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6일 화요일

공생발전(共生發展)의 에코(echo)

2011년 광복절날 대통령 기념사를 주의깊게 듣고 있던 나는 짜증이 났다. 전체적인 구도나 내용을 왈가왈부할 의사는 없다. 생경한 단어의 나열을 들으면서 무슨 연설문을 저렇게 준비했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말 꼬리를 잡는 것 같아 대통령에 대한 결례로 생각되어 조심스럽다. 그러나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번의 국정연설을 들으면서 받게된 소회를 몇가지 기술하고 싶다.

우선 공생발전(echo systemic development)의 용어가 생경하다. 말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워서보다도 억지로 말을 만든 냄새가 너무 난다. 이명박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걸었던 '녹색성장(green growth)'은 물론 우리가 처음 사용한 말은 아니지만 시의적으로 신선하고 공감이 가는 용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어서 나온 '친 서민' '공정한 사회' '동반성장' 등의 전략용어 시리즈는 전달감도 공허할 뿐만 아니라 개념도 혼란스럽다. 국정운영의 전략용어가 반드시 교과서적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용어가 주는 전략적메세지는 분명하고 일관되게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전략적개념도 불분명하고, 포괄적이고 모호한 뜻의 용어는 성공적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구차하게 그 뜻이 이런이런 것이라고 부연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공생발전이라는 것은 첫째 격차확대가 아니라 격차를 줄리는 발전이고, 둘째 고용없는 성장이 아니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성장이며, 셋째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를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옳은 말이고 방향이라고 믿어진다. 경쟁을 절대가치로 삼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성공과 실패를 통하여 태생적으로 격차가 벌어지게 되어 있다. 발전결과의 격차를 주리는 것이 시장경제의 목표일 수는 없다. 다만 경쟁 실패자나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보살피는 것은 시장경제 하의 정부의 정책이 해야 할 몫이다. 고용창출을 최대화하는 것은 시장경제운영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말은 스스로 모순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래도 고용집약적인 전략을 선택하여 고용을 극대화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목표가 되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땃뜻한 사회'는 학계나 시민단체의 슬로건이지 정부의 정책전략으로 채택되기에는 너무 추상적인 상위개념이다. 이렇게 보면 공생발전은 처음부터 혼란스러워지고 정부의 전략으로 선택되기 위하여 많은 논란(에코)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공생발전을 국가의 발전전략으로 선택하는 것을 처음부터 잘못되었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어느 정부나 대통령도 국정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국가운영을 하는 것이고 그것을 위하여 선택한 전략은 원론적 학문적으로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국가운영을 목표로 하는 한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문제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적수단을 여하히 잘 마련하여 추진하느냐가 가장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말로 번지르하게 하는 것은 레토릭이지 전략이 될 수 없다. 가장 경계해야는 것이 인기주의(populism)인것이 그 까닭이다.

첫째 발전격차를 주리는 정책을 어떻게 마련할까? 시장의 원리인 경쟁을 제한할 수는 없다. 경쟁의 결과로 나온 격차를 어떻게 대처할까? 이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장경제의 태생적 모순이다. 그렇다고 경쟁승리자를 제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경쟁실패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너무나 뻔한 이치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경쟁력 지원 일환으로 취한 환율등 수출지원정책은 시장에서의 발전격차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때문에 처음부터 내수시장 지원이나 금융등 서비스산업발전에 수출에 못지 않는 정책노력을 했어야 했다. 그걸 게을리했다. 그리고 몇개 수출대기업에 한국경제가 목을 매게 만들어 놓았다. 지금 삼성전자가 현대자동차가 잘못되면 아무 상관 없는 모든 사람이 살 수 없게 되어 있다. 종속(dependency)의 문제로 발전되었다. 이것은 시장경제의 모순이 아니다. 정책운영의 실패의 결과라고 나는 판단한다.

둘째 그렇기 때문에 애써 어려운 용어를 만들어 동반성장이니 공정사회니 하는 말 대신에 하나라도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선택 추진해야 한다. 경제정책에서 가장 잘못된 출발이 윤리(ethics)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기업의 도덕 아량을 기대하는 것은 대기업이 나빠서가 아니라 정책당국자로서는 금기해야 할 접근법이다. 일본사람들에게는 대기업이 할 일과 안할 일을 구분하는 윤리(나와바리)가 강조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런게 없다. 대기업이 루이비통장사를 하던말던, 아이스크림장사를 하던말던, 골목 구멍가게 앞에 대형할인판매점을 하던말던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고 전략이다. 자 그러면 무슨 수로 중소기업이, 경쟁취약자들이 살아간단 말인가? 그래서 시작된 정책이 공정거래제도이고 금융에서 공정거래확보를 위한 경쟁제한제도 등이 있다. 이런 제도가 어제 오늘에 생긴 것이 아닌데 왜 이런 격차가 생기나? 이것을 보다 엄격하게 시행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시장을 부추긴다는 명분으로 시장규칙에 대한 적용을 정권차원에서 물렁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박정부도 마찬가지 였다. 다음 자원배분에서 경쟁취약게층에 보다 많이 돌아가는 정책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재정의 기능이 여기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는데 지난 시간동안 우리는 너무 수출에만 치중한 우를 범했다.

셋째 고용창출을 극대화하는 것은 경제운영의 결과이다. 따라서 정책운용에서 보다 고용창출이 원활한 업종에 자원배분이 확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고용은 사전적으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정책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미래유망하다고 생각되는 업종이나 시장을 발전시키는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미래산업을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벤쳐시장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노력은 지난 1990년대 말 그리고 IMF 이후에 한참 이루어졌었다.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뒤따라서 지금은 이에대한 정책노력이 포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렵더라도 이것을 살려야 많은 유망한 고용기회가 창출된다. 금융산업이 그렇고 요즘 발전하는 한류의 문화컨텐츠 등 내수산업 육성이 수출 못지 않게 중요하고 이것이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이 될 것이다.

넷째 땃뜻한 사회는 약자를 보살피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쟁실패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보상차원의 접근보다는 규율과 법이 엄격한 사회질서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질서의식 위에 실패자에대한 사회보살핌이 따라야 한다. 무조건적 보살핌이 필요한면도 있지만 그 이전에 실패에 대힌 책임과 응분의 보상이 함께 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전통가치인 유교적가치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종교로서가 아니라 생활철학으로서 근면, 희생과 절제 그리고 경로우애 등 전통적가치를 발현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빠른 발전원인을 일본의 유교적 전통에서 찾았고, 그의 말대로 일본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일본젊은이들이 잃어버린 유교문화에서 찾은 일본의 석학 모리시마교수의 접근이 오늘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것 아닌가 생각한다.

다섯째 공생발전은 정치권의 탈 포퓰리즘에서 찾아야 한다. 아직도 이념의 그늘에 파무쳐 있는 종북세력과 그 아류들, 국가이익은 조금도 생각 안하고 눈앞의 정파의 이익에 매몰되어 있는 한국의 정치세력들 이들이 과연 공생발전을 논의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가? 오늘의 시급한 한국의 진로를 함께 걱정할 자격이 있는 계층들인가?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암담할 수밖에 없다. 이들을 대오각성시킬 수 있는 그룹은 막연하게 국민밖에 없다. 국민의 힘으로 이들을 질타하고 함께 포용하는 성숙성이 있어야 한국의 미래가 있다고 나는 본다.

공생발전은 그야말로 구호로 끝나기 쉬운 전략이다. 말로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하기만 잘 하면 대통령의 말대로 우리가 시장경제를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이고, 잘하면 한국적 발전모델로 발전될 수도 있다고 본다. 문제는 그 바탕그림이고 로드맵이다. 이것을 이명박정부가 제시하고 실천하지 못하면 이것 또한 하나의 퍼퓰리즘적 구호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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