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화사한 꽃으로
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우리를 슬프게 하던
윤중제 벚꽃
어쩌다 바람이 불면 이를 어쩌나 가슴 태우던
그러면서도 너는 왜 남의 나라꽃이 되어
잠시 서먹하게 한다.
그러다 속 좁은 나를 탓하며
너무 아름다워 내가 슬픈 너의 꽃잎에 볼을 비빈다.
한 여름 뙤약볕을
온몸으로 막아주던
벚꽃나무 그 싱싱한 입파리가
길게 누운 가을 햇살이 아름답다고
함께 찬미하자고 그리 애원하지만
인간은 바쁘다고 핑계 대며 너를 지나친다.
그래도 늙은 할머니는 굽은 허리너머로
잠시 잎 사이로 수줍게 인사하는 햇살을 어루만진다.
아름다웠다고
행복했다고
고맙다고.
어느새 벚꽃나무도 여기저기 울퉁불퉁 옹이가 생기고
갈라진 몸통사이로 개미가 휘졌고 지나간다.
아 연륜을 어찌 막으랴 어느새 거므스름한 내 피부를
그래도 애써 태연하던 그 푸른 이파리도
이제 너를 감싸주던 힘이 빠지는 것을
오히려 내가 나무에서 매어달리기도 힘 드는 것을
나무는 애써 슬프게 웃고 있다.
아니 온몸을 붉게 물 드려 너에게 다가간다.
너무 요란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초라하지는 더더욱 아니게
나무는 너에게 다가간다.
황홀한 이불이 되어 너를 감싸며 행복했다고 감사하다고.
꽃보다 더 아름다운 벚꽃 단풍
덜 뽐내고 아름다움을 오리려 감추고자하는
다소곳 조용히 너에게로 다가가는 윤중제 벚꽃나무
언제부터인가
인생이
저렇게 되어야 하는 것을 나는 모르고 살았다.
연륜의 아름다움은 원색을 버려야한다.
그리고 그저 조용히 너를 감싸주어야 한다.
밤사이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
바람사이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절하게 떨고 있는 단풍잎을 보고
벚꽃나무는 애써 태연하게 말한다.
밟고 지나가는 인간의 발목을 감싸주라고
그리고 다시 자라나는 나무의 밑거름이 되라고
또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분다.
무에 그리 급하다고 이렇게 가는 길을 재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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