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가을비가 온다.
우산 속으로 기어드는 냉기
무덥던 그 긴 여름도
시원한 바람 앞에 물러가더니
그래서 낮엔 덥고 밤엔 시원하던 초가을 상쾌함은
가을비 앞에 또 자취를 감춘다.
벌써 가을이 끝나나
냉기는 스믈스믈 무릎을 거처 어깨로 오른다.
인생 환갑이
별것 아니라고 객기를 부려보았지만
이제 그 시절이 오히려 아련한 추억인 것을
여기 저기
앰블란스의 경적이 들린다.
다리가 앞아 병원가고
허리가 앞아 이마가 땅을 보는데
벌써 목에 구멍을 내어 음식을 넣는다고 한다.
겨울이 오나
찬란했던 봄날의 영화는
지루하던 여름장마 앞에 사라지더니
어느새 가을을 보내는 비가 온다.
스산함이 발밑으로 오나 했더니
어느새 무릎을 지나 어깨를 짓누른다.
머지않아 하얀 눈이 발아래 쌓이겠지
이제 겨울이라고
인생의 끝자락이라고
그래서 겨울은 으스스하고 추운 것인가
그러나
발아래 하얀 눈 밑에는 오히려 따스함도 있겠지
파란 새싹이 돋아난다.
찬란한 봄날의 영화도 돌아오겠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