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7일 수요일

포스트 G20 행사

25년전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행사를 준비하며 한국사람들은 지겨울 정도로 '86, 88'이라는 말을 입과 귀에 달고 살았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은 모든 것을 여기에 던졌다. 그리고 그 행사를 무사히 잘 끝맺음하였다.

아마도 올림픽이 끝난 다음 한국사람들은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지구촌의 일원으로 우뚝선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일본에 주권을 빼았기고 육이오전쟁을 겪으면서 그리고 절대빈곤의 가난을 해쳐나오기 70여년만에 처음으로 가슴뿌듯한 행복감을 한국사람들은 느꼈다. 물론 그보다 3년 전 세계적행사라고 할 수 있는 IMF. IBRD 연차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경험이 있었지만 그래도 올림픽이 전 지구촌의 행사라는 점에서 우리를 더 뿌듯하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1999년에는 한국경제가 IMF의 대기성차관(stand by agreement)을 얻지 않을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그후 10여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지나면서 한국경제는 망가질때로 망가진 상태에서 2008년 11월 미국발 세계경제위기를 맞게 되었다. 한국정부도 위기대응 측면에서 많은 정책수단을 강구하고 위기탈출을 위하여 총력을 기우렸다.

그래서 만들어진 G20 정상회의에 한국이 멤버가 되었고 그리고 2년이 지난 2010년 11월 서울에서 G20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자연 그 회의의 주관국가로서 의장국 지위를 가지고 이 회의를 무사하게 끝을 내었다. 물론 이 회의가 올림픽같은 지구촌의 행사는 아니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정상들이 서울의 한자리에 앉아 세계경제를 논한 한국으로서는 기념비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1985년 플라자회의 같은 선진국들의 모임은 많이 있어 왔고 그런 행사를 우리는 옆에서 구경만 하는 처지였다. 이것이 신흥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에서 처음 개최국이 되었다는 것은 아무리 조용하고 싶어도 그냥 있을 수 없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회의를 준비한 정부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해야 한다. 그 회의 결과를 놓고 물론 평가를 해야 하겠지만 그 이전에 우선 사고 없이 회의가 잘 마무리하게 된 것에 한국사람들은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회의 결과를 놓고 외신 특히 미국 측 언론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12일 회의결과를 '서울선언'이라는 이름으로 이명박대통령이 발표하자마자 CNN은 서울선언을 'failure'로 표현하였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국제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나 가이드라인을 정상들이 합의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미국이 취한 회의 몇일 전 6000억달러 자금살포가 환율저평가를 위한 한 수단이라고 독일이나 브라질은 직접 비난하고 나선 것이 가장 가까운 합의실패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중국이 속보이는 은행지급준비율 인상이라는 제스쳐를 보인것에 오히려 역겨움을 느낄 수 있지만 미국의 자금확장은 그런것을 뒤 덮기에 충분한 비난거리가 되고, 그래서 서울 협의에서 환율에 관한 합의를 이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서울선언을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나는 평가한다. 환율문제도 그 어려운 상황에서 내년 4월까지 국제수지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세계가 만들기로 합의한것도 하나의 진전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어찌보면 오만한 자금확장이 국제수지불균형의 원인제공자가 중국이 아니고, 미국으로 변화 된 것 같은 착각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이런결과를 미국이 모르고 그런 조치를 취했을 리는 없다. 나쁘게 말하면 내가 하는 것은 다 선(good)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오만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서울 선언은 이 외에 많은 성과를 거둔 회의로 평가 될 수 있다. IMF의 구조개혁을 일구어 냈다. EU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율 6%를 신흥국에 이전한것이 그 첫째이고 또 대출제도를 바꾸어 사전적으로 회원국의 어려움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 그 다음이 된다. 또 비정상적인 자금의 흐름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낸 것도 큰 변화이다. 투기적인 핫머니를 규제하는 것은 필요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한다. 또한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합의를 해낸 것도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적 역할의 결과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회의라는 것이 뭐 똑 부러진 결론 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자리를 함께하여 현안의 문제들을 함께 논의하고, 이해를 넓혀가는 광장이고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사주관자인 한국정부와 한국인들이 보여준 정성스런 자세를 나는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미흡한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회의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너무 높게 설정하여 각국과 국내에 대하여 이를 제대로 절제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나는 평가한다. 우리의 처지나 능력을 좀 겸손한 자세로 받아드리고 세계경제의 조정자로서의 자세를 보다 낮은 자세에서 출발하였으면 회의결과에 대한 평가가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체적인 평가에 큰 흠으로 될 수는 없다. 다른 한편 국내에서 우리끼리 자화자찬 만 하면 오히려 공이 반감 됨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이렇게 수고하고 잘하였다고 우리끼리 뽐내보아야 모양만 사납게 됨을 알아야 한다. 무슨 국민보고대회니 이런 생색내기 행사를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촌스러운 것이다. 가만이 있어도 국민은 정부의 노고를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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