'의 내용을 자신있게 설명하였다는 보도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경제부총리가 벤쳐기업들을 찾아 창조경제의 방향을 설명하였다고 보도가 나온다.

   자 그러면 이 정부의 경제정책은 현실화 단계에 들어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 17조원이나 되는 재정확장이 이루어지고, 금리인하도 이루어졌다. 박대통령의 방미로 김정은의 천방지축은 잠정적으로 소강을 이룰 가능성도 생겼다. 그렇다면 이제 경제의 회복 차례(turn)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경제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만 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이 제기된다고 이야기해야 겠다. 국민경제운영이라는 차원에서 큰 문제 몇가지를 제기하여 새로운 정책운영의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은 너무 이론에 빠져있다고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 모두가 그 개념에 있어서는 논리성이 있고 경제이론적으로도 큰 무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경제민주화는 지금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그 말 자체가 사라진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 경제운영에서는 많은 비중을 가지고 현실화되고 있다. 갖가지 복지정책이나 공정질서의 확립을 위한 시장의 욕구는 그 이름이나 논리성(legitimacy) 이상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정의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잘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기대와 실현가능성과의 간극을 어떻게 메워가느냐가 정부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더욱 심각한 현실적인 문제는 창조경제에 있다. 기술의 융합(convergence)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고, 이것을 제대로 실현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 시장의 우위를 점하는 길임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how)다. 그래서 새 정부는 고집스럽게 정부조직도 개편하고 기회있을 때마다 박근혜대통령 스스로 그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논리성면에서 옳은 방향의 설정인데 이것을 실현하는 정책수단의 집합이 그리 녹녹해보이지 않는다.

   1970년대 한국이 중화학공업개발을 추진할 때 그 개념정리에서부터 유인제도의 설정, 구체적인 사업의 선정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완전히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정부주도경제가 될 수 없다.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고 경제구조가 성숙되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정부가 인식한다 하더라도 시장이 이를 뒷밭임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제도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 위험부담의 배분(sharing)도 어렵다. 벤쳐기업육성만으로 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더더군다나 단기적인 경기회복에 이것이 기여하기에는 현실적제약이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 모두 이론의 함정(theory trap)에 빠져 있는 기분이다. 이러한 정책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책화가 아직 미진한 것 같다. 또 이 정책추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은 단기적 경제회생과 잘 조화되도록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하는 문제를 던진다 할 것이다.

   둘째 경제사령탑을 보다 굳건하게 만들어야 한다. 경제부총리제도가 만들어졌으면 창조경제를 포함한 모든 경제문제의 총괄사령탑이 경제부총리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런저런 경제문제들이 어디에서 총괄되고 일사불란한 정책집행을 이루도록 하는 책임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하다면 이것이 문제라고 할 것이다. 대통령은 경제문제에 관한한 경제부총리에게 권한과 책임을 함께 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 안에 실물경제문제를 총괄하는 위원회를 통상산업부에 둔다던가 창조경제의 책임자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둔다는 논리는 당연하다. 그러나 이 일의 총괄적인 지휘자는 경제부총리가 되어야 함은 경제운영의 기술상 당연한데 그것이 아직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는 인상이다.

   셋째 실물경제의 상대편은 자본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아무리 금융시장이, 신자유주의가 외면되는 세상이지만 경제는 당장시장경제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자율과 개방이 없는 시장경제를 장기적으로 뛰어넘는 규제나 지시 일변도의 경제정책은 불가능하다고 나는 판단한다. 한국의 자본시장이 경쟁력이 있는가? 한국의 금융시장이 자율화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가? 1980년대 후반 이후 근 30여년간 한국의 금융시장은 자율화의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 자율화의 길이 이제 꽃을 피우려는 찬라 국제적인 금융스캔들이 일어나고 이제 시장은 금융규제 일변도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어 금융규제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IMF 이후 금융시장은 정부의 보이는 손에 의하여 이합집산되었다. 새 정부 들어와서는 가계부채 지원의 명목으로 금융을 새롭게 규제하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정치적목적의 정책을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지만 아무리 어렵더라도 시장경제질서를 통채 흔드는 단초가 되는 규제정책을 쓰면 안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넷째 박근혜대통령은 최근 무역확대회의를 주재하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엔저 앞에 날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무역업자들을 격려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대통령이 나서야 하느냐 하는데는 의문이 따를 수 있다. WTO 상의 공정무역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이제 한국경제는 과거 정부주도의 경제운영시대가 아니다. 실물경제가 어찌 무역업자 뿐이겠나? 대기업의 총수들 보고 한국경제를 발전시킨 주역이라고 치켜세우는 것은 레토릭은 될 수 있지만 이들만이 한국경제발전의 주역이라고 하기에는 시장이 복잡하고 다기화되어 있다.

   오히려 격려를 하기로 말한다면 한이 없지만 우선 가장 큰 위험 부담자인 금융, 정치적으로 권력자로 부상한 노동조합 그리고 한국의 미래를 짊어진 학교선생님들... 어디 한이 있겠나? 대통령은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격려와 위로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이를 잘 분간하여 온 정부가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통령을 위시하여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각부장관 그리고 여러기관장들이 모두 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특히 대통령이 정부운영에 권한의 위임(delegation of power)을 보다 과감하게 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박근혜대통령의 새 정부 경제정책운영방식은 그 충분하고 부족함을 논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또 잘 되리라고 믿고 싶다. 다만 다시 강조하는 것은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운영의 총 사령탑이 되도록 권한과 책임을 주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경제운영스타일을 권하고 싶다. 경제부총리는 장단기 정책과제와 미래비젼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그래서 그의 책임하에 현재 경제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 대안을 마련하게 해야 한다. 단기적인 실업감소의 모습과  장기적인 발전잠재력을 배양하는 청사진을 내어놓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 경제부총리가 미래의 발전에 대한 확신을 국민에게 줄때 한국경제는 번영의 길로 들어선다고 할 것이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