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6일 수요일

아! 대한민국이여



2016년 10월 24일 나는 우연히 누구를 만나려 가는 자동차 속에서 정부의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들을 수 있었다. 종전의 예는 보통 국무총리가 대독하던 행사인데, 금년은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방문한 모양이다. 예산제안설명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국정의 방향과 함께 이를 담아갈 내년도 사업의 내용을 나라의 살림살이 측면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기위한  첫번째 절차라 할 수 있다.

사실 내 관심사는 한국경제가 이렇게 암담하게 망가저가는데, 정부가 어떻게 평가하고 대책을 준비하는지 예산제안설명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이야기가 일반적인 사업설명과 함께 경제회생에 대한 대통령의 절실한 진단과 대책이 있기를 기대하였으나 그런 것이 없이 중반으로 흘러가고, 나도 심드렁하여 차창밖만 내다고 앉아 있었다. 그런대 후반부에 이르러 뜻밖에 '헌법개정'을 대통령은 들고 나왔다. 이 시점이야말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확실하게 들어설 수있는 새로운  국정운영체제를 담은 헌법개정을 추진할 시점이라고 대통령은 힘을 주어 말한다.

나는 국가운영체제를 새삼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나, 대통령중임제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우리가 선진국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도 북한의 핵위헙이 확대되고 있고,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말이다.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선 국가위기 앞에 이의 해결책이  권력구조의 잘못에서 유래되고 지금 당장 고치지 않으면 난리가 나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위기의 원천이 경제정책의 잘잘못보다는 천하에 돼먹지 못한 정치권의 권력다툼, 귀족노조의 자기 이익챙기기등에서 연유되고 있다고 나는 판단한다. 지금  무슨 정치체제를 바꾸는 헌법개정은 오히려 한가한 이야기 같이 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대통령이 왜 예산설명을 기회삼아 국회에 나와 제안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그날 오후부터 온 나라 여론기관들이 헌법개정의 당위성과 방안등을 놓고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하룻밤을 지내고, 나는 아무 생각없이 일상을 보내고 퇴근을 하여 집에 들어왔는데 집사람 하는 이야기가 대통령이 '최순실 사건에 대한 사과회견을 하였다'고 가르쳐준다.  그래서 테레비를 틀어보니 온통 세상이 바뀌었다. 헌법개정 이야기는 사라지고 최순실사건이 모든 뉴스를 뒤덮었다. 최순실사건에 대하여  나같은  많은 사람들은 설마 대통령이 그렇게 무책임하게 일하였을까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것을 어느 언론이 최순실이 버리고 간 컴퓨터 파일에서 그의 행적이 담긴 내용이 나와 기사화하였고, 이를 본 청와대가 갑자기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대국민 사과를 주선한 모양이다. 순간 나는 무언가 내가 착각하고 있나 내 눈과 귀를 의심하였다.

그러나 모든 것은 사실이고, 온 나라는 최순실이라는 인사의 행적에 몰입되었다. 참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그래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사로운 관계가 있고 이것이 바탕이 되어 다른 사람이 모르는 일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순실이라는 사람과 박근혜대통령과의 사사로운 관계를 모두 부인할 수 없고 그것이 자연스런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대통령이 된 후 대통령 말대로 공식보좌진이 갖추어지기 전에 일시 사적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언론이 더 나가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의 사과설명과 달리 최순실은 그 후에도 많은 국정에 개입한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국정 우선순위는  북핵의 위협도 아니고, 정치권의 개혁도 아니고, 경제의 침하도 아니다. 국제경쟁력이나 생산성 같은 이야기는 다른나라 이야기같이 들린다. 오로지 '대통령과 최순실'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단기적인 해결책은 없을 것 같다. 지금부터 2017년 말까지 시간이 없어졌으면 좋을 것 같은 답답함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하루빨리 최순실 행적의 실체를 밝히고 잘못이 있으면 사법처리하고 대통령은 제대로 사과하고 ...... 이런 순서를 밟아야 할텐데 이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게 진행될 것이다. 때만난 정치권은 얼마나 설쳐댈 것이며, 생산성임금제 같은 노동이슈는 이야기 꺼내기 힘들 것이다. 해운구조조정이나, 조선등 산업정리는 언제 누가 하나? 경제는 잘못하면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무현정부의 북한인권관련 처리는 이제 다 잊어버린 잇슈가 될 것이다.

아!  대한민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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