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0일 금요일

되는 게 없다.



사람이 살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듯이 나랏 일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 어찌 개인의 어려움 겪는 경우보다 적으랴. 아니 더 많고, 더 어렵고, 더 캄캄해서 앞이 안 보이는 경우가 개인 일에 비해 많을 것이다. 2016년 5월 한국사회는 일반인 들에게도 정말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을 일들이 수두룩한 것 같다.

되는 게 없다.

패배한 선거정국에서 협치(協治)를 한다고 대통령과 정치권이 한자리에 모였다. 3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의장들이 한자리에 앉아 모든 일을 상의에 의하여 결론을 모아가자고 하였다. 좋은 일이다. 그자리에서 국민당이 내어놓은 것이 5.18기념식장의 노래를 현재의 '합창'에서 '제창'으로 해 달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합창과 제창의 차이도 관심권 밖일 텐데 이게 그리 큰 이슈인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당의 그 본의가 광주사건의 국가책임을 보다 분명하게 하고자 하고, 더 나아가 '임을 향한...'의 노래가 북한영화에서 유래한 김일성찬양가를 모방한 것이라고 보수층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국민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통하여 정부의 기세를 꺽고 사회를 그들이 원하는 색갈을 잎혀보자는 속셈까지 추가된 의도된 정치요구였음을 일반인들은 인식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대통령도 알고도 그랬는지 관계기관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지난 5.18 기념식에서는 보훈처가 그것을 받아드리지 않아 종전대로 노래를 '합창'으로 하기로 하였고, 그런 이유로 보훈처장은 광주시민들의 저항으로 행사장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협치는 물 건너갔나?

이게 광주나 호남의 민심을 사기위한 정치집단들의 얕은 꾀임을 국민들은 다 안다. 그래서 호남의 인심만 사면 다 되나? 애국가 제창이 있는 것은 알지만 다른노래가 제창이 있는지는 잘 모른다. 노래를 모른다고, 따라 안 부른다고 나라가 어찌되나?

같은 날 새누리당에서는 친박, 비박이 싸움이 붙어 친박이 혁신위원장 추인을 보이콧트하고 퇴장하였다. 당사자는 즉시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하였고, 한나라당은 친박 비박으로 갈라져 어찌되어가는지 알 수가 없다. 일반국민에게는 애들싸움같은 짓을 집권당이 해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또 같은 날 대통령은 규제혁파를 위한 회의를 소집하여 행정규제의 실질적인 혁파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내어놓았다. 대체적으로 옳은 방향이고 긴급한 사안들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일들이 과연 총선패배 이후 정국을 수습하고 국민의 느슨하여지는 듯한 분위기를 추스리는 그리고 그야말로 협치를 위한 국정운영의 측면에서 국정의 변화를 모색하는 과제와 관련하여 검토해 보면 문제의 본질에서 많이 떨어져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정부나 정치권이나 다 그렇다.

협치한다고 얄팍한 정치술수에 가까운 광주시민 편들기를 하는 국민당이나 민주당이나 다 그렇다. 보훈처는 좀더 진지하게 이 사안의 프로앤 콘을 세상에 알리면서 그래서 제창을 지금 받아드리기 곤란하다는 내용을 국민당이 아니라 일반국민에게 먼저 홍보를 했어야 한다. 같은 각료인 보훈처장은 쫓겨나고 총리는 기념사를 하고 청와대 수석이라는 사람은 참석하고....이게 무언가? 새누리당이라는 사람들은 같은 날 친박.비박 갈라 싸움질을 해야 하나?  5.18은 그래도 경건하게 보내는 것이 국민된 도리 아닌가? 대통령도 좀더 사려깊었다면 규제개혁 같은 회의를 뒤로 미루면서 뉴스의 초점을 5.18에 맞쳐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청와대 인사에서 경제수석을 정책수석으로 보내고, 새 경제수석에 같은 선거캠프 출신 인사를 앉혔다. 캠프 아니면 이나라를 운영할 사람이 그리 없나? 그리고 그들이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 작업을 총책임지게 한다고 한다.  산업의 구조조정은 그야말로 금융기관이 맡아서 해야 하고, 그것을 지원하기 위하여 정부나 한국은행이 뒤에서 도와야 하는데 청와대 비서진이 무슨 책임을 지고 그 일을 한단 말인가? 더군다나 이 일이야 말로 행정 전문성이 밑밭침해 주어야 한다. 과연 새로 된 경제수석이 그런 자리도 아니고 그 사람의 전문성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과거 이런 일을 정부에서 책임졌던 필자의 소견으로는 그건 아닐 것 같다. 아무리 현실 정치권력이 세다 하여도 정부의 이런 일은 전문성과 관련기관의 협조를 토대로 해야 하는데 지금 이런 사람들이 정부 내의 이런 전문성 협조를 얻을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산업의 구조조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노동계의 협조다. 2014년 연말 어렵사리 마련된 노사정협의 결과는 그 진행이 흐지브지되고 있다. 이 내용중  일반퇴직 등 작은 몇가지가 2015년 9월인가 노사정이 그 추진을 합의하였다. '노사정 대타협'이라고 대통령 이하 정부가 좋아하였다. 그러나 별것도 아닌 그것도 한국노총의 누군가가 극렬히 반대한다고 하더니 결국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정부가 공공기관에 요구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놓고 공공노조는 말할 것 없고 한국노총, 민주노총에서 모두 반대하고 나선다. 올 가을 총파업을 하겠다고 노동계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부는 앞서 말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조선 해운산업의 정리'를 외치고 있다. 그 주된 내용이 용선료의 조정에서부터 시작되지만 결국은 관련회사의 정책지원과 대량해고 그리고 임금조정으로 현실화될 것이다. 관련회사 즉 금융기관과 당해회사의 정책지원도 어렵지만 그보다 수만명에 달하는 대량해고와 잔류자의 임금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다 망해가는 회사의 임금수준은 이미 최고수준에 달했는데 계속 임금을 인상할 것을 노조는 요구하고,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대량해고가 불가피하고 그 결과 생겨나는 고용문제는 아직 이렇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정부는 내어놓지 못하고 있다. 회사잔류자에 대한 임금은 인상이 아니라 현시점에서 몇퍼센트를 삭감하겠다는 견해를 내어놓지 못하고 있다. 그냥 어물어물 시간을 보내다 보면 해고자는 물론 잔류자들도 모두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나서기 십상이다. 차제에 정부와 회사는 적극적으로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을 노동계와 협의를 해야 한다. 그것이 구조조정 결론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아니면 회사는 망가질 수밖에 없음을 사전에 협의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한국의 유행처럼 되어 있는 언론계 학계의 행사가 외국 전문가들을 불러 국내에서 세미나를 하는 것이다. 사실 왜 그렇게 많은 경비를 들여 그런 행사를 하는 것인지 잘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 지금 그 문제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최근 모 일간지가 행한 행사에 참여한 독일의 전 노동장관이 한 발표내용을 보면 이제 '이제 거리의 파업.시위 시대는 끝났다. 이제 근로자도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 회사의 경영상황을 외면한채 임금인상이나 요구하고 파업하고 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근로자도 경영자와 마찬가지로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회사의 일에 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논리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현재 한국의 민노총 한국노총 그리고 노동계 전반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는 호황보다는 경기가 어렵거나 아예 디플레의 시기가 더 효율성이 있지않을까 한다. 더구나 이제 칼 맑스 이후 노정되었던 자본과 근로자와의 대립환경은 큰 변화로 다가오고 있다. 근로자든 경영자든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협력하고 함께 노력하지 않고는 오늘의 세계적 불황을 이겨나가기 힘들게 되어 있다. 스페인, 이태리 그리고 좌파정권인 불란서 모두가 최근 좌파적 인기영합을 버리고 산업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정책으로 선회하는 것을 보게된다. 시대가 변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빈민계층이나 경쟁탈락자들의 생계는 어찌해야 하나? 최근 앵거스 디턴이 분석한 최근 20년 동안 미국의 백인 40~50대 사망률 추이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트럼프같은 극단론자들의 이야기에 이들은 관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근로자에게 경영에 대한 책임의식을 요구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 확대되어가는 경쟁탈락자나 은퇴자들의 빈곤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해 들어가는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아무리 미국이 부자의 나라라고 하지만 그들에게 아직 완벽하지 못한 보건 의료 교육 등의 국가적 과제가 오늘의 미국 어려운 계층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의무가 강조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래도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소위 4대 공적보험의 틀(제도)은 갖추어져 있다. 아직 그 내용이 일반적 수요에 충분하지 못한 것이 문제이지만.... 그러나 어려운 계층 특히 혼자사는 노인계층, 소년소녀가장등 아주 어려운 계층에 대한 사회적 보험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것을 정부가 빨리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동안 불경기 해결을 위한 제도보완에 총력을 집중하였다. 각종 법률안을 만들어 국회의 결정을 기다려 왔다. 그러나 한국의 국회는 나라를 위하는 일에 시정잡배만도 못한 대응을 하여 왔다. 그러니 극빈계층에 대한 정부지원은 손도 대지 못하고 세월만 허송하고,  이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고야 말았다.

그렇다고 박근혜정부 남은 2년에 기대할 형편도 못된다. 대통령은 그런 인식이나 있는지 의구심이 갈 정도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당 정치권은 없는 것이 낳을 정치집단들이다. 이나라를 이끌 '어른'이 없는 사회다. 지도자가 없다. 청년실업 이야기만 외친다고 일자리가 생겨나나?

 2016년 5월 한국사회는 되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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