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3일 화요일

모든 은퇴관료들을 팽목항으로 내몰고 있는 대통령

     
 요즘처럼 은퇴관료로서 모욕적이고 허망하고 힘이 빠지는 때가 없었을 것이다. 광의의 관피아의 한사람으로써 내가 얼마나 이 나라에 잘못을 하였고, 피해를 주었는지 하나하나 따져보고 다시 따져본 적이 전에는 없었다. 그리고 허탈과 분노를 느낀다. 비단 나뿐이겠나? 얼마나 많은 전직관료들이 세월호 참사 앞에 도매금으로 매도되고 국민의 적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전직관료들의 심경이 참담하기로 팽목항에서 유명을 달리한 영령과 그 유가족의 비통함에 비교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거의 대부분이 우리의 희망,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기성세대인 사람으로서 모두 죄인의 심경이고 가슴이 메어 온다.
 
정부가 세월호 사고를 처리함에 있어 무능과 두서없음을 보여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아직도 진행 중에 있는 사고수습과 뒤처리가 국민의 시각에서 답답하고 부족하게 느껴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사고의 수습차원을 넘어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국민적 분노를 촉발하고자 하는 정치권의 술수가 함께 뒤섞기면서 63일 지금 한국의 현실은 해결책이 잘 보이지 않는 답답한 먹구름에 덮여 있다.
 
우선 세월호 사건의 배후인물이라고 정부가 지목한 유병언이라는 인물의 체포가 안개속이다. 사건이 발생한지 50여일이 지난 이 시간까지 어디 숨어있다는 이야기만 되풀이되고 있다. 국민을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마찬가지로 세월호 수색과 배의 인양이 이렇게 더딘 것이 물론 일기관계 등의 외부 원인도 있다고 하지만, 다른 한편 아직도 실종자를 모두 수습하지 못하였고, 선체의 인양도 하지 못한 결과 앞에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기술적으로 모르고 있는 일반 레이맨의 입장이지 사실 정부로서는 있는 힘을 다 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래도 국민은 짜증이 난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 원인의 하나가 관피아들(은퇴관료 재취업자들)의 못된 짓거리 때문이라고 질타한다. ()에서 나온 이들이 관련단체나 기업에 취업하여 규정을 어기고, 단체나 기업 편의적 눈감기 일변도의 행동을 한 것이 오늘의 사고 원인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 관피아의 척결이 국가적 어젠다임을 대통령은 주장한다. 이 소리를 들을 때, 국민이 대통령이나 정부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관이라는 말만 들어도 국민은 그냥 짜증이 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랜다고 서울지하철사고, 요양병원화재사고 등 이어지는 사고들 앞에 국민들 가슴은 계속 벌렁벌렁한다.
 
대통령이 국무총리 내정자를 정해 발표하였는데 이틀 만에 사퇴하였다. 이유야 다 있겠지만 하필이면 돈 문제가 사퇴 이유가 되었다. 일반 시민들은 고사하고 지탄의 대상이 되는 대부분의 관피아들 조차도 상상하기 힘든 거액을 단기간 내에 이룬 것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나? 그런 것 들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청와대 사정팀의 눈높이는 얼마나 되나? 국민들은 허탈하다.
 
그러나 그것을 떠들어대고 있는 정치권 그것도 국회의원님들 면면을 보면 뭐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라는 꼴 같이 느껴진다. 우리 같은 무식한 사람의 눈에도 얼핏 사진 나오는 것을 보면 덕지덕지 얼굴이 변형된 것 같은데, 남은 비싼 성형하였다고 비난하면서 나는 아니라고 해대는 뻔뻔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눈에는 세월호 사건이 오히려 정치호재로만 보일지 모른다. 국민의 마음은 처참하다.
 
한국의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나이가 기준인가? 처음 실시한다는 사전투표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하여 투표일 전에 발표하는 것은 비밀투표의 기준에 합당한 것인가? 그러면서 사리의 옳고 그름 보다는 진보는 보수를, 보수는 진보를 서로 그저 비난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 같다. 이런 진영논리에 빠져버린 오늘의 한국정치현실에 일반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1945년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해방된 대한민국은 올해로 7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6.25전쟁을 겪으며 300만이 넘는 우리 선조들이 나라에 몸을 바쳤다. 우리의 모든 산업시설은 파괴되고 오직 먼지 나는 농토위에 배고픔 만 남았다. 산업화하고, 열심히 일해서 먹을 것을 찾았다. 비에트남 전쟁에 나가 우리 선조들은 싸우면서 벌어드린 돈을 송금하였다. 우리영토가 좁아 중동 먼 나라까지 가서 먹을 것을 구해야 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 안정화시책으로 시장경제를 이룩한 대한민국은 민주화라는 대업을 이룩하였다. 올림픽을 치르고 월드컵을 개최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 성공스토리가 1990년대 말 IMF를 맞으면서 일시 중단되었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보다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우선순위를 둔 정부가 들어왔다. 그리고 한국경제의 발전능력이나 그 능력의 증진보다는 북한 퍼주기에 전념하였다. 이 덕에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3, 4%로 급락하였고, 이런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은 민주화가 경제발전에 우선하는 가치로 부상하였다.
 
그러면서 오늘의 경제적 번영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그저 민주화만 외쳐대는 세력이 나라를 점령하게 되었다. 그게 한국에서의 진보진영이다. 그러나 다른 편에서 그들은 쳐다보는 시선은 결코 고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소위 진보진영의 무턱 댄 친북과 대한민국 부정 활동에 위기감을 느껴 뭉쳤다. 보수의 결집이다. 메말라가는 경제활동의 쇠퇴 앞에 이들이 함께 이명박정권과 박근혜정권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불행하게 이명박대통령은 경제대통령으로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촛불시위 앞에 나도 한 패거리임을 보여주기 위한 어설픈 연극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역대 정권 중 가장 낮은 2.3% 임기중 연평균성장율을 남겨놓은 채 바톤을 박근혜 정부에 넘겼다.
 
박근혜대통령의 지난 1년 치적도 당장은 그리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연이은 인사실패로 국무총리의 낙마를 연속 맞보았다. 정부의 구성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구성보다는 박대통령의 정부운영 스타일에 문제가 제기된다. 무엇보다 내각과 청와대비서실을 이원화하여 운영함으로써 결집된 응집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실세총리 기용을 선거공약으로 내 걸었지만 박대통령 하의 지난 1년 국무총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있으나 마나한 존재로 되었다. 총리를 없애거나 본인이 겸임하던지 해서 정부를 일원화하여 운영하는 방안이 나와야 할 것 같다.
 
다음 박대통령은 내각 내에서 공무원들의 전문적 분야까지 외면하는 정치대통령 모습만 보여주었다. 기획재정부에서 어렵게 만든 소득세 면세점 상한선을 일언지하에 거부한 것이 그 한 예라고 생각한다. 조세체계를 손대는데 세제심의회 등 많은 전문가가 참여하고 정부의 전문인력이 공동으로 만들어 낸 결론일 텐데 이를 즉석에서 재검토 지시를 하는 것은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부 운영의 메카니즘을 모르거나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생각해보지도 않은 처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직도 수첩인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부족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왜 보기에 그렇게 옹색하게 하는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듯싶다.
 
박근혜대통령이 잘한 것은 경제민주화를 어느 정도 원칙 있게 정리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도 복지증진을 위한 정부세입 증대에 대한 정책이 없고, 경제민주화의 슬로건보다는 복지정책을 국민기본권적 시각으로 격상하는 그런 달라지는 무슨 정책 제시가 없는 점이 아쉽다.
 
세월호 사건 처리에서 박대통령의 모습은 오히려 세밀하고 여성다운 따뜻함도 묻어났다고 보인다. 정부가 무능하다고 하지만 사람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기나 유속의 어려움 앞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을 국민은 평가할 것이다. 초기 선상근무자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나 해경, 검찰 등 정부기관의 손발 안 맞는 행동이 국민을 실망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 하고자 하는 정부의 마음을 국민은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걸듯하면 정부심판을 들고 나오는 상습적인 집단행동꾼들의 모습은 시끄럽기는 하지만 국민의 마음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빌미로 정권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새정치연합 정치꾼들은 별로 평가의 가치조차 없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대통령은 특별담화를 통해 관피아척결을 외쳤다. 세월호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중의 하나가 해양관계규칙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데 있다고 할 수 있고, 이렇게 된 것이 전현직 해양관료들의 그릇된 업무에서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피아 척결은 불가피하고 정당성을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안대희 총리지명자 사퇴사건이 났다. 마치 국민들은 관피아 들은 수십억원의 돈을 마구 벌어드리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천만의 말씀이다.
 
관피아를 척결하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심지어 은퇴 관료들 자신들도 그리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은퇴자가 무슨 죄인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것에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퇴직 후 일정 기준 하에 관련기관이나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 수가 많다고 하지만 전체 퇴직자 수에 비하하면 아주 낮은 비율일 것이다. 퇴직관리들의 국가발전에 대한 헌신을 이렇게 폄하해도 되는가?
 
현재 우리나라에도 퇴직공직자들의 취업제한 규정이 존재한다. 그 제한 규정보다 더 엄격하거나, 제한을 확대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비단 정부관료 뿐만 아니라 공공성이 있는 직업에서 퇴직할 때 엄격한 재취업 제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제한이 퇴직자들의 퇴직 후 전문성을 통한 사회기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한국과 같이 짧은 시간에 빠른 발전을 한 사회는 그것을 이끌었던 동력들을 다시 사회에서 활용하고 기여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사회발전의 연속성이라는 테마도 이를 통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할 것이다. 전직관료들의 마음은 허탈하기 짝이 없다.
 
지금 60, 70대 퇴직관료들이 젊어서 관료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희생과 국가발전에 기여를 하였는지 일일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관료의 발전에 대한 기여는 세계가 인정하는 대목이다. 오히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퇴직관료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것이다. 그것을 지금 몇몇 좋지 않은 사례를 가지고 관료사회를 매도하는 것에 마치 대통령이 앞장서는 느낌을 주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며칠 전 후배퇴직관료들 모임에서 본인은 오히려 이런 때 정부관료 들의 국가에 대한 보다 큰 헌신을 강조하였다. 어려웠던 지난 대목 대목을 상기하였다. 그게 관료들이 아니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일반인들은 모른다. 아니 후배들은 모른다.
 
국가가 부도 직전으로 몰리고, 앞 세웠던 전략기업들이 무너져갈 때, 그것을 붙잡고 씨름한 것이 한두 번인가? 인플레는 몇 십 프로 되는데, 성장은 멈추고 외국의 원조기관은 우리를 외면한 적이 얼마나 많았나? 외국에, 국제기관에 매달리면서 소위 차관을 얻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나? 이제 와 오늘의 부가 이런 헌신 없이 이루어질 수 있었겠나? 요즘은 수출이 한달에 500800억달러하지만, 1970년대 한국의 수출은 한 달에 고작 10억 달러, 그것을 경제기획국장실 상황판에 일일 신용장 금액을 그리면서 애달파하던 때가 불과 3040년 전이다. 그것도 모르고 지금 애국가를 부르네 마네, 태극기가 우리나라 국기냐고 해대는 철딱서니 앞에 우리 퇴직관료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겠나?
 
생색내고 싶어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본인은 퇴직공직자 후배들에게 눈물 섞인 목소리로 용기 용기를 갖자고 외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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